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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뛰어 일궈낸 청소년 주류 제공 관련 ‘선량한 자영업자 보호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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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05  11: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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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에 대한 주류 제공과 관련해 억울하게 처벌을 받아왔던 자영업자들에게 구제의 길이 열렸다.
2016년 7월 청소년보호법 시행령 신설에 이어 2018년 11월엔 식품위생법이 개정돼 오는 6월 12일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다. 철옹성 같기로 유명한 ‘청소년보호법’과 ‘식품위생법’을 움직인 한국외식업중앙회(이하 중앙회)의 힘. 그간의 피땀 어린 노력을 살펴봤다.

editor 김지은 photo 한국외식업중앙회DB, shutterstock

 

2018년 11월 23일,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발의했던 청소년 주류 제공 관련 식품위생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해당 법안은 2018년 12월 11일 공포돼 6개월 후인 오는 6월 12일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다.

 

   

개정된 법안엔 신분증을 검사하는 등 정당한 절차를 통해 대응했음에도 청소년이 신분증을 위조하거나 폭력·협박 등의 방법으로 주류를 갈취하는 행위를 저질렀다면 해당 업소에 대해 식품위생법상의 행정처분을 면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지금까지는 해당 업소가 억울함을 입증해 청소년보호법상 불기소 처분이나 선고유예를 받았다 하더라도 식품위생법에 따라 영업정지 60일을 6일로 경감해주는 정도에 그치는, 이중처벌의 잣대를 고수해왔다.

청소년 주류 제공과 관련한 법·제도는 오랜 세월 논란의 대상이 돼왔다. 신분증을 위조하거나 폭력 또는 협박으로 주류를 갈취하는 행위, 술값을 내지 않기 위해 업주를 속인 뒤 고의로 신고해 손해를 입히는 행위가 빈번했지만 잘못을 저지른 청소년들은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고 애꿎은 업주들에게만 죄를 물어왔기 때문이다. 법안을 악용하는 청소년의 행태는 개선되지 않은 채 업주들만 억울한 피해를 보는 사례가 속출하는데도 ‘청소년을 보호해야 한다’는 미명 아래 관련법 개정은 요원한 일로만 여겨져왔다. 억울한 속사정은 둘째 치고라도 한쪽만 처벌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크게 어긋난다는 여론이 빗발쳤지만, 왜곡된 현실을 바로잡을 실마리를 찾기란 좀처럼 쉽지 않았다.

희망의 기운이 내비친 것은 2013년 당시 민주통합당 소속 서영교 의원이 발의했던 ‘자영업자 보호법’ 관련 개정안이 2016년 공포·시행되면서부터다. 국회와 관련 행정기관을 오가며 외식업계의 현실과 법안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발로 뛰어온 중앙회의 피땀이 굳게 닫혀 있던 법안 개정의 문을 여는 지렛대 역할을 해낸 것이다.

물론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높고 험하다. 청소년 주류 제공에 대한 이중처벌 논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청소년보호법과 식품위생법에 관련 조항이 각각 신설 또는 일부 개정돼 억울한 상황에 처한 선량한 자영업자들에게 구제의 길이 열렸다고는 하지만 업주들 처지에선 ‘억울한 상황’임을 입증하는 것부터가 여간 어렵고 복잡한 일이 아니다. 청소년보호법과 식품위생법 두 가지 법에 동시 대응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에서 법·제도에 해박하지 않은 탓에 대처방법을 몰라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게 되는 사례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현행법상 청소년보호법에선 청소년에게 주류를 제공한 업소에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식품위생법에선 1000만 원 이하의 과징금과 영업정지 또는 영업소 폐쇄 처분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주류를 구입·섭취하는 청소년에 대한 처벌 규정이 필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간과할 수 없다. 죄에 대한 적절한 경고조치가 없는 한 청소년들이 지금과 같이 법을 악용하는 사례만 반복될 뿐 ‘청소년을 보호’하려던 법의 본래 취지는 지켜지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미국을 비롯한 해외 여러 국가에선 청소년에게 주류를 파는 판매자와 주류를 구매·섭취하는 청소년 당사자 모두에 대해 양벌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일본, 캐나다 등의 국가에서도 신분증을 위·변조 또는 도용해 사용하면 청소년도 예외 없이 엄벌에 처하고 있다.

