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식과 사람 > 메뉴&경영
음식점 메뉴로 추천! 팔도 명가 내림음식
음식과사람  |  food7916@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07.17  16:50:04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kakaos band

[음식과 사람 2019.7 P.73-75 Recipe]

   

음식점 메뉴로 추천! 팔도 명가 내림음식

사라져가는 전국 팔도의 우리 음식을 찾아내고 지키기 위해 각 지방과 집안에 전해져오는 ‘내림음식’을 연구하는 분들이 있다. 각자의 어린 시절 집안에서 먹어오던 음식을 통해 우리 음식의 뿌리를 찾고, 재현하고, 비교해보고, 후손에게 알리는 일을 사명으로 여기는 이들이다. 이분들이 공들여 완성해낸 명가 내림음식 레시피를 <음식과 사람>에 소개한다. 새로운 메뉴 개발에 늘 목말라하는 외식업계에 좋은 ‘소스’가 될 것을 기대하며, 아울러 한국 전통 음식이라는 한식의 DNA를 21세기 우리 음식점 식탁으로 새롭게 소환해내는 일에 좋은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

 

editor 김진수 자료 제공 (사)한국전통음식연구소

 

경기도 평택 박창희 선생 댁 -
육포, 조청도라지정과, 쑥단자, 대추약과

어느 작고 조용한 시골 마을에 때아닌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다. 2남 2녀의 막내딸로 경기도 평택에서 태어난 나는 8개월 만에 태어난 팔삭둥이다. 태어나자마자 울지 않아 죽을 줄 알고 강보로 싸서 저만치 밀어놓으셨다는 어머니 말씀에 커서는 가슴이 울컥하곤 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리 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에 목이 메고 마음이 아프다.

이른 새벽 죽은 줄 알았던 막내딸이 꼬물꼬물거리며 힘차게 울자 어머니는 강보를 풀고 내게 부풀어 오른 젖을 얼른 물려주셨다고 한다. 젖을 먹고 그대로 잠든 아기를 큰오빠에게 맡기고 몸도 풀지 못하신 채 일을 나가셨다고 한다. 이렇게 어렵게 태어난 나는 늘 엄마의 애간장을 태우는 막내딸이었고, 힘들게 일을 나가시는 엄마의 등에 매미처럼 달랑달랑 업혀 매일 엄마를 힘들게 했던 것 같다.

어릴 적 내 기억 속 어머니는 무엇이든 잘 만들어내는 분이셨다. 음식이면 음식, 옷이면 옷, 손수 손으로 만들어 먹이고 입히셨다. 생활이 어려워 돈이 없어서이기도 했지만, 늘 마술사처럼 무엇을 만들어내곤 하셨는데 그것이 지금 나의 밑바탕이 된 것 같다.

워낙 시골에 살아 장이 멀어서 부모님은 농사를 지어 식량을 얻거나 들이나 산, 강에서 식재료를 구해 음식을 만들어 4남매의 배를 채워주셨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땅콩엿이었는데, 가을걷이가 끝나면 항상 엄마와 나는 호미와 비료포대 자루를 들고 땅콩 밭에 가곤 했다. 넓은 밭엔 아무것도 없었는데 신기하게도 호미로 땅을 파면 땅콩이 줄줄이 나왔다. 그 땅콩을 잘 말려 겨우내 먹을 수 있도록 엿과 조청을 만들어 귀한 설탕을 대신해 먹었다.

어릴 적 생활이 어려웠던 것이 나를 강하게 만든 것 같다. 늘 어머니의 그림자였던 나는 어머니가 무엇을 하시든 따라다니며 눈으로 배우고 익혔다. 그래서 무슨 일에서든 어머니를 제일 많이 닮은 것이 나였고, 외모도 음식 솜씨도 손재주도 어머니를 제일 많이 닮은 것 같다.

결혼해서도 시어른께 솜씨가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80여 가구가 넘는 공씨 집성촌에 시집을 왔고, 농사를 지으셨던 시부모님 덕에 식재료가 늘 풍부해 매일 음식을 만들어 이웃과 함께했다. 공씨 일가만 사는 동네답게 모두가 친인척이었으며, 이 때문에 제사도 큰집 먼저 지내고 작은집은 나중에 지내는 풍습이 있었다. 당연히 음식도 큰집의 음식을 거의 따르게 됐지만 친정엄마의 음식 또한 그냥 그 속에서 자리를 잡아갔다.

