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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외식시장 통한 한국 음식점의 돌파구 찾기김상훈의 외식상권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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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25  16:2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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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사람 2019-3 P.62-64 Local Analysis]

   

 

요즘 일본 도쿄 상권은 상기된 분위기가 역력하다. 여기저기에서 2020년 도쿄하계올림픽을 알리는 사인물을 발견할 수 있다. 1992년부터 일본 외식 창업시장을 조사해오고 있는 필자의 느낌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늘 한결같다’는 것이다. ‘그 상권, 그 골목에 가면 그 가게가 있다’는 말로 정리할 수 있다. 아무리 작은 라멘집, 우동집, 이자카야 매장이라도 30년, 50년, 80년 역사를 지닌 곳을 찾을 수 있다. 1990년대 초 일본은 거품경제가 붕괴되는 시기를 맞았고, 이후 일본의 자영업은 저성장 트랙과 함께 꾸준히 존재해왔다. 일본은 우리나라처럼 정부에서 창업을 적극 장려하거나 권장하지 않는 분위기다. 단지 창업할 사람은 반드시 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러한 노포(老鋪) 철학은 일본 외식 창업시장의 근간이다. 지난 1~2월 필자는 일본의 가장 큰 상권인 도쿄 상권과 소도시 상권의 대명사로 떠오르는 오카야마, 다카마스, 구라시키 상권을 탐방했다. 2019년 일본 외식상권 트렌드를 통해 한국 외식시장의 돌파구를 찾아보자.

 

editor 창업통 김상훈(외식컨설팅 전문가) photo 김상훈

 

   

일본 자영업 시장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우리나라와 근본적으로 다른 부분이 존재한다. 일본 시장은 온라인 시장보다 오프라인 시장이 여전히 강세라는 사실이다. 대형 테마 쇼핑몰, 백화점 시장이 존재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자영업자가 숨 쉬는 골목상권도 탄탄하게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2010년 이후 한국 민간 소비시장을 대형 쇼핑몰과 전자상거래, 홈쇼핑 시장이 주도하는 것과는 비교되는 부분이다.

또 다른 포인트는 신용카드 사용률이다. 일본 외식시장을 조사하다 보면 카드 사용이 안 되는 음식점이 의외로 많다. 일본은 민간 소비의 카드 사용률이 20%가량에 그치고 있다. 우리나라의 카드 사용률이 80%를 넘는 것과 비교된다.

일본 소비자들이 카드보다 현금 소비에 더 집중하는 이유는 뭘까? 일본인들의 목소리를 그대로 옮겨보면, 첫째는 후불결제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다. 즉 카드를 사용하다 보면 금전 감각이 둔해지고, 과도한 소비로 연결될 수 있다는 걱정을 이야기하곤 한다. 둘째로 개인정보 유출 등 보안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카드보다는 현금 지출을 선호한다고 한다. 셋째로 카드 이용 수수료를 언급하는 사람들도 있다. 반드시 수수료가 붙는 건 아니지만, 수수료 때문에 카드를 이용하면 오히려 손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현금 소비의 고착화로 합리적인 실속 소비시장이 견고하게 구축돼 있고, 외식 경영자 입장에선 카드 매출보다 현금 매출이 더 많다는 점은 우리나라 시장과는 확연히 다른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일본도 부동산 시세는 녹록지 않다. 웬만한 도심지 외곽 25평형 아파트 한 채 가격은 5억~6억 원이 기본이다. 상가 임대차 문제도 살폈다. 월 렌트 비용은 우리나라 상권에 비해 결코 저렴하지 않다. 도쿄의 한국음식점 거리인 신오쿠보 상권 중급지 지하 30평 가게의 월 렌트 비용은 50만 엔(한화 기준 500만 원 남짓)에 육박한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다른 부분도 있다. 상가임대차 기간이 여차하면 30년이라는 점, 기간 만료 이후에도 점포 임차료는 오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외식 경영자 입장에선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웬만한 외식상권에서 빈 점포 구하기가 쉽지 않다. 임대점포 물건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권리금 또한 대부분 존재하지 않지만, 한국 상인들이 많은 신오쿠보 상권에선 권리금이 존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외식 경영자 입장에서 정리하면 전체 매출액 대비 월 렌트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10% 미만이다.

 

   

일본의 알바 시급은 1000엔(1만 원 남짓) 정도다. 야간 알바는 1250엔에 이르기도 한다. 우리나라 인건비보다 결코 저렴하지 않다. 되레 조금 높게 책정돼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의 소비자물가 기준으로 본다면 알바 시급 1000엔은 많은 비용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그럼에도 알바 일자리는 너무나 많은 편이다. 일본 역시 24시간 심야업종, 야간업종 종사자들은 자국민 알바생보다는 동남아 알바생으로 많이 바뀐 추세가 역력하다.