 

   

청소년 주류 제공 관련 법안 개정을 위한 중앙회의 노력은 오랜 세월 계속돼왔다. 2013년 3월 18일 국무총리실 규제개혁위원회에 ‘청소년 주류 구매 및 제공 근절’을 위한 제도 개선 사항 의견서를 제출한 것도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당시 현행법상 19세 미만 청소년에게 주류를 제공할 경우 해당 업소는 청소년보호법 제59조 제8호에 의거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형사적 처벌과 더불어 식품위생법에 따른 행정처분을 받도록 돼 있었다. 이에 중앙회는 “청소년들이 법을 악용해 신분을 속이거나 고의로 술값 지불을 거부하는 행태가 빈번한 만큼 청소년 당사자에 대한 청소년보호법상의 처벌 규정(선도·친권자에 대한 통보, 벌금 또는 사회봉사명령 등) 신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당시 민주통합당 소속 서영교 의원이 선량한 자영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률개정안을 대표 발의하자 중앙회 또한 법률개정안에 대한 입장을 2013년 11월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전달해 힘을 실었다. 당시 현행법상 식품접객 영업자가 청소년에게 유흥행위를 시키거나 청소년 출입·고용 금지업소에 출입토록 하고 주류를 제공하면 해당 영업자에게 행정처분을 하거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그러나 영업자에게만 책임을 묻고 있다는 점을 악용해 청소년이 신분증 위·변조 등의 방법으로 나이를 속이고 청소년 출입 금지업소에 출입해 주류를 제공받음으로써 억울하게 처벌을 받는 선량한 자영업자들이 속출하는 상황이었다. 개정안에는 억울하게 피해를 보는 영세 자영업자들에 한해 행정처분 또는 과태료 부과를 면제하는 주류 제공 행정처분 예외규정 신설이 포함됐다.

 

   

2014년 3월 25일부터 주류를 취급하는 업소는 ‘청소년 대상 주류 판매 금지’라는 내용을 의무적으로 표시하게 됨에 따라 중앙회는 2015년 2월 6일 이를 회원업소에 적극 홍보하고 계도할 수 있도록 전국 단위조직에 공문을 보냈다.

 

   

2015년 11월 13일 중앙회 제갈창균 회장은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서영교 의원과 공동으로 ‘선량한 자영업자 보호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외식업계가 처한 어려운 현실을 토로했다. 제갈창균 회장은 “영세 음식점 경영자에게 영업정지 통지는 폐업 통지나 다름없다”면서 “더 늦기 전에 국회는 법 적용의 사각지대를 없애고 선량한 자영업자 보호를 위해 적극 나서기 바란다”는 말로 ‘선량한 자영업자 보호법’ 통과를 강력히 촉구했다.

 

   

‘선량한 자영업자 보호법’이 드디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2016년 2월 4일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과 새누리당 함진규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청소년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병합 심사해 위원회 대안으로 가결했다. 개정안은 청소년의 강박 또는 신분증 위·변조, 도용 등 적극적인 방법에 속아 청소년 유해약물 등을 판매한 경우 과징금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선량한 판매자를 보호하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 그간 중앙회는 여러 국회의원들과 협력하는 한편, 국회와 행정당국에 관련 법 개정을 강력히 촉구해왔다.

 

   

중앙회는 2016년 5월 9일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개정에 관한 의견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했다. 식약처는 같은 해 3월 말 청소년이 신분증을 위·변조하거나 도용해 영업주를 속였거나 청소년의 협박과 폭행 등으로 식품접객 영업자가 어쩔 수 없이 청소년에게 주류를 제공한 경우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기존 60일에서 6일로 줄이는 등의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그러나 개정안엔 영업정지 처분 감경 대상의 사유를 ‘식품위생법 제44조 제2항 제4호를 위반해 검사로부터 기소유예 처분을 받거나 법원으로부터 선고유예 판결을 받는 경우’로 명시해 영업정지 처분의 감경을 받으려면 기소유예나 선고유예 판결을 받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음식점 영업자가 또다시 고의성 없음을 입증해야 하는 중복된 절차가 필요하다. 청소년보호법에 의해 무혐의로 인정되는 경우 음식점 영업자에게 과징금을 부과·징수하지 않기로 한 만큼 같은 사건에 대해선 식품위생법에서도 기소유예나 선고유예 절차 없이 영업정지 처분 감경이 가능하도록 예외규정을 둬야 한다는 게 중앙회의 입장이었다.