 

아프던 날의 별식 육포

   

추석이 되면 동네에서 잡는 질 좋은 고기를 서로 가져가려고 다툼이 일기도 했다. 욕심이 없던 엄마는 느긋이 가서 남은 질긴 고기를 싸게 가져오곤 했는데,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우둔살로 육포와 국물을 만들기 위함이었던 것 같다. 정성스레 달인 간장을 발라가며 볕 좋은 날에 꾸덕하게 말리곤 하셨는데, 상에 올리기도 했지만 흔히 먹어보지 못하는 것이기에 만들어 서늘한 다락방에 뒀다가 우리가 감기에 걸리거나 몸에 병이 나면 꺼내어 구워주셨던 기억이 난다.

 

재료 및 분량
쇠고기 우둔육(홍두깨) 600g
핏물 제거 : 설탕 1/2컵, 청주 1/2컵 채소물 : 물 2컵, 건표고 5g, 양파 70g, 배 50g, 마늘 40g, 대파 30g, 통후추 3g
양념 : 채소물 1컵, 간장 3큰술, 설탕 2큰술, 청주 1큰술, 꿀 2큰술, 매실청 1큰술

만드는 방법
1 쇠고기는 설탕과 청주를 섞어 30분 정도 담가 핏물을 빼준다.
2 물 2컵을 냄비에 넣고 채소물 재료를 모두 넣어 끓인다. 끓어오르면 약불로 줄이고 채소물이 반이 될 때까지 조려준다.
3 채소물 한 컵과 양념장을 만들어 냄비에 넣고 끓이다 끓어오르면 약불로 줄여 양념장이 윤기가 날 때까지 조려준 후 차게 식힌다.
4 핏물을 제거한 쇠고기에 양념장을 넣고 양념이 쇠고기에 다 스며들도록 손으로 주물러 다 스며들면 채반에 널어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꾸덕하게 말린다.

Tip
1 핏물을 잘 빼줘야 고기의 잡냄새가 나지 않는다.
2 매운 육포를 만들고 싶을 때는 청양고추와 고추씨를 넣어 양념에 달인다.
3 핏물 제거 시 배 주스나 포도주를 사용해도 좋다.

 

훔쳐 먹다 혼났던 조청도라지정과

   

엄마는 결핵을 앓고 폐가 나빠지신 아버지께 도라지정과를 만들어드렸다. 그때 나는 엿인 줄 알고 엄마한테 달라고 떼를 썼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어린 나한테는 약이라 안 된다며 주시지 않았는데 어린 마음에 먹고 싶어 오빠랑 언니를 꾀어 부모님이 없는 틈을 타 다락방에 숨겨놓은 엿을 훔쳐 먹다 걸려 호되게 혼이 났던 기억이 난다. 내가 도라지정과를 만들고 있을 때면 아궁이에 불을 지피던 엄마의 모습이 그리워지곤 한다.

재료 및 분량
도라지 700g, 조청 700g, 꿀 70g, 물 380g(모자라는 수분 보충용), 생강 50g, 통계피 20g, 감초 20g

만드는 방법
1 도라지를 깨끗이 씻어 끓는 물에 살짝 데친다.
2 이쑤시개로 구멍을 뚫어준 후 냄비에 도라지와 조청을 넣고 센 불에서 끓인다.
3 끓어오르기 시작하면 중불로 줄이고 중불에서 5분 정도 달이다 약불로 줄이고 20분 정도 더 달여준다.
4 3의 방법을 네 번 반복해주고 다섯 번째에 생강과 계피, 감초를 넣어 위와 같은 방법으로 두 번 더 달여준다(이쯤에서 물을 더 넣어준다).
5 마지막에 꿀을 넣고 끓으면 도라지를 건져 채반에 펴서 널어 7일 정도 서늘하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말린다.

Tip
1 도라지의 쓴맛이 싫으면 찬물에 이틀 정도 담가두어 물기를 빼고 달이는 게 좋다.
2 조청 대신 물엿을 사용해도 된다.
3 인삼정과도 위와 같은 방법으로 만들어도 된다.

 

향기로운 연녹색 구슬 쑥단자

   

찹쌀가루에 봄에 뜯은 생쑥을 넣어 방망이로 찧어 반죽을 하면 쑥 향기가 얼마나 좋던지…. 겨우내 저장해놓은 밤을 꺼내어 삶아 살만 발라내어 소와 고물을 만들고 찹쌀반죽에 소를 넣어 동그랗게 빚으면 연한 녹색의 구슬이 그렇게 예쁠 수 없다. 얼른 끓는 물에 넣어 삶아지길 기다리며 내가 군침을 흘리면 엄마는 그 모습이 예뻤던지 고물도 안 묻힌 단자를 찬물에 담가 식혀 입에 넣어주곤 하셨다.

