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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0% 제로페이, 연착륙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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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18  11:3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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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사람 2019-3 P.50-54 R&D] 

 


 

 

 

   


지난해 11월 26일 정부는 당정 협의를 거쳐 ‘카드수수료 개편 방안’을 확정해 발표했으며, 이는 외식업자들을 대변해온 한국외식업중앙회의 우대수수료율 적용구간 확대 방안이 실질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개편 내용은 현재 연매출 5억 원 이하로 책정된 신용카드 우대수수료율 적용 구간이 30억 원까지 확대됨으로써 연매출 5억 원 초과 10억 원 이하 가맹점은 수수료율이 0.65%포인트 인하(2.05%→1.4%)돼 약 147만 원, 연매출 10억~30억 원 이하 가맹점은 수수료율이 0.61%포인트 인하(2.21%→1.6%)돼 연 505만 원의 비용 절감 혜택을 볼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등 각종 비용 상승과 내수경기 부진의 영향으로 자영업자의 경우 1% 이상의 카드수수료율이 여전히 부담스러운 실정이다.

제로페이(Zero Pay)는 이 수수료 부담을 ‘제로(0)’로 낮추겠다는 시도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은행과 민간 간편결제 사업자가 협력해 만든 계좌 이체 기반의 모바일 간편 결제 시스템으로 2018년 12월 20일 정부가 발표한 ‘자영업 성장·혁신 종합대책’의 8대 핵심 정책과제 중 하나다. 제로페이를 통해 0%대 수수료율을 현실화하고, 상품권 할인 금액 등을 제로페이 포인트로 충전해 자영업 점포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칭)국민 포인트제’를 도입해 자영업자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주겠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지난해 12월 서울과 부산, 경남에서 도입해 시범사업 중이며, 올해 3월부터 전국적으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제로페이는 소비자가 결제 시 스마트폰 앱을 실행해 QR코드를 인식토록 하고 금액을 입력하면 소비자 계좌에서 사업주 계좌로 현금이 이체되는 계좌 이체 방식이다. 일명 핀테크 기술을 이용한 결제 단계 축소로 수수료를 없애는 방식인데, 일반적으로 은행 계좌 이체 시 수수료가 발생하지만 현재 20개 은행과 제휴를 맺어 계좌이체수수료가 면제되고 있다.

 

   


외식업주 입장에서 제로페이의 혜택을 살펴보면, 연매출 ‘8억 원 이하’인 영세 가맹점은 수수료가 면제되고, 연매출 ‘8억~12억 원’은 0.3%, ‘12억 원 초과’는 0.5% 등의 수수료가 든다. 올해 카드수수료가 인하됐음에도 불구하고 연매출 30억 원 이하 신용카드 최고 수수료율인 1.6%와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통계청 도소매업조사에 따르면 연매출 10억 원 이하의 외식업체 비율은 96.8%로 대다수 외식업체들이 제로페이 수수료 면제구간에 해당되므로, 제로페이가 활성화된다면 외식업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입장에서의 혜택은 제로페이 가맹점에서 결제 시 소득공제 40%의 혜택이 있으며, 이는 신용카드 15%, 체크카드 30%와 비교할 때 월등히 높다. 또한 세종문화회관 입장료와 서울시립교향악단 공연 티켓 결제 시 10~30% 할인,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30% 할인 등의 혜택을 준다.

이런 혜택이 있는 제로페이를 소비자들이 얼마나 사용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은 서울시 거주자 6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응답자 중 제로페이에 대해 59%가 ‘들어본 적 있거나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연령대별로는 20대의 경우 41%, 30~40대 55%, 50대 이상은 72%가 제로페이에 대해 ‘들어본 적 있거나 잘 알고 있다’고 응답해 연령이 높을수록 제로페이에 대한 인지도가 높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제로페이 제도 자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선 응답자의 67%가 ‘긍정적’으로 여기고 있었으며, 59%는 실제로 제로페이를 ‘사용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해 제로페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은 하고 있지만 실제 사용할 의향은 다소 낮음을 알 수 있었다.

