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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황에도 줄 서는 음식점, 그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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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09  14:5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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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사람 2019.5 P.40~42 Local Analysis]

   

김상훈의 외식상권 포커스

 

불황의 골이 깊다. 불황기가 빨리 걷히길 바라는 마음은 굴뚝같지만 맘처럼 되지는 않는다. 음식점 경영주 처지에선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상권마다 매출 부진을 호소하는 음식점이 늘고 부동산 중개업소엔 가게 양도를 희망하는 음식점들이 증가하고 있다. 권리금 없는 매장도 부지기수다. 하지만 모든 음식점이 그런 건 아니다. 불황기가 되레 반가운 음식점들도 적지 않다. 제아무리 불황이 심하다 한들 대한민국 소비자들이 먹지 않고 살지는 않는다. 불황기일수록 외식 소비자의 선택 우선순위에 드는 게 중요하다. 불황기에도 줄 서는 음식점들의 비결을 추적했다.

editor 창업통 김상훈(외식컨설팅 전문가) photo 김상훈

 

   

경기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 상권에 가면 줄 서는 주꾸미볶음집이 있다. 원래는 ‘신포리쭈꾸미’라는 상호로 2011년부터 영업해왔다. 그런데 줄 서는 주꾸미집으로 알려지더니 2015년 무렵 건물을 새롭게 지어 ‘신포리쭈꾸미볶음’(사진)으로 간판을 바꾸고 영업 중이다. 가격도 1인분 9000원에 공기밥 별도이기 때문에 한 사람당 최소 1만 원으로 인상됐다. 하지만 손님 수는 줄지 않았다. 새우튀김, 동동주 등 부가 메뉴를 감안한다면 객단가는 얼핏 살펴봐도 1만2000~1만3000원 내외다. 용인지역 소비자들에겐 여전히 ‘신포리쭈꾸미집’으로 통하는 가게다.

주꾸미 전문점 하면 청계산의 ‘한소반쭈꾸미’도 여전히 줄 서는 음식점으로 익히 알려진 곳이다. 이곳저곳에서 프랜차이즈 형태로도 발전하는 듯했지만, 확장엔 한계가 있었다. 뒤늦게 생겨난 ‘따라 하기’식 주꾸미집들은 오래가지 못한 케이스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영업 중인 수도권 상권 주꾸미볶음집의 경우 성업 중인 매장이 대다수다.

주꾸미 전문점에 줄 서는 집이 많은 이유는 매운맛과 가격경쟁력에 방점을 찍고 있기 때문이다. 불황기일수록 자극적인 매운맛을 찾는 소비자들은 줄지 않는다. 게다가 주꾸미는 비록 동남아에서 수입한 것임에도 낙지, 오징어와 함께 소비자들에게 매우 친숙한 식재료라는 점에서 대중적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주꾸미볶음집의 또 다른 불황기 코드는 밥을 볶아 먹는 테마다. 술안주 삼아서 먹는 주꾸미 원조골목인 서울 용두동 주꾸미와는 다른 부분이다. 불황기엔 밥을 볶아 먹으면서 포만감을 상승시키고, 술 한잔 마시려는 고객까지 유입하는 전략이 줄 서는 주꾸미볶음집으로 자리매김한 이유라고 판단된다.

 

   

요즘 시대에 손님들이 줄 서는 음식점의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 중엔 줄 서는 음식점을 찾기가 매우 어렵다. 즉, 상권 속에서 찾을 수 있는 대부분의 줄 서는 음식점들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아니라 독립점 형태다. 이는 우리나라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매우 심각히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필자는 늘 주장해왔다.

왜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맛집이 되지 못할까 곰곰이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흔하디흔한 다점포 가맹점 형태의 음식점은 불황기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상승시키지 못한다. 불황기일수록 목적구매를 노리는 가치소비 성향은 더 커진다. 한 끼를 먹더라도 소비자 만족도가 검증된 음식점을 찾는 경향이 커지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수백 개 매장을 판박이처럼 찍어내듯 오픈하는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의 다점포 출점 행태는 지양해야 할 부분이다. 가맹점이 많이 생겨나면 프랜차이즈 본사의 개설 수익과 원재료 유통 수익은 늘겠지만, 불황기 소비자들의 구매력까지 견인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최근 각종 방송매체의 맛집 소개 포맷도 확연히 달라짐을 알 수 있다. 방송매체에서도 ‘트루맛쇼’ 이후 제대로 된 맛집을 찾아 소개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수요미식회’ 같은 프로그램에서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맛집으로 소개한 예는 거의 찾기 힘들다. 방송매체를 통해 알려진 맛집에 가서 고객층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요즘 시대 줄 서는 맛집의 고객층 60~70%는 여성이라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다. 즉, 여성 고객층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줄 서는 맛집이 되는 건 물 건너간다는 소리다.

