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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서비스 경험’을 타인과 공유하는 시대 음식점 인테리어도 ‘고객 경험’이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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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19  13:4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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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사람 2019.8 P.46-49 Interior]

   

소비자와 시장, 경쟁의 규칙, 시장 참여자들이 바뀌고 있다. 문제의 원인이 달라지고 있다면 해결책도 달라져야 한다. 경쟁의 방법도 바뀌어야 한다. 그런데도 경쟁의 방법을 여전히 ‘음식의 맛’이나 새로운 ‘메뉴 개발’에서만 찾는 사람들이 많다. 음식점에서 음식의 맛은 지금도 중요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일찍이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방향으로 급변하고 있는 외식시장의 판을 잘 읽지 못하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이제 소비자들은 단순히 음식을 소비하기 위해서만 음식점을 찾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소비 경험을 위해 음식점을 찾는다. 그리고 소비 경험의 가치를 주변 사람들과 소셜미디어로 공유한다. 음식점들은 소비자들이 공유할 만한 경험을 만들어내야 한다.

 

 

 

editor 진익준 브랜드경험디자인연구소 대표 photo shutterstock

 

 

 

 

 

 

 

 

 

   

오늘날 음식점들은 복잡한 문제들과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국내 외식산업의 규모는 최근 10년간 매출액이 65조 원에서 128조 원으로 두 배 가까이 성장했지만, 음식점들의 사업체당 영업이익률은 2008년 22.9%에서 2017년엔 8.7%로 되레 절반 넘게 줄어들었다. 음식점업의 폐업률도 23.1%로 전체 산업 평균(12.6%)에 비해 두 배 가까운 상태를 보이고 있다. 외식시장의 규모는 커졌지만 개별 음식점들은 10년째 역주행을 해온 셈이다.

 

외식산업이 이처럼 어려움을 겪는 원인을 시장 정체, 과당경쟁, 인건비 부담 증가 등에서 찾을 수도 있지만 그것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따로 있다. 소비자와 외식시장 자체가 변하고 있고, 외식산업의 경쟁 규칙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우리나라 66만 개의 음식점 중 86%가 종업원 5인 미만의 영세 자영업자들이었고 그들 간의 경쟁이었다면 이제는 정보기술(IT) 기업, 식품유통 기업, e커머스, 엔터테인먼트 기업,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으로 바뀌고 있다. 외식시장은 더 이상 고만고만한 음식점들 간의 경쟁 무대가 아니라고 봐야 한다.

 

옛날엔 지금처럼 외식문화가 발달하지 않았다. 따라서 음식점의 본래 기능은 음식을 사 먹어야 하는 지친 여행자들에게 밥과 술 또는 잠자리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중국에선 현대식 호텔을 그래서 주점(酒店)이나 반점(飯店)으로 표기하고 있다. 유럽 역시 다르지 않았다.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 부근에 문을 연 최초의 레스토랑(Restaurant)의 어원은 ‘회복하다(restore)’라는 의미를 갖고 있었다. 지친 여행자들의 원기를 회복시켜주는 음식을 파는 곳이라는 것이 불어로 음식점의 기원이었다. 이런 음식점의 본원적 기능이 음식점 선택의 기준이 되지 못하는 시대가 돼가고 있다.

 

세계 최초의 전기식 냉장고는 1913년 미국의 프레드 울프에 의해 개발됐다. 냉장고는 음식이나 식재료가 상하지 않도록 저온으로 신선하게 보관하는 장치다. 이후 가정용 냉장고의 시대가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냉각 기술의 발전으로 현재와 같은 신선식품 유통산업도 발전이 가능하게 됐다. 냉장고가 없었다면 현재와 같은 도시 생활도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냉장고의 본원적 기능은 ‘냉장과 냉동’이다. 그러나 요즘 주부들은 냉장고를 선택할 때 냉장고의 본원적 기능만 보고 선택하지는 않는다. ‘냉장과 냉동’은 이미 당연한 기능, 당연한 품질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주부들은 그것만으로는 만족하지 않는다. 세련된 디자인과 다양한 기능이 선택의 기준이 됐다. 냉장고 제조회사들은 한층 높아진 소비자의 눈높이를 만족시켜야 냉장고를 팔 수 있게 됐다.

