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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음식점 사장들도 종종 실패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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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09  13:2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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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사람 2019.8 P.50-52]

   

editor 창업통 김상훈(외식컨설팅 전문가) photo shutterstock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상권에 나가보면 경기 불황의 파고를 잘 이겨내면서 쾌재를 부르는 음식점들도 많다.

하지만 경기가 어려울수록 실패의 쓴잔을 마시는 음식점 경영자들이 더 많아 보인다. 현재 실패하고 있는,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외식경영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사업적인 역량이 떨어지는 초보 창업자만 실패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금방 알게 된다. 수십 년 외식업 분야에 종사한 경력을 지닌 베테랑 창업자들도 실패나 시행착오를 겪는 사례가 자주 노출되고 있는 현실이다. 왜일까? 공급과잉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국내 외식 창업시장을 두고 초보 창업자들의 무덤이라고 얘기하는 분들도 있다.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경험적인 노하우까지 갖춰져 있지 않다면 성공률은 더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국내 상권의 속내를 꼼꼼히 살펴보면 초보 창업자 못지않게 베테랑 창업자로 통하는 이른바 ‘선수 창업자’들의 실패 사례도 심심찮게 발견되곤 한다. 필자는 선수 창업자들이 실패하는 유형과 실패 사례 분석에 매우 관심이 많다. 분명한 것은 성공한 점포가 그렇듯, 실패하는 음식점 또한 반드시 이유는 존재한다. 그 이유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시행착오와 실패를 줄이는 노력은 누구에게나 중요한 화두이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국내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6000개에 달한다. 이 중 75%인 4500개 남짓의 브랜드는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다. 한식 프랜차이즈의 최초 브랜드는 1990년대 초 ‘놀부’에서 비롯됐다. 이후 수많은 브랜드가 생겨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야말로 베테랑 선수 창업자들의 경연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외식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누구나 알 만한 브랜드를 운영하는 유명한 외식업체들이 신규로 내거는 브랜드마다 승승장구할까? 현실은 그렇지 않은 케이스가 더 많다. 사실 국내 프랜차이즈 외식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보면 초보 창업자는 별로 없다. 그럼에도 그들이 시행착오, 실패를 경험하는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유명 보쌈 전문점을 운영하던 회사에서 2차 브랜드로 수입육 전문점을 오픈하거나, 치킨집을 운영하는 업체에서 신규 브랜드로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떡볶이 전문점을 새로 오픈하기도 한다.

김밥 전문점을 운영하던 유명한 업체에서 신규 브랜드로 해산물 전문점을 오픈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고 철수한 사례도 있다. 즉,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시장에 발을 담그고 있는 베테랑 외식경영자들 중 상당수가 2차 브랜드, 3차 브랜드에선 큰 성과를 내지 못한 사례가 흔하다. 야심차게 시장에 새 브랜드를 내밀었지만 조용히 간판을 내린 사례가 많다. 즉, 1차 브랜드의 명성에 비해 2, 3차 브랜드의 성과는 생각보다 초라하게 끝나는 케이스가 넘쳐난다는 사실이다.

 

 

   

필자가 아는 한 선수 사장님 얘기를 덧붙이고자 한다. 그는 수도권 주택가 상권에서 고깃집을 10년 넘게 운영하면서 큰 성과를 거둔 50대 초반 사장님이다. 그를 만날 때마다 늘 자신감 넘치는 표정에 압도되곤 했다. 아무리 경기가 어려워도 본인이 운영하는 고깃집만은 문제없다는 표정이 역력했기 때문이다.

올해 초 그는 기존 고깃집을 그대로 운영하면서 신도시 아파트 상권을 배후에 둔 도로변 상권에 새롭게 대형 냉면 전문점을 오픈했다. 평양냉면의 기세가 하늘 높이 치솟던 시점이기도 했고, 기존의 고깃집과 비교한다면 식재료 원가 비율이 매력적인 냉면 전문점을 통해 또 다른 성과 창출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으로 이해됐다.

지난주 필자는 우연히 그 사장님이 오픈했다는 냉면집 앞을 지나갈 기회가 있었다. 그냥 갈까 하다가 그 사장님의 승승장구를 구경하고 싶다는 생각에 다시 차를 돌려서 그 냉면집을 방문했다. 선수 사장님이 새로 오픈한 냉면집에 들어가 대표 메뉴인 1만2000원짜리 평양냉면 한 그릇을 주문하고 매장 안을 살폈다.

