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식과사람
음식점 메뉴로 추천! 팔도 명가 내림음식서울 민유홍 선생 댁 - 가리찜, 계탕, 더덕장아찌, 삼색 감로빈
음식과사람  |  food7916@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0.01.15  11:55:28
트위터 페이스북 kakaos kt url

[음식과사람 2020.01 P. 73-75 Recipe]

   
▲ 서울 민유홍 선생 명가 내림음식 ⓒ음식과사람

 

명가 내림음식- ⑲ 서울

음식점 메뉴로 추천! 팔도 명가 내림음식

사라져가는 전국 팔도의 우리 음식을 찾아내고 지키기 위해 각 지방과 집안에 전해져오는 ‘내림음식’을 연구하는 분들이 있다. 각자의 어린 시절 집안에서 먹어오던 음식을 통해 우리 음식의 뿌리를 찾고, 재현하고, 비교해보고, 후손에게 알리는 일을 사명으로 여기는 이들이다. 이분들이 공들여 완성해낸 명가 내림음식 레시피를 <음식과 사람>에 소개한다. 새로운 메뉴 개발에 늘 목말라하는 외식업계에 좋은 ‘소스’가 될 것을 기대하며, 아울러 한국 전통 음식이라는 한식의 DNA를 21세기 우리 음식점 식탁으로 새롭게 소환해내는 일에 좋은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


editor 김진수 자료 제공 (사)한국전통음식연구소

 

 

이야기가 있는 맛의 철학
서울 민유홍 선생 댁 -
가리찜, 계탕, 더덕장아찌, 삼색 감로빈

내 어머니는 예사롭지 않은 솜씨와 덕을 갖춘 보기 드문 종가의 며느리였다. 독립유공자이셨던 할아버지와 국회 후생과장까지 지내신 아버지 덕분에 늘 들고 나는 손님 치르는 일이 어머니의 일상이 될 만큼 고단한 삶을 사셨는데도, 얼굴 한번 찡그리는 일 없이 항상 미소를 잃지 않으셨다. 여섯 명이나 되는 우리 형제들을 키우며 대가족 살림을 도맡아 하는데도 무엇 하나 흠잡을 데 없이 척척 해내시곤 했는데, 내 눈에 그런 어머니는 언제나 크고 멋진 여인으로 보였다. 어머니도 자식들 중 내가 막내라서 그런지 다른 형제들보다 더 품에 안고 애틋하게 대해주셨다. 자식은 내리 사랑이라고, 어쩌면 당신을 많이 닮은 막내라서 내게 더 각별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어머니의 그런 각별한 애정 때문이었는지 나는 유난히 어머니를 따라다녔고, 어머니가 있는 곳엔 구수한 입담이 담긴 음식 이야기가 항상 빠지지 않았다. 할머니와 어머니는 언제나 윗대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우리 집안의 전통음식부터 지역의 특색이 담긴 향토음식까지 폭넓게 알고 계셨는데, 그때마다 나는 두 분의 이야기와 음식 솜씨에 홀딱 반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두 분이 나누는 음식 이야기 속에서 나는 한 집안의 전통과 역사, 문화가 고스란히 살아 있음을 느꼈고, 그 전통을 지켜나가는 일이야말로 내가 해야 할 최고의 가치라는 걸 깨달았다.

음식이 약이 되는 것은 식재료 하나하나마다 가지고 있는 맛과 색, 특성이 서로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고, 사람과 음식도 궁합이 있어 자신에게 잘 맞는 음식을 먹어야 건강할 수 있다. 내가 할머니와 어머니로부터 배운 것은 음식의 맛을 내기 위한 조리법과 요령이 아니라 그 음식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와 건강을 지켜주는 맛의 철학이다. 안타깝게도 세월이 많이 흘러 그 기억들이 흐려질까 걱정이지만, 아직은 내 가슴과 손이 내 어머니의 맛과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어 지금도 음식을 공부하는 게 즐겁고 행복하다.