 

음식점의 본원적 기능은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처럼 행복한 일은 없다. 맛은 음식점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었고, 물론 앞으로도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앞서 냉장고의 사례처럼 음식점의 본원적 기능인 ‘맛있는 음식 제공’은 예전처럼 절대적인 선택 기준이 되지 못할 것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음식을 포함한 음식점의 서비스 품질 수준이 비슷해졌기 때문이다. 음식점의 인테리어와 디자인도 경쟁력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 물론 독특하고 아름다운 인테리어와 디자인은 아직도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힘이 있다.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며 애착을 형성하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음식점의 인테리어와 디자인 품질도 차츰 비슷비슷해져가고 있다. 이젠 단순한 디자인만으로는 음식점이 경쟁에서 앞서가기 힘든 상황인 것이다.

 

 

 

1인 가구의 급증도 새로운 형태의 음식점과 음식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한국의 1인 가구는 약 580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28%를 넘어서고 있다. 1~2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50%를 넘어선 지 오래다. 가구 유형의 변화는 도시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크게 늘고 있으며, 삶에 대한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을 변화시키고 있다. 디지털 세대로 알려진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 출생)는 20대 초·중반~30대 후반의 디지털과 인터넷 환경에서 자란 청년들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밀레니얼 세대 인구는 1098만 명으로 추산되며 전체 인구의 21%, 1인 가구의 55.2%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이 중심이 된 ‘솔로이코노미’가 외식시장을 비롯한 세상을 바꾸고 있다.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혼술, 혼밥, 홈밥의 문화가 일반화돼가고 있다. 주점을 찾는 사람들이 줄어서 ‘주점, 하루 10곳씩 문 닫는다’는 신문 기사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디지털 간편기술의 발전과 1인 가구 증가로 배달 외식시장과 간편식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배달음식 시장 규모 15조 원 중 배달 앱 시장은 4조 원 규모이며, 매년 30% 이상 고속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배달 관련 기업들은 단순히 몸집만 키워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e커머스 기업과 서로의 영역을 넘보며 외식기업이 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출발한 음식 배달 서비스 ‘딜리버루’는 단순한 배달 대행을 벗어나 ‘가상주방-공유주방-공유매장-오프라인 푸드 코트’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엔 외식업에도 공유경제의 바람이 불고 있다. 본래 IT산업에서 플랫폼은 시설이나 서비스를 공유하면서 창업비용을 크게 낮춰 쉬운 창업을 가능케 하는 중요한 개념이었다. 이제 외식업에도 심플키친, 우버이츠와 같은 배달 전문 공유주방이 플랫폼 형태로 출점하면서 배달음식점 창업비용이 극단적으로 줄고 있다. 외식업에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온라인을 통한 음식 배달 서비스의 확대는 오프라인에 기반을 둔 음식점들의 생각이 크게 변하지 않고서는 생존하기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간편식 시장의 확대도 오프라인 음식점들에게 위협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간편식은 간편한 식사 대용, 밥과 함께 먹거나 간식으로 먹을 수 있는 반조리 및 완조리 상태의 식품을 말한다. 지난 3년간 간편식 시장의 매출은 43.3% 증가했다. 2010년 7700억 원에 불과했던 국내 간편식 시장이 4조 원(2018년)을 넘기고 10년 뒤엔 17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국보다 간편식 소비량이 2~3배 높은 유럽에선 간편식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편의점도 흔히 볼 수 있다.

