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운영, 마케팅 이해 필수

이일우 한국외식신문 선임기자
광고홍보학박사

SNS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을 ‘인플루언서’라고 한다. 유튜브에서는 5000명 이상 구독자를 확보한 채널운영자를 인플루언서로 본다. 인플루언서는 온오프라인 경계 없이 각계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정치 · 시사, 연예·엔터테인먼트, 정보 · 교육 등 마케팅과 소통이 이루어지는 모든 영역을 망라한다. 미국 인플루언서 마케팅 업체 미디어킥스(Mediakix)는 올해 글로벌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이 82억 달러(약 9조7539억원), 내년에는 100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엔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을 측정해주는 서비스가 나왔을 정도다.

SNS의 빛과 그림자가 가장 짙은 분야는 외식산업

외식산업도 예외는 아니어서 유튜브 등 SNS의 활용이 매우 활발하다. 유명 '먹방러'가 맛집을 찾아가 즉석에서 10~20인분의 먹성을 시전하는 영상이 수십만 조회 수를 기록하고 식당은 이를 마케팅에 활용한다.

백종원이 외식업 노하우를 공유하는 유튜브 방송 ‘요리비책(Paik's Cuisine)’은 올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성장한 채널 3위에 오르기도 했다. 파워 블로거를 활용한 식당 홍보는 대표적이고 오래된 인플루언서 활용 마케팅 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인플루언서 SNS 활용이 외식업 홍보 마케팅의 대세로 자리 잡은지 오래됐지만,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짙은 법. 부작용이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있다. 최근엔 ‘노튜버 존’을 내건 식당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무분별한 식당 내 촬영 및 방송으로 인한 피해를 막고자 노키즈존, 노펫존처럼 자생적으로 생겨난 일종의 캠페인이다.

유튜버는 홍보효과를 이유로 공짜음식과 서비스를 요구하기도 한다. 온라인광고분쟁조정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분쟁조정대상 488건 중 127건(26%)이 소셜홍보대행 복합계약 관련 사건이었으며, 분쟁 신청은 외식업종사자가 159건으로 가장 많았다.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SNS 홍보대행 사기가 그것이다.

SNS 꾼들에게 휘둘리지 않으려면 SNS 홍보에 대한 기본 이해가 있어야

골목상권 자영업자들이 무분별한 유튜버에 휘둘리고 사기꾼 블로거에 당하는 문제의 본질은 뭘까? 한마디로 몰라서 당한다. 예부터 사장이 주방과 카운터에서 멀어지면 그 식당은 장수하기 힘들다고 한다. 경쟁이 치열한 지금은 주방 일과 돈 계산만큼 ‘홍보마케팅’을 모르고선 지속적인 수익을 담보하기 힘들다.

‘장사하기 바쁜데 SNS 홍보까지?’라는 생각을 아직 갖고 있는 음식점 경영자는 오늘부터라도 홍보 마인드를 갖춰야 한다. 요즘은 월세를 아껴 SNS 마케팅에 투자하는 시대다. 목이 그리 좋진 않더라도 식당 분위기와 메뉴가 차별화되면 손님은 SNS 입소문으로, 길찾기 어플의 도움으로 알아서 찾아온다.

SNS는 스스로 배우고 직접 운영해야 하는 매체, 시중의 교육커리큘럼도 찾아 보자

인플루언서는 SNS 매체를 통해서 ‘경험’을 공유하는 사람들이고, SNS 마케팅은 한마디로 ‘관계 마케팅’이다. 손님의 경험, 식당과 손님의 관계를 남이 지속적으로 대신해 줄 순 없다. SNS 매체를 직접 운영하지 않는 식당이라면 오늘부터라도 시작하자. 생활 속에서 개인 SNS를 사용하듯, 손님과 이야기하듯 부담없이 콘텐츠를 올리자. 조급해서는 안 된다.

기본적으로 온라인은 길게 봐야한다. 단시간이 아니라 가랑비에 옷 젖듯 오랜기간 누적될 때 효과가 발생한다. 파워블로거 유튜버를 일회성으로 돈주고 사면 초기에 주목효과는 있다. 하지만 바로 꺼지는 거품과 같다. 경영자 스스로 콘텐츠를 하나하나 채워 넣고 소통한다면 언젠가는 꽉 찬 결실로 돌아올 것이다.

큰 회사의 홍보는 전문가 몫일 수 있다. 하지만 중소형 식당은 사업주가 업소 운영의 전반을 이해하고 모든 걸 꿸 수 있어야 한다. 식당 경영주 교육에 있어 위생교육 뿐만 아니라 홍보마케팅이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한다.

시중의 외식업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찾아서 수강하는 것도 좋다. 외식경영인 대상 교육 중에 메뉴개발과 SNS 마케팅을 포함한 커리큘럼이 의외로 많다.

마지막으로 첨언하자면 SNS는 비주얼 매체다. SNS시대에는 일반적인 메뉴일지라도 비주얼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 보기 좋은 음식이 맛도 좋은 법이다.

식품광고에서도 첫 번째 덕목은 ‘최대한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것’이다. 식당에서 음식이 나오면 사진부터 찍어 SNS에 올리는 손님들을 생각해 보라. SNS를 직접 운영할 때도 ‘비주얼’ 부분은 놓치지 말아야 한다.

저작권자 © 한국외식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