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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자영업 무너지는데…20대 너도나도 "골목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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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17  14: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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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명동거리에 음식점을 비롯한 각종 상점들이 밀집해 있다./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세종=뉴스1) 서영빈 기자 = 소위 SKY라 불리는 명문대학교 이공계학과를 졸업한 이모씨(29)는 15일부터 대학교 친구와 푸드트럭을 개업했다.

김씨는 "자격증 시험과 대학원 진학을 고민해봤지만 내 길이 아닌 것 같고 대기업 한 군데 (지원서를) 썼는데 탈락했다"며 "대학원 가려니까 교수가 앞으로 취미를 버리라고 하더라. 대기업 다니는 친구도 항상 군기문화와 업무강도를 불평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돈을 못 버는 건 아쉽지만 이 시대 직장생활은 돈 때문에 잃는 게 너무 많은 것 같다"며 "시간을 자유롭게 쓰며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푸드트럭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서울 소재 4년재 대학교의 이공계학과를 졸업한 박모씨(31·여)는 졸업 후 4년간 준비했던 이공계 전문직 자격증 시험을 접고 올해부터는 디저트카페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박씨는 "공부는 더이상 하기가 싫었고 이 나이에 원하는 대기업에 들어가기는 힘들어 보였다. 그렇다고 180만~200만원 받는 곳에 취업하기는 싫었다"며 "빨리 많은 돈을 벌고 자리 잡아야 괜찮은 사람과 결혼할 수 있다는 압박감이 있었는데 디저트 붐이 일어나는 걸 보고 이거다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사람들은 퇴직금으로 가게를 시작하지만 나는 부모님의 도움을 받을 생각"이라며 "다만 트렌드가 급변하는 데 비해 투자금이 너무 커서 걱정이 된다"며 한숨을 쉬었다.

지난해 7월쯤을 기점으로 40~50대의 음식업 자영업자 수가 줄어드는 반면 20~30대는 줄줄이 음식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업은 40~50대 자영업 사장에게는 물러설 곳 없는 '생업'이며 20~30대에게는 다른 학업·진로 가능성을 모두 포기하는 '선택'이다.

생업을 일궈야 하는 '4050' 자영업자는 퇴출되고 '2030' 청년들은 취업 부담에 밀려 음식업을 선택하면서 절박한 인생들 간에 먹고 먹히는 생존투쟁이 되고 있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 부문 마이크로데이터를 <뉴스1>이 자체 분석한 결과 음식·숙박업종의 20대~30대 자영업자 수는 지난해 6월 약 12만9000명 규모로 전년 동월 대비 약 1000명(1.1%) 증가했다. 이를 시작으로 7월 약1만3000명(11.2%), 8월 2만4000명(22.8%)을 거쳐 2019년 5월까지 12개월간 4.4~22.8% 사이의 증가세가 계속됐다.

반면 40~50대는 전년대비 증가가 꾸준히 지속되다가 지난 해 8월 약38만5000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1만4000명(-3.5%) 감소세로 전환된 뒤 올해 5월까지 10개월간 감소세를 이었다. 감소 규모는 9~10월 각각 약 1만9000명(-4.7%), 4만1000명(-9.7%)수준이고 2019년 4~5월은 각각 약 5만4000명(-12.5%), 약4만6000명(-10.8%) 수준이다.

통상 마이크로데이터는 공식 통계보다 표본이 작아 천단위의 구체적 수치를 인용하기는 어려우나 일관된 증감추세가 나타날 때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통계다.

실제로 국세청의 전수조사 통계도 이와 유사한 흐름을 보여 '음식업' 개인사업자 중 20~30대는 꾸준히 증가 추세고 40~50대는 감소추세다.

지난 3월까지 집계된 국세청의 월별 '사업자 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30세 미만과 30~39세 음식업 개인사업자는 각각 3만7898명, 12만4231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각각 2357명(6.63%), 1563명(1.27%)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40~49세와 50~59세는 각각 17만7158명, 23만4545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각각 2330명(-1.30%), 2033명(-0.86%) 감소했다.

국세청 통계는 이같은 음식점 자영업자의 '2030증가, 4050감소' 흐름이 2017년 10월 전부터 1년 이상 이어졌다.

'음식업 자영업자'라는 직업은 젊은 세대인 20~30대와 중장년인 40~50대에게 그 의미가 다를 수밖에 없다.

40~50대에게 음식업은 젊을 적 모은 돈이나 퇴직금을 보태 일구는 생업으로 여겨진다. 교육연령이 지난 이들 세대는 음식점을 접어도 새로운 진로를 위한 훈련을 받기 힘들어 그만큼 절박하다. 반대로 새로운 기술을 배우기 힘든 중년 은퇴자들이 진출하는 영역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때문에 통상 40~50대는 음식점 자영업자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해왔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3월 전체 음식업 개인사업자 중 40대는 24.5%, 50대가 32%를 차지했고 30세 미만과 30대가 각각 5.2%, 17.2%를 차지했다. 40~50대 음식점 사장이 꾸준히 줄어왔음에도 여전히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셈이다.

반면 20~30대에게 음식점 창업은 수많은 교육·훈련 기회를 포기하고 다른 진로를 선택한 경우다. 진입장벽이 낮아 쉽게 선택할 수 있지만 그만큼 실패 위험도 높고 경쟁이 치열하다.

때문에 안정적인 생업으로 이어지지 못할 가능성은 매우 크다. 통계청의 '기업생멸행정통계'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창업 5년 뒤 생존율'은 숙박·음식점업이 18.9%로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는 '예술·스포츠·여가'(19.8%)보다 낮은 최하위 수준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음식업 창업자 중 40~50대는 줄어들고 20~30대가 되레 증가하는 추세는 열악한 고용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온다. 4050은 생계가 흔들리고 2030은 더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에 갈 수도 있는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4050 음식업 자영업자는 최저임금과 경기악화의 영향으로 폐업이 늘어나는 반면 2030은 취업이 안 되니 정 할 게 없어서 그쪽으로 가는 면이 있다"며 "IT나 기술창업으로도 갈 수 있는 2030들이 이미 포화상태인 음식업으로 몰리는 건 정말 안좋은 시그널이다"라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2030에게 음식점 창업은 다른 교육기회를 포기하는 일"이라며 "음식업종을 통해서도 전문성을 쌓을 수 있는 경우라면 괜찮은데 과연 지금 청년들이 뛰어들고 있는 게 전문성을 축적할 수 있는 형태인지 의문이 들기는 한다. 다른 일이 없어 뛰어드는 경우도 상당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장옥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4050이 줄어드는 것도 좋지 않지만 2030이 늘어나는 것도 좋지 않다"며 "지금도 음식점은 이미 포화상태인데 이거 저거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2030세대가 음식업의 낮은 진입장벽을 보고 뛰어들었다가 쉽게 실패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아울러 청년세대 음식업 창업을 부추기는 정부 정책방향도 꼬집었다.

김 교수는 "요식업은 필요한 기술과 자본 모두 매우 적어 진입장벽이 거의 없어 누구나 들어올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자기 전문기술로 하는 사업은 성공 가능성이 있지만 어쩔 수 없이 상황에 밀려서 하는 생계형 창업은 대부분 실패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동안 정부에서 고용 서비스 선진화라는 명목으로 음식업을 밀어줬는데 서비스 선진화란 그런 게 아니라 제조 기반 서비스를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2030중에 본인의 특정한 기술과 관련 없이 음식업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이 있고 최근 요식업 관련해서 지자체에서 사실상 창업을 지원하는 모습도 보인다"며 "그런 것들이 지금과 같은 상황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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