 

 

 

   

 

 

 

 

음식점 경쟁력의 중요한 원천이 변화하고 있다. 외식시장의 구조가 변하고 있으며 게임의 규칙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도 바뀌고 있다. 음식점의 본원적 기능인 ‘음식’과 ‘맛’만으로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힘들게 됐다. 이제 음식점에 필요한 것은 사람들에게 기억될 만한 소비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외식업은 서비스업이다. 서비스업은 다른 산업과 구별되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중요한 특징을 지닌다. 첫째는 무형성이다. 서비스라는 상품은 대개 눈에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음식점은 인테리어, 유니폼, 향기, 소리, 소재의 촉감 등을 이용해 오감으로 느껴지게 만들어야 한다. 둘째는 이질성이다. 고객과 서비스 제공자의 감정과 기분에 따라 음식점의 서비스 품질은 전혀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따라서 음식점이 언제나 균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맥도날드처럼 서비스 시스템을 표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는 불가분성(비분리성)이다. 음식점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때 고객과 서비스 제공자는 필연적으로 대면하게 된다. 따라서 음식점은 고객과 만나는 모든 지점을 찾아내고 서비스 수준을 관리해야 한다. 넷째는 소멸성이다. 서비스는 현장에서 바로 소멸되고 고객에겐 기억만이 남는다. 따라서 음식점은 고객들의 기억에 남는 서비스 경험을 제공할 방법을 끊임없이 찾고 적용해야 한다.

 

음식점은 고객의 기억에 남는 서비스 경험을 다음의 5가지 방식을 통해 만들고 관리할 수 있다. 첫째는 감각적 경험이다. 이것은 소비자의 오감을 통한 체험에 중점을 두는 것이다. 간판, 인테리어 소재, 조명, 향기, 메뉴, 사운드와 음악 같은 것을 활용할 수 있다. 둘째는 감성적 경험이다. 이것은 고객들에게 재미와 의미가 있는 스토리텔링, 집 같은 편안함, 제품 구매를 통한 사회적 기여에 참여하게 하는 감성적 체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셋째는 인지적 경험이다.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을 제공하거나 원산지를 알려주는 것, VIP 우대 정책 등을 통해 인지적 체험을 하게 만들 수 있다. 넷째는 행동적 경험이다. 음식점에서 고객들이 체험이나 참여를 통해 브랜드 가치와 재미, 문화 등을 경험하게 만드는 것으로 다양한 이벤트 활동도 여기에 해당된다. 다섯째는 관계적 경험이다. 스마트폰 앱을 통한 예약과 주문 시스템, 고객관계 관리, 소셜미디어의 구전 관리 같은 서비스로 고객이 느끼는 체험을 말한다.

 

 

 

   

 

 

 

 

고객들의 기억에 남는 서비스 경험 중에서도 감각적 경험은 원초적이며 매우 강력하다. 대부분의 기억은 이성보다는 감각적 체험과 감정 활동에 의해 발생한다. 고객들이 음식점에 호감을 갖게 만들고 브랜드를 기억시키기 위해선 오감을 활용한 감각적 경험의 중요성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음식의 맛’이란 무엇일까? 음식의 맛에 영향을 미치는 감각은 미각뿐만이 아니다. 미각이 맛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30%에도 미치지 못한다. 인간은 시각과 청각, 후각, 촉각, 미각, 뇌의 기억 모두를 이용해 음식을 먹으며 맛을 느끼고 경험한다. 따라서 요리법 외에도 음식의 맛을 높이는 방법은 상상 외로 많다. 접시의 모양과 색, 크기, 플레이팅에 따라서도 맛은 영향을 받는다. 같은 음식이라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그릇과 식기로 식사를 하면 고급스럽게 느껴지며 맛이 다르게 경험된다. 해산물 요리나 바비큐 식사에 바다와 숲의 소리를 들려주면 음향이 양념 역할을 해서 더욱 맛있게 경험된다. 음식의 이미지, 음식점 인테리어의 색과 분위기, 지글거리는 소리나 음향 배경, 커피 향과 음악이 휘감는 카페 등을 경험할 때 뇌의 혈류량은 높아진다. 맛을 본다는 것은 뇌의 활동이다. 오감을 통해 뇌로 전달되는 분위기는 사람들의 인식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분위기는 음식의 맛과 경험에 영향을 준다.

 

이제 음식점의 인테리어는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 모두를 이용해서 기억될 만한 고객 경험, 소비 경험을 만들어야 한다. 고객이 자신의 소비 경험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타인과 나눌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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