 

   

2016년 7월 19일 청소년보호법 시행령 제44조 제4항이 공포됐다. 청소년의 신분증 위·변조 또는 도용으로 청소년인 사실을 알지 못했거나 폭행 또는 협박으로 말미암아 청소년임을 확인하지 못한 사정이 인정돼 불기소 또는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경우 시장, 군수, 구청장이 법 제54조 제3항에 따라 과징금을 부과·징수하지 않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미성년자의 신분증 위·변조, 도용 등으로 청소년인 줄 모르고 주류를 판매했거나 폭행 또는 협박에 의해 주류를 제공한 음식점의 경우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현행 60일에서 10분의 1 수준인 6일로 경감하는 것을 골자로 한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2016년 8월 2일부터 시행됐다.

 

   

2017년 7월 11일 서영교 의원은 ‘선량한 자영업자 보호법’의 후속 입법으로 ‘식품위생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선량한 자영업자 보호법’으로 자영업자들의 억울한 피해를 구제할 길이 열렸음에도 일선 경찰이나 공무원들이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지 않아 검찰에서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한 건마저 행정처분을 하는 등 현장에선 여전히 억울한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외식업계의 목소리가 반영된 조치다.

 

   

국회 심의 과정과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의 국회 일정 보이콧으로 통과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었던 식품위생법 개정안이 2018년 11월 23일 드디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019년 6월 12일부터는 청소년이 신분증을 위조하거나 폭력·협박 등의 방법으로 주류를 갈취하는 행위를 저질러 청소년보호법상 불기소 처분이나 선고유예를 받은 건에 대해선 식품위생법상의 행정처분 또한 면제받을 수 있게 된다.

 

   

case 1 송춘자(경북 안동시지부 ‘안동역에서’ 운영)

아들의 고등학교 후배,
주류 제공하지 않았어도 행정처분 받아

지난해 12월 29일 군대 갔던 아들이 휴가를 나왔습니다. 때마침 아들의 고등학교 후배들이 아들을 만나러 가게 앞으로 왔는데 날이 춥다 보니 아들이 담배를 사러 갔다 온다며 후배들에게 가게에서 잠깐만 기다려달라고 했던 모양입니다. 그러고선 5분쯤 지났나, 갑자기 경찰이 들이닥쳤어요. 아이들이 앉아 있던 테이블엔 술이나 안주 같은 것도 없었고, 그 아이들은 아들의 고교 후배라 잠깐 기다리려 앉아 있던 것뿐이라고 아무리 해명을 해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신분증을 위조한 거면 오히려 면책 사유가 되는데 제가 신분증 검사를 하지 않았으니 예외규정도 적용받을 수 없다더군요. 과징금 300만 원에 한 달 영업정지를 받았는데 너무 억울하고 속이 상해 잠도 잘 오지 않습니다.

 

case 2 박진희(경북 영천시지부 ‘수고했어, 오늘도’ 운영)

바쁜 틈을 타 단골 친구들과 몰래 들어온 ‘빠른 년생’

그날따라 유난히 바빴어요. 처음엔 손님 4명이 들어오기에 신분증 검사를 했는데 2000년생이더라고요. 그 뒤로 단골손님들이 왔는데, 처음에 온 4명과 아는 사이 같더군요. 그렇게 여러 명이 왔다 갔다 하며 테라스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어디를 다녀오는지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고 그러더라고요. 출입문이 양쪽으로 두 개인 데다, 손님이 점점 많아지면서 아이들이 들어오고 나갈 때마다 얼굴을 다 체크하지 못했던 건 사실이에요. 그러다 그중 한 명과 다른 테이블 손님들 사이에 싸움이 크게 나서 제가 경찰을 불렀죠. 그런데 경찰과 이야기하던 단골 아이 중 하나가 달려와서는 “이모 큰일 났어” 그러더라고요. 자기들도 몰랐는데 무리 중 한 명이 ‘빠른 년생’이었다고요. 그제야 다시 보니 처음 보는 얼굴이 섞여 있었어요. 아이들이 워낙 몰려다니며 왔다 갔다 하는 통에 뒤늦게 함께 들어온 사람이 있다는 걸 미처 몰랐던 거죠. 소 잃고 외양간 고친 격으로 자동문을 폐쇄하고 하나 남은 출입문에 종을 달았지만 손님이 갑작스레 몰려들 때는 여전히 무용지물이에요. 또다시 이런 일이 생긴다 해도 잘 대처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case 3 유철상(강원 춘천시지부 ‘구블락’ 운영)

