김현수 외식콘셉트기획자가 추천하는 불황 극복 틈새 메뉴

[음식과 사람 2019-1 Consulting]

 

▲ 이미지 = 외식경영

새해가 또 밝았다. 매년 그렇지만 올해 경기 전망도 밝지 않다. 그럼에도 우리는 날이 밝으면 식당 문을 열고 음식을 팔아야 한다. 새해 첫 번째 틈새 메뉴로 짜글이를 소개한다. 넉넉지 않은 시대, 넉넉지 않은 고객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는 데 아주 유용한 메뉴다.

 

삼겹살에 식상한 고객 입맛 사로잡는 대안 메뉴

음식 감별에 예리한 회사 직원이 추천해준, 짜글이로 유명한 전북 전주시의 한 식당을 방문했다. 이 식당은 기본적으로 흑돼지구이 전문점이다. 저녁 식사 시간으로는 이른 오후 6시 이전에 도착했다. 우리 일행은 짜글이를 주문했다. 흑돼지의 전지와 사태 등을 사용한 메뉴로 가격은 200g 1인분에 1만 원이다. 식당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수익이 짭짤한 아이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일행은 이 짜글이에 소주를 곁들여서 먹었다. 짜글이 양념은 졸아도 짜지 않은 강점을 지녔다. 먹을수록 고기의 식감이 쫄깃해서 은근히 매력이 있다. 흑돼지구이도 주문했다. 화력이 좀 약해 구이에 대한 만족도는 평이했다.

약 231㎡(70평) 규모의 고깃집인데 직원 3명이 홀 서빙을 담당했다. 만약 이 식당의 메인이 구이였다면 3명의 인력으로는 부족했을 것이다. 그만큼 짜글이는 인력 효율성이 뛰어난 메뉴다. 우리가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설 때 식당은 거의 손님으로 가득 찼다. 특이한 것은 고깃집이되 80% 이상의 고객이 흑돼지구이보다 짜글이를 주문한다는 사실이다.

사실 요즘 삼겹살구이 전문점이 너무 많이 늘어났다. 삼겹살, 목살 등에 다소 식상해진 느낌이 든다. 우리 회사의 40대 직원도 이 짜글이가 오히려 돼지고기구이보다 낫다는 의견이었다. 다음 날 아침에도 짜글이에 관심이 있어서 다시 방문했다. 짜글이에 밥을 곁들여 아침 식사로 먹었는데 무난했다. 이 식당의 콩나물국이 다소 매콤했는데 짜글이 메뉴와 나름 궁합이 맞는 것 같다.

 

양념 중요하지만 원육의 쫄깃함 살려야

짜글이는 원래 충북 청주지역의 음식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최근 전주에서 술안주용 메뉴로 좀 더 활발하게 판매된다는 느낌이 든다. 그만큼 메뉴의 파급력이 강력하다. 전주의 짜글이 식당처럼 고기구이와 같이 판매하면 매출 확장력에 좀 더 유리하다. 동행한 일행 모두 짜글이가 삼겹살보다 더 입에 맞는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필자 역시 삼겹살과 목살을 먹고 나서 한 번은 이런 매콤한 돼지고기 찌개나 조림을 먹을 생각이다.

짜글이는 양념도 중요하지만 좀 더 포인트를 둬야 할 부분은 고기 원육의 쫄깃함이다. 흑돼지의 비선호 부위 혹은 제주도 돼지고기 등이 이 메뉴에 맞는 고기라는 판단이다. 일부 식당에선 짜글이와 원가가 저렴한 전을 접목해 판매해도 좋을 것이다.

2019년 새해엔 경기가 안 좋을 것 같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주식 짜글이는 식재료 원가가 저렴하고 인건비 부담이 덜 들면서 사이드 찬류 부담이 가벼운 메뉴다.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점점 가벼워지는 요즘 전주식 짜글이가 시기적으로 적합하다는 판단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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