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돼지해’가 밝았다. 음식점 사장님들은 해가 바뀌면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가만히 앉아만 있으면 가게의 성과지표가 더 나아질 가능성은 없다. 따라서 1월에 해야 할 중요한 일들 중 하나는 한 해 동안 어떻게 외식 경영에 집중할지에 대한 방향을 세우는 일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2019년 소비자 트렌드 분석 데이터가 발표됐다.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트렌드 코리아 2019>는 ‘PIGGY DREAM(돼지꿈)’이라는 10가지 소비자 트렌드를 발표했다. 외식경영인 입장에선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는 첫 단추다. 2019년 대한민국 소비자 트렌드에 따른 개별 음식점의 새해 경영전략을 정리했다.

editor 창업통 김상훈(외식컨설팅 전문가) photo shutterstock

 

P 어설픈 마케팅보다 확실한 ‘콘셉팅 음식점’이 필요

<트렌드 코리아 2019>의 첫 번째 트렌드는 콘셉팅(Play the Concept)이다. 가성비와 품질보다 콘셉트가 명확한 음식점이 주목받는다는 이야기다. 외식경영인 입장에선 음식점의 콘셉트, 콘셉팅이 과연 무엇일까를 고민해야 한다.

마케팅 전문가 탁정언 씨에 따르면 구구절절 설명하는 콘셉트보다 한눈에 반하는 콘셉트가 중요하다고 한다. 필자도 100% 동의하는 부분이다. 음식점이야말로 소비자들이 밖에서 봤을 때 바로 들어가고픈 곳으로 만드는 게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음식점의 외관 경쟁력, 출입구의 파사드 경쟁력, 브랜드 네이밍과 상호 디자인, 간판 디자인의 경쟁력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가게의 콘셉팅을 위해 점포 외관의 가시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음식점 내 키오스크 매장 통한 세포마켓 전략

두 번째 트렌드는 세포마켓(Invited to the Cell Market)이다.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주장은 네이버 스토어팜 등의 개인 마켓이 늘어난다는 얘기다. 외식경영인 입장에서 본다면 내 가게 안에 또 다른 가게 만들기가 필요하다고 본다. 음식점 내에 ‘숍인숍(Shop in Shop) 판매대’를 폼 나게 설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필자 의견으로는 숍인숍 가게의 타이틀을 부착한다면 금상첨화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음식점 계산대 옆에 세포마켓으로 작은 키오스크 매장을 설치하는 것도 의미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외식경영인 입장에선 소비자의 또 다른 구매욕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G 뉴트로 스타일의 음식점이 주목받는다

복고 음식점이 아니다. 복고 음식점은 향수를 자극하는 기성세대 고객층을 노리는 전략이다. 뉴트로(New-tro, New+Retro, 새로움과 복고를 합친 신조어)는 옛날 스타일을 선보이되 고객은 2534세대(25~34세의 젊은 층)를 노려야 한다는 것이다(Going New-tro). 즉 옛날 음식, 옛날 모양새가 신세대들에겐 새로운 코드로 다가온다는 얘기다.

외식경영인 입장에선 우리 집안의 숨어 있는 할머니 요리어머니 요리를 복원하는 것도 의미 있다고 본다. 디스플레이 역시 옛날 스타일로 단장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모던 스타일이 아닌 옛날 스타일이 오히려 신세대 소비층에겐 새로운 찍을 거리, 새로운 먹거리로 부각되면서 그들의 구매욕을 자극할 수 있다.

 

G 필(必)환경 시대의 음식점 코드, 비건족 식당

외식시장에서 플라스틱 사용 규제가 시작됐다. 이젠 단순한 친환경이 아니라 반드시 지켜야 하는 필(必)환경 시대(Green Survival)로 변하고 있다. 음식점들도 이에 동참할 수밖에 없다.

필환경 코드에 맞춘다면 비건(Vegan, 엄격한 채식주의자)족을 위한 레스토랑과 메뉴판 만들기가 필요하다고 본다. 채식주의자와 환경 지키기는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다. 즉 채식주의자가 늘어날수록온실가스 배출이 60~70% 감소하고, 목장의 80%를 초원과 숲으로 복원할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 비건 인구는 현재 50만 명 수준이다. 10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2019년은 채식주의자를 위한 비건 메뉴 추가하기, 맛있는 비건족 식당의 출현을 예고하고 있다.

 

Y 감정대리인 시대, 맛있는 음식점보다는 기분 좋은 음식점!

자신의 감정을 직접 드러내기보다는 남들이 표현해주길 원하는 감정대리인(You are my proxy emotion) 시대를 말한다. 외식 경영 코드로 본다면 고객의 컨디션과 기분까지 생각해주는 세심한 접객 서비스가 요구된다고 볼 수 있다. 속앓이를 하는 고객들을 위한 속풀이 마음카페, 기분까지 좋아지는 음식점, 사랑 고백 서비스, 아들 대행 서비스, 딸 대행 서비스, 엄마 대행 서비스같이 소비자 입장에서 가려운 부분을 구체적으로 터치해주는 마케팅 전략, 아이템 전략이 필요한 시대다.

