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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산책] 띤장대학교 남베트남(South Vietnam Folk Ricecake Festival) 민속 떡축제가 흥겨운 이유그간 잘 몰랐다. 쌀의 고장 메콩지역, 떡 많이 해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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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1.12  19: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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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진 논설위원

(전)기자협회장

지역신문발전위원회

부위원장

 

 

“이게 왠 떡이냐?”란 속담이 지난해 11월 나에게 현실이 됐다. 베트남 메콩지역의 떡축제에 심사위원으로 초대받은 것이다. 베트남의 경제수도라는 호치민에서 남쪽으로 80여km 떨어진 띤장성의 성도인 미토시에 있는 띤장대학교(Tienjiang University)에서 열린 남베트남 민속떡축제였다. 베트남 북쪽 홍강 유역의 홍강평야 한가운데 하노이가 있다면 남베트남에는 호치민시(옛 사이공) 남쪽으로 메콩강 하류 델타지역이 있다. 이곳 논에서는 1년에 삼모작이 가능해 세계 1위의 쌀수출국이 됐다.

5시간여의 비행기를 타고 호치민시 턴션넛공항에 도착했다. 나를 초청해준 BJ실크 베트남지사장인 김태환사장과 VCG(Vietnam Consulting Group)의 득(DUC)사장과 만나 곧바로 후배 토니 짠의 자동차로 미토시를 향했다. 고속도로가 아닌 2차선 고속간선도로인데다가 차량이 많아 2시간 반이나 걸렸다. 간단히 부총장의 대학소개를 받고 근처 연못 안 정자에 있는 연회장에서 총장 주재 만찬을 가졌다. 음식이 화려했다.

삶은 오리고기, 찐 생선, 고기튀김 등 많이 보던 음식들이었지만 미꾸라지튀김과 코코넛 크기만한 큰 자몽이 특이했다. 생선튀김이 우리 추어탕에 많이 쓰는 동글이 미꾸리가 아니라 몸통이 조금 납작했다. 옆에 앉은 베트남인인 대외협력처장에게 물어보니 “진흙 속에 사는 민물고기인데 특히 남성들에게 좋다”고 씩 웃는다. 납작이 미꾸라지다. 중국의 영향인지 베트남과 한국의 풍습이나 음식이 많이 닮았다.

띤장대학 내 초대소에서 하룻밤을 자고 아침 일찍 서둘렀다. 프랑스식으로 대학캠퍼스가 3곳인데 본부 캠퍼스에서 떡축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행사장에 다다르니 200여명의 인원이 보여 재료 준비에 한창이다. 들뜬 잔치분위기다. 대학생들부터 교수와 교직원, 인근 동네사람들, 주변의 군대까지 참여했다. 주최한 득사장과 부총장의 개회 선언에 이어 갑작스레 한국에서 온 심사위원 자격으로 축사를 시켰다. 한국과 베트남의 쌀과 떡문화의 공통점을 강조했다.

 

   
▲ 남베트남 민속떡 축제. 필자가 심사위원으로 참석했다.

 

심사는 출전 17개 팀의 작품을 짠맛과 민맛, 두 부문으로 나누었다. KOICA에서 파견된 두 분 선생님과 나, 김사장 4명의 한국측 심사위원들은 띤장대 한국어강사인 떤년씨의 통역으로 2시간여 30여개 팀을 돌았다. 그들이 정성스레 만든 떡과 요리를 맛보며 모양, 시간, 맛과 냄새, 위생과 준비상황 등 4부분에 각각 점수를 매겨 순위를 정했다. 절반을 돌기 전에 벌써 배가 꽉 차 나머지는 맛만 보는 수준이었다. 떡은 우리와 비슷한 맛이었는데 곁들인 고기나 수프가 닭이 아닌 오리고기인 점이 달랐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나는 1년에 2번 방학을 이용해 태국, 베트남을 방문한다. 태국에는 대학 선후배와 한국성당 신자들이 있어 골프를 함께 치고 호치민에는 사업을 하는 후배들이 있어 짧게 들른다. 더운 나라들이지만 한 10년 다니다보니 익숙해졌다. 외국여행이란 먹을 게 맞아야 즐겁다. 세계 4-5위의 음식이라고 하는 태국의 똠양꿈, 푸팟통커리나 베트남의 쌀국수, 분짜(돼지고기구이를 얹은 쌀국수), 반미 등이 내입에 맞는다.

태국과 베트남은 쌀의 나라들이지만 그간 떡은 잘 안보였다. 지으면 날아갈 듯한 안남미가 주라 찰진 떡은 보기가 어려웠다. 바나나잎에 싼 찰밥(sticky rice) 정도를 먹어봤을 뿐. 쌀의 고장인 메콩지역에 떡을 많이 먹는데 그간 잘 몰랐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충청도 시골에 살아서 떡과 친했다. 봄에는 쑥떡이나 쑥버무리, 겨울에는 팥을 얹은 시루떡, 때마다 콩가루를 뭍인 인절미, 명절 때 떡판에 곱게 찍은 절편에다 떡국 떡, 동지팥죽이나 호박범벅에 들어가는 새알심까지 떡과 친했다.

베트남 신년 설날(tet)명절은 대단하다. 거의 1주일정도 온 나라가 먹고 마시고 논다. 중국의 춘지에(春節) 명절 같다. 우리도 중국의 영향으로 구정을 설날로 친다. 우리는 가을걷이를 한 햇곡식을 조상께 바치는 한가위 명절(추석)이 설과 비슷한 대접을 받는다. 이때 만드는 떡이 송편이다. 중국 양자강 남부와 베트남의 메콩지역은 항상 따뜻해 1년에 3모작을 한다. 그래서 서양의 추수감사절 같은 추석명절이 거의 없단다.

 

   
▲ 베트남 현지서 만들어 전시한 떡

 

우리에게 설날, 한가위 명절이 있는 한 가래떡과 송편이 없어질 수 없다. 아무리 서구식 빵으로 입맛이 돌아갔지만 나이 한 살 더 먹기 위해 떡국을 먹어야 하고 조상섬기기에 송편을 차례 상에 올려야 한다. 60-70년대 미국으로 이민 간 교포들이 2세 아이들의 이름을 밥(Bob)과 떡(Doug)으로 많이 지었듯이 우리 DNA에는 오랜 '떡 맛'이 들어있다. 베트남 떡 축제가 나에게도 흥겨웠던 이유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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