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사람 2019. 10 P.17 Publisher's Letter]

▲ 사진 = 가짜뉴스 / Pxhere

 

가짜뉴스의 폐해

요즘은 상업적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혹은 자신을 과시하거나 남을 해할 목적으로 만들어지는 정보들이 무차별적으로 유포되고 있습니다. 나 자신이 가짜뉴스의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허위 댓글이나 가짜뉴스들이 한 사람의 인생을 파국으로 몰고 가는 사례도 허다하니 이런 시대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심각하게 생각해볼 일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그 폐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가짜뉴스가 그 마각을 드러낸 지 2년. 세계 각국이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대응 전략과 대책들을 속속들이 내놓고 있습니다. 그 면면들이 하나같이 놀랍습니다. 내용은 차치하고라도 그 과정이 치밀하고 치열했습니다. 우리 역시 논란은 많았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치밀함이나 치열함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정파적 프레임에 묶여 진영 논리만 난무했을 뿐, 그 현상의 근저에 있는 원인이나 실체를 규명하려는 노력은 극히 미흡했습니다. 가짜뉴스에 대한 논란에서 금과옥조처럼 떠받드는 이론이나 판례도 편협하게 적용됐습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면, 가짜뉴스에 대한 규제 여부를 논할 때 판박이처럼 나오는 논리가 있습니다. 존 밀턴에서 존 스튜어트 밀로 이어지는 ‘사상의 자유시장론’입니다. “사상의 시장에서 진리와 허위를 자유롭게 맞붙게 하면 결국 진리가 승리할 것”이라는 것이 핵심 내용입니다. 규제 반대론자들은 이를 근거로 “가짜뉴스가 아무리 거짓되고 조작된 것이라 해도 규제를 해선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전제가 다르고 시대적 상황이 다른데도 그 이론은 여전히 전가의 보도인 양 위세를 떨칩니다. 사상의 자유시장론은 기본적으로 인간이 이성적 존재임을 바탕에 깔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짜뉴스는 인간의 편견과 감정적 메커니즘을 파고듭니다. 그래서 더욱 위력적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존 스튜어트 밀은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중요하지만 남에게 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시각들은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가짜뉴스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지금, 그럼에도 가짜뉴스는 일상이 됐고, 일일이 팩트 체크하기에도 버거울 정도로 늘어났습니다. 가짜뉴스에 대한 경각심은 더욱 높아져야만 하고, 깨어 있는 사람들이 함께 팩트 체크에 동참해야 합니다. 우리의 당당한 요구가 ‘공범자들을 조마조마하게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래도 한참을 소수일 것입니다. 변화를 갈망하는 사람들이 깨어 있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저는 평범한 일반인으로서 한국 언론의 변화를, 더불어 시민 의식의 변화를 간절한 마음으로 외칩니다.

 

 

 

 

(사)한국외식업중앙회 회장 제갈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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