재료 및 분량
찹쌀가루 3컵, 생쑥 50g, 소금 1작은술 소 : 생밤 200g, 소금 1/4작은술, 설탕 1큰술, 꿀 2작은술 고물 : 생밤 200g, 소금 1/4작은술

만드는 방법
1 쑥은 다듬은 뒤 깨끗이 씻어 분마기에 찧어 즙을 만든다. 찹쌀가루에 소금을 넣고 체에 내린 후 즙을 낸 쑥을 넣고 반죽을 해 면포에 싸서 숙성시킨다.
2 밤은 삶아 곱게 으깨어 체에 내린 다음, 1/2량은 소를 만들고 1/2량은 고물을 만든다.
3 쑥 반죽을 20g씩 떼어내어 밤소를 넣고 둥글게 빚는다.
4 끓는 물에 빚은 단자를 넣고, 떠오르면 30초 뜸을 들이고 찬물에 2번 헹궈 물기를 뺀다.
5 밤 고물에 굴려 그릇에 담는다.

Tip
1 쑥의 즙을 만들 때 물을 조금 넣어가며 찧어야 잘 찧어진다.
2 반죽의 농도는 되직하게 해야 더 쫄깃한 식감을 얻을 수 있다.
3 소 반죽에 계핏가루나 호두 분태를 넣어도 맛이 있다.

 

겨울나기 간식 대추약과

   

대추를 보고도 안 먹으면 늙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어머니는 시장에만 가도 대추를 보면 집어 먹었고 대추를 자주 사용하셨다. 대추를 삶아 씨를 발라내고 아주 걸쭉하게 다려 대추잼을 만들어 약과, 타래과에 사용하거나 생강을 넣어 차로 마시기도 했다. 손발이 찬 언니에게 겨울 동안 차로 마시게 했던 기억이 난다.

재료 및 분량
밀가루 500g, 소금 2작은술, 계핏가루 1작은술, 후춧가루 1작은술, 참기름 4와 1/2큰술, 생강즙 3큰술, 청주 1/2컵, 대추잼 60g, 물 1/2컵, 튀김기름

집청 : 조청 1.5kg, 유자청 100g, 물 100g, 설탕 30g, 생강 50g, 통계피 20g

만드는 방법
1 밀가루에 소금, 계핏가루, 후추, 참기름을 넣어 고루 섞어 체에 내린다.
2 생강즙, 청주, 대추잼을 넣어 풀어주고, 물을 넣어 잘 섞어준 후 1에 섞어 반죽한다.
3 반죽한 것을 손으로 치지 말고 켜켜이 접듯 쌓아가며 방망이로 1cm 정도 두께로 밀어 약과 틀로 찍어 모양을 잡아준다.
4 기름 솥에 기름을 붓고 90℃가 되면 약과를 넣어 1차 숙성을 시키고, 약과가 기름 위에 떠오르면 2분 정도 뒀다가 불을 세게 올려 갈색이 나게 튀겨낸다.
5 튀겨낸 약과를 체에 걸러 기름기를 빼고 집청에 30분 정도 담갔다가 꺼내어 집청을 뺀다.

집청 만들기
1 조청, 유자청, 물, 설탕 순으로 넣어 센 불에서 끓이다 끓어오르면 생강과 통계피를 넣어 3분 정도 더 끓인다.
2 3분이 지나면 불을 중약불로 줄여 20분 정도 조려준 후 차게 식힌다.

Tip
1 반죽이 너무 질면 기름이 많이 흡수돼 맛이 없다.
2 반죽할 때 너무 많이 치대어 방망이로 밀면 약과가 딱딱해져 맛이 없다.
3 기름 온도가 너무 낮으면 반죽이 풀어질 수 있고, 너무 높으면 약과 속이 익지 않는다. 

음식과사람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kakaos band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발행소 : (100-833)서울특별시 중구 동호로 12길 87
제보 및 각종문의 : Tel. 02-6191-2958 / Fax. 02-6191-2996
제호 : 한국외식신문   |   창간일 : 2014년 6월 19일   |  발행인·편집인 : 제갈창균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준영
등록번호 : 서울 아-03199  |  사업자등록번호 : 203-82-32145   |  등록일 : 2014년 6월 19일   |  종별·간별 : 인터넷신문
Copyright © 2019 한국외식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www.goodnews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