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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잘해야 하는 시대’에 임하는 우리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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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2.22  11: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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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사람 2019-2 P.49 Uncut News]

   

 

말을 잘하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

editor 김홍국 정치평론가

 

   

동네의 작은 모임에 가도 건배사를 해야 하고, 취업준비생은 신입사원 면접에서 논리적이고 명확한 말솜씨를 보여야 입사 가능성이 커진다. 회사 직원은 신제품 설명과 전략 프레젠테이션을 잘해내야 하며, 최고경영자(CEO)도 인사말이나 발표를 해야 한다. 고객 응대에도 친절함과 자상함이 밴 말솜씨가 필수적이다. 바야흐로 누구나 말을 논리정연하고 유머 있게 잘해야 하는 스피치의 시대이고, 커뮤니케이션의 시대다.

역시 문제는 ‘말’이다. 유교문화권에서 살아온 대한민국 사람은 평상시 사석에선 누구나 말솜씨를 뽐내지만, 막상 공식석상에 서거나 마이크가 주어지면 사색이 된다. 유창한 달변의 경륜 있는 교수나 박사도 방송국의 카메라와 조명이 쏟아지면 앞이 깜깜해져 말을 더듬는 일이 자주 생긴다. 4지선다형 객관식 찍기, 교수님이나 선생님의 일방적 강의에 익숙한 학생들은 토론이나 발표가 아직도 생경하고 어색하기만 하다.

어떻게 해야 말을 잘하고, 스피치를 잘할 수 있을까? 스피치는 청중 또는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조리 있게 호소력 있는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므로 논리적이며 객관적이어야 한다. 또 쉽게 이해하고 호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스피치 내용을 글로 쓸 때는 간단한 메모 형태보다는 완전한 원고를 작성하는 것이 실제 스피치를 하기에 좋다. 청중들이 감동적인 내용을 편안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문장을 사용하고, 예의와 격식을 갖춰 작성해야 한다. 더불어 말하는 기술과 함께 정확하게 발음하고 말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표준말을 어법에 맞게 정확히 발음하고, 상대방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명확하게 발성하며, 쉽고 편안한 어휘를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많은 청중이나 관객 앞에서 떨지 않고 말하는 담력과 유머도 필수적이다.

연사가 청중을 설득하며 동기를 부여하는 것을 학문으로 체계화한 것이 수사학(修辭學)이고 웅변술이다.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수사학은 남을 설득하는 기술이다. 학계는 기원전 460년대 이탈리아 시라쿠사에서 웅변술이 기원한 것으로 본다. 당시 시라쿠사에선 민주주의가 발달하면서 정부에 토지를 빼앗긴 지주들이 동료 시민들 앞에 나가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생겼다. 이때 설득력 있게 연설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했기 때문에 지주들은 웅변 교사에게 도움을 청했고, 웅변 교사들은 성공적인 연설이론인 웅변술을 개발해내곤 했다.

로마의 수사학은 창의력, 목적에 적합한 개념의 선택, 개념의 배치와 정리, 문체와 같은 5가지 범주로 이뤄져 사회 전반을 움직이는 중요한 국가적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로마 이후 공공 광장에서 정치가 결정되는 방식이 소수의 밀실에서 국정이 결정되는 왕정체제로 바뀌면서, 광장에서 사라진 수사학을 문어(文語)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오랜 기간 이뤄졌다.

   

말을 잘하는 사람은 듣는 사람을 이해시키기 위해 진정성이 느껴지고 설득력이 있는 말하기 능력을 상황에 맞춰 잘 발휘한다. 수많은 사회적 갈등, 이해집단의 대립과 각종 집회, 힘겨운 협상과 토론, 이런 광경을 선순환의 긍정적 에너지로 바꾸려면 상대와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말하기 기술이 필수적이다. 다투는 말싸움이나 말하는 기술을 넘어서 인문학적 성찰을 통해 토론하고 공동의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말하기 능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다.

 

김홍국

국제정치학 박사 & MBA,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편집위원으로 한국협상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경기대에서 정치학과 언론학도 강의한다. 정치평론가로 YTN과 연합뉴스TV 등 방송에서 정치 현안에 대한 분석과 해설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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