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사람> 1월호

[음식과 사람 2016-1 p.26 Hot spot] 

 

요즘 가장 주목받고 있는 단어를 꼽으라고 한다면 바로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이다. 일상 속에 있는 사물들을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것을 말한다. 사물인터넷 활용은 외식업도 예외일 순 없다. 외식업 풍경을 바꿀 사물인터넷 세상 속으로 미리 들어가보자.

 

한식당을 운영 중인 A씨. 점심 영업을 준비하기 위해 오전 9시쯤 매장에 도착했다. 새벽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장을 보던 이전과 비교하면 영업 준비가 늦은 셈이다. 하지만 A씨는 직원들과 함께 커피를 마시며 느긋하게 하루 일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점심 영업 준비는 대체 언제 하냐고?

이미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으로 작동되는 스마트 냉장고와 식자재 창고의 센서가 수십, 수백, 수천 가지의 데이터를 분석해 하루에 필요한 적정량에서 모자라는 식자재는 새로 주문을 넣고, 유통기한이 지나 버리고 처리할 것은 따로 분류해놓았다. 또 그날의 날씨와 각종 공휴일 등을 분석해 예상 고객 인원과 가장 많이 주문될 메뉴 등도 예고해준다. 식자재 마트가 언제 문을 닫는지 체크해 미리 주문해놓아야 할 것도 착오 없도록 알려준다.

음식을 조리할 때도 타거나 넘치거나 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 가스레인지나 오븐엔 이미 조리시간이 설정돼 있기 때문이다. 온도와 불의 세기도 조리 순서에 맞게 조절된다. 이뿐만 아니다. 식당 전체의 위생 상태도 관리해 시급하게 청소할 곳과 소독이 필요한 곳 등도 알려준다.

이것은 비단 음식점만의 변화는 아니다. 고객도 마찬가지다. 사물인터넷을 이용해 고객은 음식점에 들어가거나 근처를 지나게 되면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 메뉴부터 맞춤형 할인 쿠폰, 이벤트 안내 등을 자동으로 전송받는다. 염분 측정 센서를 통해 고객은 자신이 하루 동안 섭취할 양의 염분이 초과되지 않도록 관리받는다. 전국 식당 가운데 가장 음식을 짜게 하는 곳이 어디인지도 염분 측정 센서를 통해 알 수 있다.

 

▶ 사물 간 네트워크 ‘사물인터넷’ 

사물인터넷 시대가 도래하면 음식점에도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냉장고 안에 보관된 식자재의 유통기한이 지나면 알아서 체크해주고, 사물인터넷과 연결된 스마트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버리면 자동으로 스캔해 해당 제품을 다시 주문해준다. 전기나 수도 계량기는 검침원이 찾아오거나 거주자가 확인하지 않아도 정해진 날짜가 되면 스스로 검침기관에 통보하고, 사용하는 전동칫솔이 칫솔질의 시간이나 패턴을 파악해 충치 발생 가능성이나 칫솔모 마모로 인한 교체시기를 알려준다.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꿈같은 이야기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펼쳐질 현실이기도 하다. 바로 사물인터넷의 세계다. 

사물인터넷이란 생활 속 사물들을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해 정보를 공유하는 환경을 말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인터넷을 기반으로 모든 사물을 연결해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간의 정보를 상호 소통하는 지능형 기술 서비스다. 가전제품, 전자기기뿐만 아니라 헬스케어, 원격검침, 스마트홈, 스마트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물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모든 사물에까지 네트워크 연결을 제공하는 네트워크의 네트워크라고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정의하기도 했다. 영어 머리글자를 따서 ‘아이오티(IoT)’라 약칭하기도 한다. 이 용어는 1999년 미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오토아이디센터(Auto-ID Center)의 케빈 애시턴 소장이 향후 전자태그(RFID)와 기타 센서를 일상생활에 사용하는 사물에 탑재한 사물인터넷이 구축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후 시장 분석 자료 등에 사용되면서 대중화되었다.

▲ 사진 = Pixabay

▶ 외식업계 패러다임 바꿀 수도

지금까지는 인터넷에 연결된 모든 기기들이 정보를 주고받기 위해서는 인간의 ‘조작’이 필요했다. 하지만 사물인터넷의 세계에는 인간의 개입이 필요 없다. 인간의 조작이나 도움 없이 서로 알아서 정보를 주고받으며 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식업도 사물인터넷 세상과 별개일 수 없다. 외식 인구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며, 이에 따른 고객들의 정보 요구는 더욱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사물인터넷은 박근혜정부의 대표적인 ‘차세대 육성산업’ 중 하나다. 사물인터넷은 스마트폰 이후 경제혁신을 일으킬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사물인터넷의 부가가치가 어마어마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사물인터넷이 결합된 상품의 부가가치는 적게는 3배에서 최대 10배까지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면 미국의 벤처기업 위딩스가 만든 체중계는 센서를 부착해 체중, 근육량, 지방량 등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체크되고 스마트폰이나 개인용 컴퓨터(PC)로 전송되어 관리가 가능하다.

평범한 체중계가 3만~5만 원이라면 센서를 달아 사물인터넷 베이스를 활용한 체중계의 가격은 10배가량 뛰어 27만 원 정도로 책정되어 있다. 의류와 신발, 의자 등등 그야말로 사물이라면 그 어떤 것이라도 센서와 만나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변신한다. 

외식업계도 사물인터넷 세상에 대비해야 할 뿐 아니라 이를 기회로 인식하고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미 캐나다의 한 IT 스타트업(설립한 지 오래되지 않은 신생 벤처기업)은 식당에서 흔히 사용되는 냉장고, 냉동고, 오븐, 가스레인지 등에 각각 인터넷에 연결된 센서를 부착해 적정 온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해 유지케 함으로써 음식 부패, 과열, 화재 등으로 생기는 피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면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의 사물인터넷 시스템을 북미 지역에 약 400여 지점을 보유하고 있는 한 피자 체인이 시험 운영하기로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음식점 운영체계가 변화하고, 사물인터넷을 통해 외식업이 겪고 있는 구인난, 임대료 폭등, 조류독감과 같은 천재지변 등에 한발 앞서 대응할 수도 있게 될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외식업 자체의 패러다임이 바뀔 수도 있다. 이제 외식업계도 사물인터넷에 주목해야 할 때다.

*글 : 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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