아르바이트생이나 직원의 실수도
교육 잘못한 업주 책임

지난해 추석연휴 기간이었습니다. 손님이 너무 많아서 아르바이트생에게 더 이상 손님을 받지 말라고 이야기해두고 저는 정신없이 주방에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몸에 문신을 한 손님들이 들어와 자리가 없다는데도 기다리겠다며 버텼나 보더라고요. 그 손님들이 자리에 앉고 음식이 세팅되자마자 경찰이 들이닥쳤습니다. 알고 보니 미성년자였습니다. 비슷한 일은 3년 전에도 있었습니다. 때마침 어머님 생신이라 제가 가게를 비운 사이에 일이 일어났는데, 두 건 모두 아르바이트생 교육을 철저히 시키지 않은 업주의 잘못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아르바이트생, 직원의 실수나 잘못이 교육을 잘못한 업주의 책임이라면 청소년들의 잘못도 학교나 가정에서 책임을 져야 마땅합니다. 업주가 영업이익을 취하려 한 것도 아닌데 왜 모든 책임을 업주 혼자서 짊어져야 합니까.

 

case 4 박혜수(서울 서초구지회 ‘텐쿡’ 운영)

법을 악용한 아이들, 되레 자랑삼아 이야기하고 다녀 

이런 일이 처음도 아닙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장사가 잘되는 가게엔 이웃에서 질투를 해서 일부러 아이들을 고용해 술을 마시고 난 뒤 신고를 하게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믿고 싶지 않지만, 그런 일을 전문으로 해주는 브로커까지 있다더라고요. 아이들은 잘 몰라요. 자신들이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질렀는지. 오히려 신분증 위조해서 술 먹고 온 걸 친구들 사이에서 자랑거리로 삼더군요. 요즘도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하면 “에이, 이모~” 하면서 은근슬쩍 넘어가려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너희들은 그냥 즐겁게 술 한잔 마시러 오는 거지만 우리 업주들은 수천만 원 벌금에 가게 문까지 닫아야 할 수도 있다”고 따끔하게 얘기합니다. 아이들도 본인들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정도는 알아야 합니다. 그런 것을 가르치는 게 교육 아니겠습니까.

 

case 5 이무영(경기 부천시지부 ‘치치부천상동점’ 운영)

믿었던 단골, 알고 보니 신분증 위조한 고등학생

 

유난히 붙임성이 좋던 단골손님이었어요. 한의대 신분증을 보여줬었고, 올 때마다 “이모 힘들게 일하는데 빨리 졸업해서 침도 좀 놔주고 하겠다”며 살갑게 굴더라고요. 그러다 어느 날 친구를 데려왔는데 좀 많이 어려 보이더라고요. 신분증을 요구했더니 “내 친구니까 믿어도 된다”고 우기더군요. 워낙 친하게 지냈던 사이라 설마 했던 게 실수였어요. 경찰이 들이닥쳤는데 한의대 신분증이 가짜였던 거예요. 처음엔 영업정지 3개월을 받았어요. 가게 문을 닫으란 소리죠. 변호사를 선임해 이리 뛰고 저리 뛴 끝에 기소유예 처분을 받고, 영업정지 7일로 결론이 나긴 했지만 여전히 너무 억울하고 속이 상합니다. 제가 돈을 벌기 위해 그랬을 거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변호사 수임료에 벌금에, 영업정지에, 그간 마음고생 한 것까지 생각하면 누가 일부러 이런 일을 저지르겠어요?