설문 결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여성(56%)보다는 남성(61%)이 제로페이를 사용할 의향이 높았으며, 가족 구성원이 1명(49%)인 경우보다 2명 이상(60%)인 경우, 미혼(53%)인 사람보다 기혼(62%)인 사람이 제로페이 사용 의향이 높았다. 또한 소득수준이 높을수록(중·상 63%, 하·상 53%), 외벌이(60%)보다 맞벌이(64%)일수록 제로페이 사용 의향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연령대가 높을수록 제로페이에 대한 인지율이 높고, 긍정적으로 여기고 있으며, 제로페이 사용 의향 역시 높았다.

 

   


이렇듯 제로페이에 대해 소비자들은 절반 이상 인지하고 있고 긍정적으로 여기며 사용 의향도 다소 높은 것으로 파악됐지만, 실제 소비자들이 제로페이를 사용하기엔 여러 가지 장애물이 존재한다.
먼저 제로페이 사용 시 가장 핵심적으로 내세우는 소득공제 40% 혜택에 대해 살펴보면, 서울시는 연봉 5000만 원인 소비자가 제로페이로 2500만 원을 사용할 경우 신용카드 대비 47만 원을 더 환급받을 수 있다고 홍보한다.

문제는 실제 47만 원의 혜택을 보려면 소득공제액 한도가 현재 300만 원에서 500만 원으로 늘어나야 가능한 상황으로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하지 않고서는 소득공제 40% 혜택에 대한 실효성이 떨어진다. 

또한 제로페이 결제 서비스만으로 한 달에 200만 원 이상 사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며, 체크카드 소득공제 30%와 차이도 별로 크지 않다.

기존 체크카드의 경우도 소득공제율 30% 혜택을 제공했지만 신용카드의 혜택을 극복하지 못해 실효성이 미미했으며, 이와 유사한 제로페이 역시 같은 맥락에서 계좌 이체 방식이기 때문에 수년간 후불 신용카드 사용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제로페이 서비스로 전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무엇보다도 다양한 결제수단을 선택하는 입장에서 소비자는 신용카드의 혜택을 포기하기 어렵다. 신용카드 결제 시 무이자 할부 결제, 후불 결제 및 각종 통신비 할인, 영화관 할인, 항공 마일리지 및 포인트 적립 등의 이점이 따르는데 단지 소득공제율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신용카드의 다양한 혜택을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다.

한편 시범기간 제로페이에 참여한 간편결제 앱은 N페이, 페이코(PAYCO), 하나머니고, 머니트리 등 4개다. 그러나 현재 사용 중인 간편결제 앱을 조사한 결과(중복 응답) 카카오페이(43%), 신한FAN(32%), 삼성페이(32%), N페이(30%), 페이코(28%) 순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었다 

즉, 제로페이에 참여한 앱 4개 중 하나머니고와 머니트리는 심지어 사용자가 없으며 N페이와 페이코도 톱 3 안에 들지 못해 제로페이 사용 가능 앱과 소비자들이 실제 사용하고 있는 간편결제 앱 간의 갭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제로페이 참여 앱의 확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간편결제 앱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은 평균 3.3개의 앱을 사용한다고 했으며, 응답자의 13%는 ‘사용 중인 간편결제 앱 없음’이라고 응답했다.

이 밖에 제로페이 간편결제 사업자 앱 중 은행사로는 경남은행 투유뱅크, 국민은행 리브(Live), 기업은행 I-ONE뱅크, 농협은행 NH앱캐시, 대구은행 iM뱅크, 부산은행 썸뱅크(SUM BANK), SH수협은행 파트너뱅크 개인, 신한은행 신한 쏠(SOL), 우리은행 원터치 개인뱅킹, 케이뱅크, 광주은행, 농협중앙회, 산업은행이 있고, 은행 공동 앱인 뱅크페이가 추가로 참여하고 있다.

