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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임대차법, 권리금이 보호받을 권리도 '임대'줫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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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29  15: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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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사람 2019.4 P.48-51 R&D]

   

editor 서용희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수석연구원 photo shutterstock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실시한 2018년도 ‘외식업체 경영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외식업체의 약 85.5%는 매장을 임차해 영업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외식업체 수를 어림잡아 70만 개로 가정해 수치를 대입해보면 약 60만 명가량의 외식사업주들이 상가건물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임차인인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상가건물 임대차계약을 둘러싼 임대인과 외식사업주 간 분쟁 또한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서울시 상가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최근 3년간의 상담 및 조정 신청 건수를 살펴보면 상담 건수는 연평균 87.5%, 조정 신청 건수는 연평균 23.5%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는데[그림 1], 외식업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상가건물 임대차에 관한 사항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약칭 상가임대차법)’을 따르는데, ‘상가임대차법’은 상가건물의 임대차에 대한 민법의 특별법 으로 2001년 개정돼 지금까지 6차례 개정(타 법 개정 제외)된 바 있다. 법의 명칭(‘보호’)에서도 유추되듯 상가임대차법은 임차인에게 유리한 편면적(片面的, 양쪽에서 동등하게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어느 한쪽에 대해서만 인정된다는 의미) 강행 규정(법 제15조)으로 본 법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그 효력이 없다. 사회적, 경제적 약자인 임차인 보호 강화를 위해 단행된 개정 연혁 중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2015년 5차 개정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권리금 보호 규정’의 도입이 그것이다. 2015년 5월 개정된 법에는 권리금에 관계된 5개의 조문이 신설됐는데, 주요 골자는 다음과 같다.

첫째, 시장에서는 실재하나 법적으로 인정되지 못했던 권리금의 실체를 인정하고 둘째, 이러한 권리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다. 이후 ‘방해 금지기간 확대(3개월→6개월)’, ‘적용 제외 축소(전통시장 포함)’ 등 권리금 회수 기회를 좀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한 차례 더 개정(2018.10.16)된 바 있다.

 

 

 

 

   

 

 

 

 

 

 

 

이는 상가건물의 임차가 통상 ‘영리를 목적으로 함’을 감안할 때, 임차인에게 ‘영업의 지속’과는 별개로 직접 투입한 비용 및 노력의 결과로 창출된 부가적 가치에 대한 금전적 보전은 실로 민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법 개정 이전엔 권리금의 실재와 그에 대한 보호 방안이 명문화돼 있지 않았던 탓에 임차인이 그간의 투자와 노력에 대한 어떠한 보장도 받지 못한 채 손실을 감내해야 했다. 반면 임대인은 이렇게 임차인이 형성한 부가적 가치를 어떠한 투자나 노력 없이 전용하며 양자 간 갈등을 빚어왔다.

한데 권리금에 관련한 두 차례의 법 개정이 권리금 보호의 전기는 마련했을지언정 권리금을 둘러싼 갈등의 소지는 완전히 해소하진 못한 듯싶다. 실제로 서울시 상가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최근 3년간의 조정 신청 현황을 살펴보면, ‘권리금’이 조정 신청 안건 중 가장 많은 30.9%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임대인과 임차인 간 분쟁의 주요 현안으로 자리 잡은 권리금이란 과연 무엇이며, 권리금을 둘러싼 분쟁의 주된 원인은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법에서는 권리금을 임대차 목적물인 상가건물에서 영업을 하는 자 또는 영업을 하려는 자가 영업시설·비품, 거래처, 신용, 영업상의 노하우, 상가건물의 위치에 따른 영업상의 이점 등 유·무형의 재산적 가치의 양도 또는 이용 대가로서 임대인, 임차인에게 보증금과 차임 이외에 지급하는 금전 등의 대가로 정의하는데(법 제10조의 3), 이러한 권리금의 회수 대상은 임대인이 아닌 신규 임차인이 된다. 아래의 [표 1]은 권리금과 관계된 상가임대차법의 조문을 정리한 것이다.

 

 

 

 

   

 

 

 

 

 

 

필자가 관련 법령(고시 포함) 및 판결 등을 살펴본 결과, 권리금을 둘러싼 분쟁은 법이 지닌 맹점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맹점은 크게 명확성과 현실성의 결여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명확성의 결여는 법조문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법 10조의 3 제1항에서는 권리금을 ‘유·무형의 재산적 가치의 양도 또는 이용 대가’로 정의하고 있는데, 통상의 권리금 계약에선 재산적 가치의 ‘일부에 대한 양도 혹은 한시적 이용’은 현실적으로 존재하기 어렵다. 따라서 ‘전부에 대한 양도’로 봄이 합당하다고 볼 때, 재산적 가치의 양도 이후에 이에 대한 전용(완전한 이전), 침해에 대한 규제 가능성이라는 문제에 봉착한다. 가령 제과점을 운영하는 임차인 갑이 신규 임차인 을에게 권리금을 지급받고 상가를 넘긴 후, 얼마 후 갑이 기존 매장(을의 매장)에서 멀지 않은 인근에 동일한 업종 및 상호로 매장을 열었다면 이를 어떻게 볼 것인가?