 

case 6 김관식(경기 부천시지부 ‘꼴통불닭발’ 운영)

6개월 고생 끝에 영업정지 1달, 기소유예 처분

 

운전을 하다 법규를 위반했을 경우 벌금을 내면 깔끔하게 끝이 납니다. 그런데 청소년 주류 제공과 관련한 법은 정말 지긋지긋할 정도로 고통스러운 문제들이 따라다니더군요. 온몸에 문신을 한 험상궂은 장정 넷이 왔는데 나이도 깨나 들어 보여 신분증 확인을 미처 못 한 게 실수였죠. 법을 잘 알지 못해 경찰서며 법원, 시청에 도청까지 이리 뛰고 저리 뛰었습니다. 법무사, 노무사, 변호사도 다 만나봤습니다. 하지만 남이 해결해주는 건 아무것도 없더군요. 그렇게 6개월을 뛰어다니며 겨우 영업정지 1달에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습니다. 그 뒤 가게를 팔고 다른 자리로 옮겨 새 마음 새 뜻으로 새로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아이고 어른이고 무조건 신분증 검사를 하고 있고요.

 

case 7 김혜경(경기 부천시지부 ‘쪼끼쪼끼’ 운영)

현실성 없는 법·제도, 외식업자 생계마저 위태롭게 해

 

예전에 술값을 계산하지 않고 가버린 손님들을 경찰에 신고했는데, 잡고 보니 미성년자였던 적이 있었어요. 다행히 신분증 검사를 했던 터라 소지품 검사를 요청했고, 위조한 신분증이 발각돼 처벌을 면한 적이 있어요. 저도 대학생 아이들을 둔 부모입니다. 자식 같은 아이들이라 그 아이들 불러다 치킨 한 마리씩 튀겨주며 집에 가서 부모님과 함께 먹으라고 했어요. 이런 짓은 부모님 욕되게 하는 거라 타이르기도 하고요. 2만 원 남짓 되는 거 팔자고 몇천만 원 벌금을 각오하는 바보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 뒤론 정말 더 철저히 신분증 검사를 했습니다. 아르바이트생들이 검사를 해도 제가 또 수시로 할 정도로 까다롭게 굴었는데 그날따라 가게가 너무 바빠 주방에만 매여 있었어요. 진상 손님도 많아 너무 힘들었죠. 그런데 손님이 한꺼번에 몰려와 아르바이트생이 미처 체크를 다 하지 못한 사이에 누가 신고를 했더라고요. 법이라는 건 사람이 지킬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만들어져야 하는 건데, 지금처럼 무조건 업주만 처벌받는 시스템이라면 상황이 얼마나 더 나아질지 모르겠습니다.

 

case 8 이준민(인천시지회 ‘천지인’ 운영)

영업정지 한 달에 직원까지 모두 내보내

 

때마침 일하던 아르바이트생이 여행을 떠나 직장을 다니던 아내가 퇴근 후 일손을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주말 저녁이라 좀 바빴는데, 아내가 평소 하던 일이 아니다 보니 일이 좀 서툴러 애를 먹고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신분증 검사를 소홀히 할 수밖에 없었고요. 제가 잘 챙겼어야 했는데 주방 일이 바빠 미처 신경을 쓰지 못한 게 실수였습니다. 벌금도 부담이지만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되니 더 큰 문제가 기다리고 있더군요. 수입은 없는데 임대료며 직원들 월급 등 나가야 할 고정비는 고스란히 업주의 몫이 되니까요. 장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생긴 일이라 도저히 감당이 안 돼 결국 직원들을 내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담배를 피워도, 술을 마셔도, 아이들에겐 아무런 죄를 묻지 않는 지금의 법·제도가 얼마나 미성년자 보호에 효과적일지, 애꿎은 업주들을 고통으로 몰아넣는 게 옳은 일인지 의문이 듭니다.

 

case 9 황창순(인천시지회 ‘공락먹거리’ 운영)

청소년들의 감쪽같은 거짓말, 믿어주는 사람 없어

 

2016년 봄, 혼자 하는 작은 가게라 CCTV는 따로 없었어도 항상 신분증 검사를 철저히 했고 그날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런데 막상 경찰이 오자 아이들이 오리발을 내밀더라고요. 이모가 언제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했냐며, 제가 그냥 술을 내줬다는 거예요. 알고 보니 신분증을 위조해놓고 거짓말을 한 거였습니다. 그때 벌금을 내느라 빚까지 지는 통에 병을 얻었고 큰 수술까지 받게 됐습니다. 그러고 1년 뒤 비슷한 사건이 또 벌어졌습니다. 이번엔 영업정지 3개월을 받았죠. CCTV를 달았지만 소용이 없더라고요. 정말 마음 같아서는 다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하고 싶은데 배운 게 도둑질이라, 하루하루 죽지 못해 사는 기분으로 일합니다.