일본 외식시장의 인력 특성을 보면 초고령화 정도를 실감할 수 있다. 어느 상권, 어느 골목을 가든 70대 이상 고령의 외식업 종사자를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들은 30년, 40년 이상 한길을 걷는 분들이 대다수다. 우리나라와 다른 부분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역시 외식시장에서 고령 창업자와 종사자들은 점차 늘어가는 추세다. 동시에 일본에선 고령의 외식업 종사자와 20대 청년 알바생들이 한 가게에서 일하는 풍경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여하튼 외식 경영자 입장에서 본다면 전체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율은 20~28% 수준이다.

 

   

일본 외식시장의 판매가는 한국 외식업 판매가보다 결코 저렴하지 않다. 우동 한 그릇, 라멘 한 그릇도 보통 700엔, 800엔 이상이다. 생맥주 한 잔도 500엔 하는 곳이 많다. 하지만 해피아워 등 타임 마케팅을 하는 경우가 많다. 매장 오픈 후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2시간 동안은 생맥주와 주류를 50% 정도 할인 판매한다. 실속 소비를 좇는 소비자의 눈높이와 정확히 일치하는 부분이다.

동시에 식재료 원가 비율은 매출액 대비 35%를 넘지 않는다. 좋은 원재료를 사용하는 건 기본이다. 그럼에도 매출액의 3분의 1을 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다름 아닌 곁들이찬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있다고 하더라도 별도 비용을 책정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우리나라 음식점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부분이다. 메인 메뉴의 원가뿐만 아니라 각종 곁들이찬의 원가 비용이 만만치 않은 우리나라의 경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객단가를 높이는 노력도 필요하다. 일본의 어떤 음식점이든 생맥주와 하이볼을 판매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우리나라 음식점들도 음식을 먹으면서 반주로 마시는 생맥주, 하이볼 판매를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외식업은 통계, 데이터, 콘텐츠가 늘 취약한 편이다. 주인장의 머릿속엔 많은 콘텐츠가 있다고 치더라도 소비자들에게 노출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일본 외식시장에선 다양한 콘텐츠가 너무도 많음을 실감한다. 이러한 콘텐츠는 디테일한 디자인으로 연결되고, 자연스럽게 까다로운 소비자들의 구매가치를 촉발시킨다. 음식점의 익스테리어만 쳐다보고 다녀도 그 가게의 핵심 가치와 대표 메뉴, 운영 콘셉트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음식점이 지닌 콘텐츠를 개발하고 정리해서 소비자들의 구매가치와 연결하는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 음식점들이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다.

음식점을 둘러싼 인프라도 굳건하다. 도쿄 갓파바시 상권은 일본 외식업의 토대가 되는 상권이다. 주방 시스템과 각종 그릇, 테이블과 의자, 사인물 하나, 음식점 외부 등까지 꼼꼼히 살펴볼 수 있는 상권이다. 일본 외식시장을 조사한다면 반드시 체크해야 하는 일본 외식업의 속내라고 볼 수 있다.

 

   

일본의 마츠야나 요시노야 같은 덮밥집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대표적인 장수 브랜드다. 일본 외식시장에서 나홀로 고객을 위한 인테리어 시설과 주방 시스템은 오랫동안 검증돼왔다. 한국 음식점들은 주방과 홀 공간의 레이아웃부터 수정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본다. 주방 운영과 홀 서빙이 동시에 가능한 매장 레이아웃 구축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최소 인력으로 효율적인 매장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일본 외식업의 지속 가능 경영엔 우리나라 외식업 시스템과 다른 구석이 그 바탕에 분명히 존재함을 알 수 있다. 소비자들이 눈으로 볼 수 있게 보여주는 것이 곧 구매 가치라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일하기 편리하고 인건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합리적인 주방 시스템과 홀 시스템으로 재정비하는 것도 의미가 크다고 본다.

 

창업통 김상훈(startceo.blog.me) 대표

김상훈은 스몰비즈니스 컨설팅사 ‘스타트 비즈니스’를 운영 중이다. 네이버 블로그 ‘창업통’ 운영자이자 MBC ‘일밤 - 신동엽의 신장개업’을 컨설팅했고, 음식점 상권 분석 및 시장 조사, 점포 클리닉, 업종 변경, SNS 마케팅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엔 ‘베트남 시장 조사 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 저서로 <그래도 누군가는 대박가게를 만든다>, <못 벌어도 월 1000만 원 버는 음식점 만들기> 등이 있다. 문의 02-501-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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