 

 

 

 

   

 

 

 

 

 

 

 

또 다른 문제는 임차료와 권리금 간 상호 배타성의 문제다. 즉 서로 간의 경계와 이를 구분 짓는 명확한 기준의 존재에 대한 것이다. 임대료는 임대인이 자신의 소유물인 상가를 임대해주는 대가로서 임차인으로부터 수취하는 비용으로, 일반적으로 상가의 시세와 규모(면적)를 통해 산출된다. 하지만 상가의 시세에는 입지에 따른 영업상 이점(주변 상권, 유동인구, 접근성 등)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상가임대차법에서도 권리금의 범위에 ‘위치에 따른 영업상의 이점’을 포함시키고 있다. 따라서 신규 임차인은 ‘위치에 따른 영업상의 이점’을 이용하는 대가를 ‘임차료’의 형식으로 임대인에게, ‘권리금’의 형식으로 이전 임차인에게 이중 지급하는 불합리한 상황에 놓인다.

 

 

 

 

결과적으로 신규 임차인이 누릴 ‘위치에 따른 영업상 이점’의 총량이 ‘100’이라면 지급의 형식이 임차료와 권리금 둘 중 하나이든, 둘 다이든 그 합은 100을 넘지 않아야 함을 의미한다. 또한 권리금으로 볼 수 있는 ‘위치에 따른 영업상 이점’의 범위는 임대차계약 이후 임차인의 역량이나 노력에 의해 발생한 순(純) 발생분에 한정돼야 할 것이다. 가령 상가 인근에 지하철역이 들어서 ‘영업상 이점’이 발생했다면 이는 ‘임차료’의 영역이며, 혹 임차인 개인이 상가 인근에 지하철역을 유치하는 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면 그 기여의 정도에 따라 전부 혹은 일부를 ‘권리금’의 영역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마지막 분쟁의 원인은 법조문의 모호한 문구들에서 촉발된다. ‘여부’나 ‘수준’을 가름하기 위한 기준과 경계는 ‘각 부분들 간에 중복과 전체에 대한 누락’이 없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그 표현이 명확해야 한다. 그렇지 못한 경우, 이해관계자 상호 간에 상이한 해석과 대응을 불러일으켜 궁극적으로 분쟁으로 이어질 여지가 농후하다. 상가임대차법 조문의 모호한 표현들은 살펴보면 [표 2]와 같다.

한편 앞에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권리금 회수 가능기간을 둘러싼 첨예한 대립도 있음을 밝혀둔다. 간략히 설명하자면, ‘권리금 회수’가 ‘계약갱신 청구권’ 행사기간(개정 전 5년 → 개정 후 10년) 내로 한정되는지에 관한 논쟁이다([표 3] 참조). 이에 대해서는 하급심에서의 해석이 상반되는 만큼 대법원의 판결을 지켜봐야 할 것이다.

 

 

 

 

   

 

 

 

 

 

 

 

 

 

다음은 현실성의 결여를 지적하고자 한다. 이에 따른 분쟁은 대개 권리금의 금액 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데 기존 임차인과 신규 임차인 간 정상적인 권리금 계약인 경우, 통상 시장에서 형성된 시세를 토대로 쌍방 합의를 통해 그 금액이 산정되는바 분쟁의 소지가 없다고 할 것이다. 결국 임대인의 방해로 임차인이 권리금을 회수하지 못했을 경우에 한해, 임대인에 대한 손해배상 금액을 산정할 때 비롯된다.

상가임대차법에서는 임대인의 방해로 임차인이 권리금을 회수치 못했을 경우 임대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제10조의 4 제3항). 또한 그 손해배상액은 ‘신규 임차인이 지급하기로 한 권리금’과 ‘임대차 종료 당시의 권리금’ 중 낮은 금액이어야 한다고 규정하는데, 이는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그 효력이 없다는 편면적 강행규정에 정면으로 위배될 가능성이 있다. 후자는 법 제10조의 7에 따라 고시된 기준을 통해 산정되는데 전자가 낮은 금액일 경우 그나마 다행일 테지만 후자가 낮은 금액일 경우, 임대인의 위법적인 방해가 없었다면 전자의 높은 금액을 취했음이 당연함에도 임대인의 위법적인 방해가 있었으니 후자의 낮은 금액을 취해야 한다는 모순적 상황이 발생한다. 결국 이러한 법의 허점을 악용해 임차인의 권리를 갈취해 부당한 이득을 챙기려는 시도가 없기를 바라야 할 것이다.

이상의 논의를 통해 결론적으로 현 상가임대차법은 ‘임대차계약’에 있어 상대적으로 약자일 수밖에 없는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함이라는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그 안의 내용(법조문)들이 지닌 불완전성(‘명확성’과 ‘현실성’의 부족) 때문에 애초의 취지를 온전히 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모든 여타의 기준들에 앞서 객관적 기준의 요체여야 할 법이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함에 따라 결국 소송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통해서만 시시비비를 가릴 수 있는 비(肥)효율성을 낳고, 궁극적으로는 사회적 갈등의 확대, 사회적 비용의 증가를 가져온다.

무엇이든 첫술에 배부를 순 없다. 하지만 사회 구성원들이 의사(意思) 활동을 결정하고 그 선택의 ‘옳고 그름’을 가늠하는 기준의 경우, 그 파급력의 정도가 클수록 보다 신속하고 정확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못할 경우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상기의 결점들이 보완되고 또 현실에 좀 더 부합되는 방향으로 개정이 추진될 수 있기를, 나아가 해당 법이 임대인과 임차인이 적대 혹은 경쟁관계를 탈피해 상생의 동반자이자 조력자의 관계로 변모하는 데 마중물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하며 본 글을 끝맺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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