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식과 사람 > 메뉴&경영
한국인의 면(麵) 사랑
음식과사람  |  food7916@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06.24  11:54:17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kakaos band

[음식과사람 2019.06 P.49 Easy Talk]

 

   

 

 

editor 박태균

 

 

 

“면 음식 좋아하세요?” 이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 수두룩할 것이다.

외식업체 종사자라면 눈치 채고 있겠지만 우리나라에서 ‘주식=밥’이란 공식은 이미 깨졌다. 1인 가구 증가와 서구화된 식습관이 맞물리면서 쌀 소비량이 크게 줄었다. ‘2017년 양곡 소비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61.8㎏으로 3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985년 쌀 소비량 128.1㎏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대신 국내 면류 시장은 최근 들어 급성장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간한 면류 시장(국수, 냉면, 당면, 파스타류, 기타 면류)에 대한 ‘2017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라면을 제외한 국내 면류 시장은 2016년 생산액 기준 7091억 원으로, 2012년의 6271억 원보다 13.1% 증가했다. 2016년 생산액 기준 면류 시장에서 비중이 가장 큰 품목은 국수(69.0%)였다.

중국에선 1차 가공한 밀가루만 면(麵)이라 부른다. 밀가루를 재료로 해서 2차 가공해 만든 식품은 ‘병’, 밀가루 대신 다른 곡식의 가루로 만든 것은 ‘이(餌)’다.

생김새가 길기 때문인지 국수는 어느 나라에서나 장수를 상징한다. 아이가 돌상에 올라온 삶은 면을 집으면 ‘오래 살 것’이라며 부모는 손뼉 치며 기뻐한다. 국수는 다산, 다복을 의미한다. 밀가루 한 덩어리에서 여러 가닥의 국수가 뽑아져 나와서일 것이다. 혼기가 찬 남녀에게 “국수 언제 먹여줄 거냐”고 묻는 건 그래서다.

밀은 서양인의 주식이지만 면은 동양인의 음식이다. 서양의 면은 이탈리아의 ‘파스타(스파게티, 마카로니 포함)’ 외엔 없다.

중국에서 국수의 역사는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고학자들은 2005년 10월 ‘중국의 폼페이’라고 불리는 황허 유역의 라지아 마을에서 4000년 전의 국수를 찾아냈다. 뒤집힌 사발에 담긴 국수(두께 3㎜, 길이 50㎝)는 마치 어제 먹은 라면처럼 보였다.

우리 선조가 면을 즐기기 시작한 것은 고려 때부터로 추정된다. 통일신라시대까지의 문헌엔 면이 등장하지 않는다. 송나라 사신의 여행기 <고려도경>에서 면이란 용어가 처음 등장한다. 우리나라에서 면의 주재료는 밀가루가 아니라 메밀가루였다. 18세기 문헌 <고사십이집>엔 “면은 본디 밀가루로 만든 것이나 국내에선 메밀가루로 만든다”는 대목이 있다.

한국 면의 대표는 냉면, 막국수, 칼국수다. 특히 냉면은 전주비빔밥, 개성탕반과 함께 조선의 3대 진미 중 하나로 통했다. 냉면은 원래 북한 음식으로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이 유명하다.

평양냉면은 메밀가루와 밀가루의 비율을 7 대 3으로 배합해야 면발이 쫄깃쫄깃해진다. 양지머리를 삶은 뒤 기름을 걷어내고 잘 익힌 동치미 국물을 같은 양만큼 섞으면 시원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육수가 만들어진다. 함흥냉면은 감자나 고구마 전분을 이용해 면발을 뽑는다. 대개 이 냉면은 매콤하게 비벼 먹는다. 삭힌 가자미나 홍어를 고추장으로 양념한 뒤 면발에 얹어낸 회냉면의 맛이 일품이다.

강원도에선 메밀을 맷돌로 갈아 체로 친 뒤 뜨거운 물로 반죽하고 국수틀에 눌러 국수를 뽑는다. 막국수다.

부산엔 밀면이 있다. 6·25전쟁 때 내려온 실향민이 남한 사람들의 입맛에 맞춰 만든 국수다. 메밀가루를 빼고 밀가루와 전분을 이용해 면발을 뽑고 육수를 부은 일종의 밀냉면이다.

칼국수는 밀가루에 소금을 넣고 반죽한 뒤 밀대로 늘인 것을 칼로 썬 음식이다. 그 안에 넣는 된장, 멸치, 바지락, 다슬기, 닭고기 등 부재료가 다양한 맛의 비결이다. 소면은 일본에서 건너왔다.

“면 등 밀가루 음식을 많이 먹으면 속이 더부룩해진다”고 한다. 이는 밀가루가 다른 곡류에 비해 전분의 양이 부족해서다. 특히 점성을 지닌 아밀로펙틴이 적게 들어 있다. 밀가루가 쌀, 찹쌀보다 소화시키기 힘든 건 이런 이유에서다. 밀가루보다 여러 곡물의 가루가 섞인 면이 소화나 영양 면에서 더 우수하다고 볼 수 있다.

음식과사람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kakaos band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발행소 : (100-833)서울특별시 중구 동호로 12길 87
제보 및 각종문의 : Tel. 02-6191-2958 / Fax. 02-6191-2996
제호 : 한국외식신문   |   창간일 : 2014년 6월 19일   |  발행인·편집인 : 제갈창균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준영
등록번호 : 서울 아-03199  |  사업자등록번호 : 203-82-32145   |  등록일 : 2014년 6월 19일   |  종별·간별 : 인터넷신문
Copyright © 2019 한국외식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www.goodnews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