이 같은 사실은 남성 소비자와 여성 소비자의 구매 패턴이 다르다는 점을 방증한다. 남성 소비자들의 경우 어떤 집이 유명하다고 해서 먼 곳까지 삼삼오오 떼 지어 달려가는 수요층은 그다지 많지 않다. 반면 여성 고객들은 2030 신세대 여성 소비자와 4050 주부 고객층을 가리지 않고 맛집 나들이에 매우 익숙하고, 매장 앞에서 줄 서는 풍경을 만들어낸다. 물론 ‘무교동 북엇국집’같이 오피스 상권의 음식점들에서 간혹 남성 소비자들이 줄을 서는 풍경을 목격할 수 있기도 하다.

하지만 불황기 상권에서 줄 서는 음식점을 좌지우지하는 핵심 소비층은 남성이 아닌 여성이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음식점 경영주 입장에서도 여성 고객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메뉴 전략, 가격 전략, 서비스 전략을 등한시해선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불황기 소비자들이라고 해서 무작정 싸게 파는 음식점만 선호하는 건 결코 아니다. 특히 주부 고객층의 경우 목적구매에 매우 익숙한 소비자들이다. 즉, 날 잡아서 뜻 맞는 사람끼리 모임을 갖는 자리에서 한 끼 식사 메뉴 정하기는 매우 중요한 코드다. 음식 맛이 좋아야 하는 건 당연지사고, 부담감 없이 수다를 풀어놓기도 좋고 객단가 또한 1만 원 내외를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 무리한다고 해도 1만5000원대의 가격을 넘지 않는 음식점을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

주부 고객층의 희망 객단가는 얼마가 적정한 가격대일까? 상권에서 주부 대상 소비자 조사를 해보면 1만~1만2000원 정도의 가격을 지목하는 주부층 고객이 많다.

신도시 역세상권, 신세대 고객층이 많은 상권 내 줄 서는 음식점의 경우 객단가는 1만 원 이하에서 정해지는 경우가 많다. 신세대 고객층의 객단가는 주부층 고객에 비해 조금 내려가는 경우를 발견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중요한 시사점이 있다. 줄 서는 음식점이 유명세를 타다 보면 자연스럽게 객단가가 올라가는 경우를 종종 발견하곤 한다. 유명 음식점이라면 대부분 10년 이상의 업력은 기본이다. 소비자들은 조금 가격이 비싸다고 해도 유명 음식점에 대한 가치를 감안해선지 가격엔 다소 둔감해지는 사례도 있다. 서울 경복궁역 ‘토속촌’의 경우 글로벌 맛집으로 알려지면서 삼계탕 1그릇에 1만6000원을 받아도 늘 줄 서는 풍경이 사라지지 않는다.

 

   

요즘 줄 서는 가게의 또 다른 공통점은 누리소통망(SNS) 노출 빈도가 높다는 것이다. 웬만한 줄 서는 음식점치고 블로그에 노출되지 않는 곳은 없다. 블로그나 SNS 노출 빈도만 500회 이상은 기본이다. 즉, 수많은 블로거들이 자발적으로 포스팅한다는 것은 해당 음식점만의 고유한 무기, 콘셉트가 분명하다는 사실이다. 음식점 경영주 입장에선 콘셉트의 방향 설정이 중요하다.

수많은 짝퉁 중에서 원조집을 자초하는 것도 중요한 콘셉팅 중 하나다. 원조집이 아니라면 ‘원조집보다 더 나은 집’을 만드는 전략 또한 새로운 콘셉팅이 될 수 있다. 콘셉팅의 방향은 비단 음식 맛에 국한되지 않는다. 인테리어와 익스테리어에서의 콘셉팅도 얘기할 수 있다. 그릇류와 물컵, 숟가락, 젓가락 하나에도 우리 음식만의 고유한 콘셉팅을 적용해볼 수 있다. 이 모두가 인터넷 마케팅으로 이어지는, 음식점에서의 찍을 거리와 연동돼 있다.

요즘 가장 효과 좋은 콘셉팅 전략은 역시 주인장이 대표 모델로 나서는 경우다. 비록 백종원 대표는 아니지만, 그와 같은 비주얼 콘셉팅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게다가 음식점 주인 나름의 묵직한 외식 인생과 음식점 철학까지 소비자에게 노출해볼 수도 있다. 물론 콘셉팅 전략의 빼놓을 수 없는 전제조건은 맛에서 경쟁우위를 점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불황기일수록 줄 서는 음식점의 속내를 하나하나 따져보는 것도 매우 의미 있는 일로 보인다.

 

 

창업통 김상훈(startceo.blog.me) 대표
김상훈은 스몰비즈니스 컨설팅사 ‘스타트 비즈니스’를 운영 중이다. 네이버 블로그 ‘창업통’ 운영자이자 MBC ‘일밤 - 신동엽의 신장개업’을 컨설팅했고, 음식점 상권 분석 및 시장 조사, 점포 클리닉, 업종 변경, SNS 마케팅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엔 ‘베트남 시장조사 여행’, ‘일본 상권 아이디어 여행’과 ‘창업통 TV’ 유튜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 저서로 <그래도 누군가는 대박가게를 만든다>, <못 벌어도 월 1000만 원 버는 음식점 만들기> 등이 있다. 문의 02-501-1116

글로벌 맛집으로 알려지면서 줄 서는 풍경이 사라지지 않는 ‘토속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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