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갑한양사이버대학교교수
김영갑한양사이버대학교교수

음식점 라이벌은 편의점과 온라인 쇼핑몰

누구나 쉽게 창업하는 음식점. 그만큼 망하기도 쉬운 사실은 다양한 통계로 확인할 수 있다. 2016년 기업생멸행정통계에는 음식점 창업 1년 이내 망하는 비율이 40%로 나타났다.

음식점은 진정 오랫동안 유지하기 힘들고 경쟁이 가장 치열한 업종이다. 음식점의 경쟁구도가 변하는 것은 더 큰 문제다. 음식점 라이벌은 인근의 음식점이 아니다. 강력한 경쟁자는 편의점이나 온라인 쇼핑몰이다. 편의점과 홈쇼핑, 온라인 쇼핑몰이 음식점의 최대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집에서 식사를 하지 않고 외식을 하는 이유를 생각해 보자. 가장 큰 이유는 ‘편리성’이다. 가정에서 식재료를 구매해 직접 조리하고 치우는 일은 번거롭다. 편리성만 생각하면 음식점보다 편의점이 유리하다.

배고픔을 해결할 때 음식점에 가는 것보다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먹는 것이 훨씬 편리하다. 실제로 점심 수요가 많은 오피스상권이나 대학상권에서는 음식점이 편의점에게 많은 고객을 빼앗기고 있다.

홈쇼핑이나 온·오프라인 쇼핑몰도 마찬가지다. 주머니 사정이 가벼워진 소비자와 1~2인 가구들이 가정간편식(HMR) 소비를 늘리고 있다. 편의성을 무기로 성장하는 가정간편식은 주로 홈쇼핑이나 온·오프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하고 있다. 배달전문점도 홀 판매 중심의 음식점 수요를 뺏어가는 외식업종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간한 ‘2019 대한민국 외식 소비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 외식 빈도는 2018년 월 13.9회에서 2019년 13.0회로 줄었다. 한편, 배달외식 빈도는 월3회에서 3.4회로 증가했다. 식사를 편히 해결하려는 1인 가구와 식사 준비 시간을 줄이려는 맞벌이 가구 등이 배달음식을 선호하고 있다는 증거다.

‘무엇을 파느냐’보다 ‘어떻게 파느냐’로 승부하라

음식점이 편의점, 홈쇼핑, 온·오프라인 쇼핑몰, 배달전문점과 경쟁해 이기는 방법은 무엇일까. 답은 서비스와 체험으로 승부하는 것이다. 서비스와 체험은 편의점보다 음식점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점심에는 편의점이 유리할지라도, 마음 편히 식사하며 시간을 즐기고 싶은 저녁에는 음식점이 유리하다. 오랜만에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즐기려는 주말 외식에도 서비스와 체험으로 승부하는 음식점이 유리하다.

한마디로 ‘무엇을 파느냐’보다 ‘어떻게 파느냐’에 집중해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무엇을 파느냐는 식사를 간편하게 해결하려는 소비자에게 집중하는 사업모델이다. 하지만, 어떻게 파느냐는 특정한 목적으로 시간을 즐기거나 식사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소비자에게 집중하는 사업모델이다.

고객이 음식점에서 얻고자 하는 것이 배고픔과 같은 생리욕구를 해결하는 것이었다면, 최근에는 행복함과 자존감을 얻는 체험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식사의 내용, 과정, 그리고 공간을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은 심리도 더해진다. SNS 공유도 중요한 식사의 목적이다.

이러한 점을 생각하면 음식점 성공의 열쇠는 ‘어떻게 행복한 체험을 하게 만들고 세상에 자랑할 수 있는 요소를 제공하느냐’에 달려있다.

저작권자 © 한국외식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