나는 인기를 추구하는 음식보다 건강과 행복을 챙길 수 있는 우리 내림음식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 땅의 기운과 하늘의 기운을 담고 있는 우리 음식이야말로 세계적인 음식이다. 해서 나는 오늘도 어머니가 들려주시던 옛사람들의 이야기를 떠올린다.

 

바쁜 손놀림의 추억 가리찜

가리는 갈비를 이르는 옛말이다. 내가 어릴 땐 그리 흔한 음식이 아니어서 여느 집처럼 명절 때나 집안 어른의 생신 때가 돼야 해 먹었다. 어머니의 가리찜은 별다른 양념이 없어도 고기가 아주 부드럽고 연하며 깊은 맛이 났다. 항상 넉넉하게 만들어주신다고는 하셨지만 우리 남매들에겐 늘 모자라 가리찜이 상에 오르는 날이면 언니·오빠들의 바빠진 손놀림이 그때만큼 얄미운 적도 없었다.

재료 및 분량
소갈비 600g, 물 6컵, 표고버섯 3개, 송이버섯 2개, 석이버섯 2장, 계란 1개 갈비양념 : 간장 4큰술, 설탕 2큰술, 다진 파 1큰술, 다진 마늘 1큰술, 후춧가루 1/2작은술, 깨소금 1작은술, 잣가루 1큰술, 배즙 100g

만드는 방법
1 소갈비는 가로 3cm, 세로 3cm, 두께 0.6cm 정도로 준비해 물에 담가 3시간 정도 핏물을 뺀다.
2 표고버섯, 석이버섯은 미지근한 물에 1시간 정도 불리고 새송이버섯은 크게 어슷 썬다.
3 갈비양념장을 만들고 계란은 황·백 지단으로 부쳐 마름모꼴로 썬다.
4 냄비에 물이 끓으면 갈비를 데쳐낸다. 냄비에 갈비와 물 3컵을 넣고 중불에서 30분 정도 끓인다.
5 끓고 있는 냄비에 갈비양념장 1/2을 넣고 졸이다가 간장이 반쯤 줄어들면 표고버섯, 석이버섯,
  새송이버섯, 잣가루와 나머지 양념장을 넣고 자작하게 졸인 후 황·백 지단과 잣을 얹는다.

Tip
1 갈비를 한번 무르게 익힌 후에 사용하면 양념이 갈비에 잘 밴다.
2 양념간장은 두 번에 나눠 넣어야 간이 고루 밴다.
3 마지막 양념을 넣은 후에 국물을 끼얹어가면서 졸이면 윤기가 난다.

 

쫄깃한 닭살의 맛 계탕(완자탕)

삼복더위가 시작되면 할머니와 어머니께서는 복날을 모두 챙기셨는데 닭을 잡아 백숙이나 맑은 계탕을 만드셨다. 닭에 인삼과 대추, 찹쌀을 넣고 푹 고아 식구들을 먹이신 것이다. 그중 맑은 계탕은 아버지께서 잘 잡수셨는데 부엌에서 닭을 삶는 날이면 언니와 나는 연신 부엌 문턱이 닳도록 들락거리느라 바쁘게 다녔다. 할머니는 그때마다 저리 가라고 하시면서도 푹 고아진 연한 닭살에 소금을 찍어 입안에 넣어주시곤 하셨다. 그때 그 닭살이 얼마나 쫄깃하고 맛있었던지….

재료 및 분량
닭 한 마리(800g), 물 10컵 양념 : 소금 1큰술, 후춧가루 1/3작은술, 녹두 녹말 3큰술, 육수 7컵, 소금 1큰술, 계란 1개, 파 1뿌리 향채 : 통마늘 5개, 대파 1/2뿌리

만드는 방법
1 닭은 먹기 좋게 썰어 끓는 물에 데친다. 냄비에 물과 준비한 닭을 넣고 센 불에 20분 정도 끓이다가 향채를 넣고 30분 정도 푹 삶아 닭은 건지고 육수는 식혀 기름을 걷어낸다.
2 삶은 닭은 살만 곱게 다져 양념을 넣고 주물러 직경 2cm 정도의 완자를 빚어 녹말을 고루 입히고 끓는 물에 넣어 완자가 떠오르면 건진다.
3 대파는 어슷 썰고 계란은 풀어놓는다.
4 육수를 끓이다가 계란 푼 것을 넣어 줄알을 치고 대파를 넣어 한소끔 더 끓으면 그릇에 완자를 담고 육수를 부어 낸다.