매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했다. 새로 오픈한 지 5개월째를 맞은 냉면 전문점치고는 한눈에 봐도 썰렁한 분위기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냉면 아이템의 특성상 최대 성수기라는 점, 그것도 가장 바빠야 할 주말 저녁 피크시간대임에도 70, 80평 남짓한 홀 공간엔 빈 좌석이 더 많았다.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원인이 무엇일까를 생각했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장사 안되는 매장 이야기는 사실 뉴스거리도 아니다. 그냥 지나치면 될 것을 굳이 그 매장에 들어가서 성과 창출을 하지 못하고 있는 원인을 찾으려는 필자의 수십 년 컨설턴트 직업병을 스스로 책망하기도 했다. 얼핏 듣기로는 월 임차료가 800만 원이 넘는다는 매장이었다.

   

평양냉면 한 그릇을 먹으면서 몇 가지 생각을 정리했다. 선수 창업자 입장에서 승승장구를 유지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다시 한 번 일깨워준 매장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상권 입지 특성과 아이템 경쟁력, 냉면 맛의 품질, 구매 파워와 연결 지을 수 있는 매장 내·외부 사인물과 홍보 마케팅 부분을 조목조목 살펴보고서야 냉면집 매출 부진의 1차 원인을 정확히 간파할 수 있었다.

 

 

   

상권 현장에서 만나는 선수 창업자들의 유형은 다양하다. 한 번의 성공 케이스를 기반으로 탄탄대로를 달리는 창업자도 물론 존재한다. 하지만 외식 인생을 살아가는 비즈니스맨 입장에서 본다면 한 번의 성공 그 자체에 머무르려는 창업자는 많지 않다. 어떤 방법으로든 성공한 사업을 밑천 삼아 사업을 확장하거나, 하나의 성공 케이스를 통한 성공 가치의 확대재생산 코드를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측면에서 새로운 음식점을 추가로 오픈하거나, 성공한 모델을 프랜차이즈화하면서 기업형 사업으로 전환하기도 한다.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은 경우가 다반사다. 이유는 간단하다.

성공한 창업자의 실패 유형 중 가장 흔한 케이스는 이전의 성공 이력에 대한 자만감과 과신으로 말미암은 실패 케이스다. 세계적인 경제석학 피터 드러커는 그의 저서에서 ‘성공 창업자의 성공 이력이 현재 사업의 발목을 잡는다’고 지적한 바 있다. 성공 창업자들은 자신이 지금껏 공들여 쌓아온 사업 성과에 대한 과신과 자만이 넘치는 경우가 많다. 어느 선수 창업자 한 분이 ‘누구든 내 말만 잘 들으면 무조건 성공할 수 있다’라고 확신에 찬 주장을 하는 것을 본 적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성공적인 사업 이력이 새로운 사업을 진행하는 데 되레 방해가 되는 경우가 있다.

   

첫 번째 사업 아이템 그대로 장소만 바꿔서 새로 진행한다고 해도 이전과는 다른 수많은 상권 변수가 장벽으로 작용하는 사례도 있다. 더욱이 첫 사업과는 전혀 다른 신규 아이템을 진행할 경우 첫 번째 했던 방식대로만 진행하면 성과가 나올 것 같지만, 현실에선 생각했던 만큼 성과 창출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한번 성공한 창업자들의 또 다른 실패 유형은 주변에서 들려오는 애정 어린 충고에도 그다지 귀 기울이지 않는 것이다. 성공 창업자의 주변엔 수많은 분야별 전문가 집단이 포진해 있다. 그들 또한 성공 창업자를 바라보면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곤 한다. 하지만 한번 성공한 창업자들의 경우 이러한 주변의 의견조차 무시하는 경향이 짙다. 내 방식대로 진행하면 충분히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확신이 강하기 때문이다.

음식점 경영의 1차적인 성과는 개점 후 3개월에서 6개월이면 충분히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선수 창업자들에게는 초보 창업자들과 다른 면도 존재한다. 기대했던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매장 정리도 속도감 있게 진행한다. 안되는 매장 붙잡고 허송세월을 보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변화무쌍한 한국 외식시장에서 승승장구, 연타석 홈런을 치는 일은 어쩌면 갈수록 어려워질 수 있다.

   

세심하게 따져보고 면밀하게 판단하고 결정해야 할 것들이 갈수록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런 때일수록 경영자 입장에선 대박을 치기보다는 시행착오를 줄이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외식경영자의 순간적인 잘못된 판단과 결정은 지금까지 쌓아온 소중한 성과를 하루아침에 날릴 수 있다. 자산 손실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작은 음식점 경영자라도 덩치 큰 회사들의 경영전략실 역할을 수행하는 분야별 전문가집단의 목소리와 소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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