제로페이 사용 시 별도의 앱을 내려받을 필요 없이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간편결제 앱으로 이용할 수 있는데, 응답자의 약 87%는 간편결제 앱을 사용하고 있었으나 가장 많이 사용하는 카카오페이가 제로페이 시범기간에 참여하지 않아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편한 상황이었다.

 

   

이렇듯 시범사업 초기 나타난 여러 문제점 때문에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제로페이 확산을 위해 다음과 같이 개선을 해나가고 있다

첫째, 정부는 결제 방식이 불편하다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3월부터 제로페이에 좀 더 편리한 결제 방식을 도입한다. 시범 서비스의 결제 방식이 매장 내 QR코드를 소비자가 스캔해 결제금액을 입력하는 방식이라면, 3월부터는 이용자의 스마트폰 앱에 QR코드나 바코드를 생성해 판매자의 스캐너로 찍기만 하면 바로 결제되는 방식이 가능해져 사용자 편의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매장별 특성과 수요에 따라 NFC 결제방식도 도입한다. 이 경우 앱을 실행하지 않고도 매장 내 NFC 단말기에 스마트폰만 가까이 접촉하면 바로 결제가 이뤄진다.

둘째, 정부는 제로페이 확산을 위해 ‘온라인 제로페이’를 도입키로 하고 연내 상용화를 위한 규격 제정 및 시스템 마련에 착수키로 했다. 현재 온라인 가맹점은 1~2%대 결제 수수료를 내고 있는 상황인데 오프라인에 이어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서도 수수료를 없애 자영업자의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금융사뿐만 아니라 대형 유통, 정보기술(IT), 핀테크 기업까지 온라인 제로페이 진영에 합류해 인프라와 가맹점, 소비자를 모두 확보한 주요 사업자의 참여로 제로페이 이용자가 획기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카카오페이의 추가 참여 신청으로 제로페이 본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카카오페이는 제로페이와 비슷한 형식의 QR코드를 활용해 이미 15만 개 가맹점에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뿐만 아니라 KT, 11번가 등 대형 결제사업자까지 참여할 경우 제로페이의 전국 가맹점 확보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셋째, 제로페이를 통한 할인 혜택 및 기능을 추가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관련 조례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소득공제율 40% 이외에 서울대공원 입장료, 공공자전거 따릉이 이용료, 공영주차장 이용료 등 각종 공공시설요금 할인 및 교통카드 기능 탑재 등 실질적이고 추가적인 혜택을 제공해 고객을 유인할 예정이다.

요즘 고객들은 소비 결정 시 단순히 가격만이 아니라 공정무역이나 착한 결제와 같은 윤리적 소비의식에 포커스를 두는 경우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자영업체 수가 약 66만 개로 전체 사업자의 84%를 차지한다”며 “내 가족이 자영업자인 경우가 많기에 제로페이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면 결국은 내가 혜택을 보는 것”이라는 공감대가 소비자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어 제로페이 사용 확대를 기대해볼 수 있다.

제로페이가 자영업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상생소비의 핵심 축으로 정착되려면, 정부는 캠페인을 통해 제로페이 활성화를 독려함은 물론이고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 자영업자 역시 적극적으로 제로페이 서비스 가맹점에 가입해 시범사업 초기에 발생되는 문제점들을 충분히 어필함으로써 소비자 편의성을 증대시켜 제로페이 서비스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소비자들이 기존 신용카드의 결제 관행에서 제로페이로 이동할 수 있도록 유인하는 좀 더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최근 카드수수료율 인하로 그동안 소비자들에게 제공했던 부가적인 혜택을 축소한다는 보도가 잇따른다. 현재는 제로페이 시스템에 은행 계좌이체수수료, 밴(VAN)사 등의 수수료가 면제되고 있지만 향후 제로페이 시스템 역시 자영업자나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할 우려가 있어 정부에선 제로페이 도입에 대한 근본적 취지에 어긋나지 않도록 이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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