 

D 빅데이터 경영시대의 음식점 경영 코드

정보기술(IT) 시대가 저물고, 데이터지능(Data Inte lligence)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 외식 경영의 의사결정 구조 역시 이젠 주인장의 감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데이터에 입각하는 시대로 변한다는 얘기다. 외식 경영에 있어서는 미스터리 쇼핑 등 객관적인 소비자 조사 데이터를 생산하는 일이 잦아질 것으로 보인다.

음식점을 찾는 사람들의 정확한 불만 요인, 만족도 평가 데이터를 통해 외식 경영의 방향추를 결정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음식점 입장에선 해당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의 문제가 관건이다. 데이터를 읽고 경영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는 데이터 해석과 응용이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R 음식점의 공간 마케팅 시대가 온다

콘셉트가 있는 공간 마케팅이 중요한 시대다. 소비자들은 새로운 공간(Rebirth of Space)으로 모여든다. 음식점 콘셉트 연출의 첫 번째가 외관이라면, 두 번째는 실내 공간에 대한 리뉴얼이다. 즉 음식점 공간도 이젠 소비자의 니즈(Needs)에 따라서 새로운 기능, 새로운 컬러로 변신을 시도해야 한다는 얘기다.

음식점 입장에선 아지트 테이블, 아지트 공간을 넘어 소비자의 취향을 저격하는 뉴스가 있는 공간, 기능성이 숨어 있는 음식점 공간 연출에 신경 써야 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 밀레니얼 가족식당이 뜬다

1980년에서 2000년생까지를 밀레니얼 세대로 명명한다. 이들이 부모 세대로 바뀌고 있다(Emerging Millennial Family). 자녀 양육도 부모 세대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아이들에게 손수 집밥을 만들어주기보다는 스마트폰과 데이터를 통해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를 고르고, 마음에 드는 식당에서 밥을 사주는 예쁜 엄마 캐릭터가 강한 세대다.

외식시장에선 이들, 즉 사회초년생인 2534세대의 소비 코드에 주목해야 한다. 이들은 부모에 대한 의존도가 높게 나타난다. 3대(代) 여행이 느는가 하면, 부모의 경제력을 배경으로 소비시장이 열리고 있는 측면도 있다. 외식경영인 입장에선 밀레니얼 가족의 라이프스타일 저격이 필요한 시대다.

 

A 나홀로 고객이 만드는 미코노미 경제

‘나나랜드(As being myself)’라는 키워드가 주목받고 있다. 1코노미 경제에서 미(me)코노미 경제로 진화하고 있다. 나의 자존감이 중요한 시대라는 얘기다. 외식 경영에서도 1인 고객을 위한 폼 나는 공간 만들기, 1인 고객을 위한 소소한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1인 고객들의 성향 파악도 필요하다. 이들의 ‘감정대리인’ 관점에서 섬세한 서비스가 이뤄져야 한다. ‘1인 고객 환영’ 같은 간판을 내걸 필요는 없다. 그들의 정보망에 포착될 수 있는 SNS 마케팅에 주력하면 될 뿐이다. 단체 고객을 통한 매출 증대도 중요하지만, 미코노미 고객의 개별적 기호 따라잡기도 중요한 시대로 치닫고 있다.

 

M ‘직원이 왕’일 수 있는 워커밸 트렌드

2019년 마지막 소비 트렌드는 ‘매너(Manner) 소비자’를 요구한다. 일과 생활의 밸런스를 뜻하는 ‘워라밸’ 트렌드가 손님과 직원 간 밸러스를 중시하는 워커밸(Worker-customer balance) 트렌드로 진화하고 있다. 즉 비매너 고객들을 차단하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외식경영인 입장에선 ‘손님이 왕이다’는 기본이고, ‘직원도 왕이다’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왕처럼 대접받는 직원들의 활기를 파는 것이 곧 반복 구매로 이어지는 고객 만족도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창업통 김상훈(startceo.blog.me) 대표

김상훈은 스몰비즈니스 컨설팅사 ‘스타트 비즈니스’를 운영 중이다. 네이버 블로그 ‘창업통’ 운영자이자 MBC ‘일밤-신동엽의 신장개업’을 컨설팅했고, 음식점 상권 분석 및 시장 조사, 점포 클리닉, 업종 변경, SNS 마케팅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엔 ‘베트남 시장 조사 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 저서로 <그래도 누군가는 대박가게를 만든다>, <못 벌어도 월 1000만 원 버는 음식점 만들기> 등이 있다. 문의 02-501-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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