 

   

-그간 중앙회가 청소년 주류 제공 관련법 개정에 힘써온 이유는 무엇인가요.

“‘선량한 자영업자 보호법’의 핵심은 청소년보호법입니다. 청소년보호법에서 정한 청소년 유해약물엔 주류와 담배, 마약류, 중추신경에 작용하는 환각물질 등이 포함되는데 사실상 중앙회 42만 회원업소 대부분이 ‘청소년 유해약물’로 분류되는 ‘주류’를 취급하고 있습니다. 일반 호프집이나 민속주점 같은 곳뿐만 아니라 한정식집, 일식집, 중식집, 하다못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치킨집에서도 술을 팔고 있으니까요. 청소년보호법은 곧 식품위생법과도 연계됩니다. 청소년 유해물질을 판매 또는 제공한 업소는 청소년보호법 제28조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는데, 이렇게 처벌을 받고도 또 행정자치구로 넘겨져 과징금을 내거나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됩니다. 즉 고의성이 없이 청소년에게 주류를 제공한 선량한 자영업자들을 구제하기 위해선 청소년보호법과 식품위생법 두 가지를 모두 개정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기에 어려움이 더욱 컸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요.

“가장 어려웠던 게 청소년보호법 개정의 물꼬를 트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특히 정서적으로 청소년 관련 법·제도에 손을 대는 걸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중앙회는 그간 ‘선량한 자영업자 보호법’뿐만 아니라 외식업계의 다양한 현안을 해결하려 수많은 정치인과 행정기관, 언론 등과 만나왔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이 청소년보호법 개정 문제에 대해선 난색을 표하더군요. 법 개정 당시 서영교 의원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 당시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으로 있던 양승조 의원 등이 외식업계가 처한 현실에 관심을 갖고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청소년보호법 개정에 대한 오해도 있지 않았을까요.

“‘청소년에게 술을 팔아서는 안 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는 기본 전제입니다. 청소년에게 술을 팔아서 이익을 챙기려 드는 업소는 당연히 처벌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최소한 법을 잘 준수하고, 청소년을 보호하려고 애썼던 업주들이 억울하게 피해를 보는 일만은 막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법 개정이 이뤄졌음에도 현장에선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이유가 뭘까요.

“법 악용 사례가 너무도 많고 다양한 반면 억울함을 입증할 방법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업주들은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억울함을 입증해야 하는데 영업장에 업주와 손님 둘밖에 없었다거나 수시로 손님이 드나들 때면 그때마다 신분증 검사를 하겠다고 나설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요. 단순히 과징금, 영업정지 며칠의 문제가 아닙니다. 억울한 일을 당하고도 제대로 입증을 못 해내면 처벌을 받게 되는 건 물론이고 이 때문에 폐업까지 가는 업소들도 적지 않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웃 업소들끼리 서로 의심하고 다툼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장사가 잘되니 경쟁업소에서 시샘을 해 고의로 청소년들을 시켜 술을 마시고 자진해서 신고를 하도록 만들었다는 얘긴데, 사실 저는 그런 일은 극히 드물다고 봅니다. 오히려 그런 의심으로 영업환경을 피폐하게 만드는 게 더 큰 문제겠죠.”

 

-양벌기준, 꼭 필요한 걸까요.

“청소년을 처벌할 수 없다면 청소년의 부모라도 처벌해야 현장교육이 되지 않겠습니까. 죄는 지었는데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으니 피해를 본 업주들만 억울해지는 겁니다.”

 

-회원들에게 당부의 말씀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선량한 자영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안이 마련됐다고는 하지만 자영업자들이 기울여야 할 노력이 줄어든 건 아닙니다. 청소년 주류 제공 문제는 한시도 방심할 수 없는 부분인 만큼 철저히 관리하고 신경 써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지역사회에서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해나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지역사회에서 돈독한 네트워크를 형성해둔다면 만에 하나 청소년들이 고의로 업주를 속이고 주류를 요구했을 때 업주나 임직원이 모르고 지나친 경우라도 평소 알고 지내던 손님이나 이웃이 발견하고 도움을 줄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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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길자
제갈창균 중앙회장님 그동안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회원 분들이 법을 잘 지키며 열심히 영업에 임하도록 잘 지도 하겠습니다.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해 주시여 감사드립니다.^^*
(2019-07-19 11: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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