Tip
1 완자를 찜기에 쪄서 끓이기도 한다.
2 계란 줄알을 칠 때는 약불에서 하며 계란 1개에 물 1큰술 정도를 넣으면 부드럽게 된다.
3 육수를 차게 식혀서 기름을 걷으면 국물이 맑다.
4 향채는 고기가 익은 후에 넣어야 누린 맛 제거에 효과적이다.

 

조물조물 손맛의 그리움 더덕장아찌

어머니는 가을 추수가 끝날 즈음 장에 가서 더덕을 소쿠리 가득 사 오셨다. 더덕을 고추장 양념을 하여 구워 밥상에 올리면 조금이라도 더 먹으려고 다들 손놀림이 바빠졌다. 어머니는 잘 말린 더덕을 된장과 고추장 속에 넣어뒀다가 맛이 들면 꺼내어 참기름과 깨소금으로 양념해 기나긴 겨울 밥상에 자주 올려주셨다. 지금 그때의 맛을 흉내 낼 수 없는 건 어머니의 조물조물 하시던 손맛이 없어서일까.

재료 및 분량
더덕 600g, 된장 600g, 조청 200g 소금물 : 물 4컵, 소금 1큰술

만드는 방법
1 더덕은 통째로 깨끗이 씻어 껍질을 벗긴 후 소금물에 30분 정도 담근다.
2 준비한 더덕을 방망이로 살짝 두드린다.
3 김이 오른 찜솥에 더덕을 넣고 5분 정도 쪄서 서늘한 곳에서 꾸덕꾸덕 이틀 정도 말린다.
4 된장과 조청을 잘 섞어서 그중 1/2은 더덕과 잘 섞는다. 항아리에 나머지 된장을 깔고 더덕을 올린 후 다시 된장을 덮어서 2~3개월 숙성시킨다.

Tip
1 같은 방법으로 고추장장아찌를 하기도 한다.
2 더덕은 몸체가 고르고 너무 굵지 않은 것이 좋다.
3 더덕을 보관할 때는 흙이 묻어 있는 상태로 신문지나 랩에 싸서 냉장고에 보관한다.

 

감미로운 대추와 귤의 향 삼색 감로빈

어머니께선 비 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밀가루에 호박, 부추, 풋고추를 잔뜩 넣어 부침을 해주셨다. 세월이 흘러 궁중음식을 배우게 되면서 알게 된 감로빈은 밀가루와 찹쌀가루를 섞어 만드는데, 기름에 지져내어 달짝지근하면서도 고소하고 입안 가득 퍼지는 대추와 귤의 향은 참으로 감미로웠다. 시골 어머니 댁에 갈 때면 항상 감로빈을 만들어드렸는데 그때마다 밀가루로 만든 게 맞느냐고 물으면서 맛있게 드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재료 및 분량
흰색 반죽 : 찹쌀가루 1컵, 밀가루 1/2컵 쑥색 반죽 : 찹쌀가루 1컵 밀가루 1/2컵, 쑥 가루 약간 딸기색 반죽 : 찹쌀가루 1컵, 밀가루 1/2컵, 딸기 가루 약간 고명 : 귤껍질 30g, 대추 13개, 생강 10g, 후춧가루 0.1g, 꿀 2큰술 시럽 : 설탕 5큰술, 물 5큰술

만드는 방법
1 찹쌀가루와 밀가루를 섞어 체에 내리고 3등분해 각각 소금과 쑥 가루, 딸기 가루를 넣고 고루 비벼 다시 체에 내린 다음 익반죽하고 직경 3cm, 두께 0.5cm 정도로 둥글납작하게 빚는다.
2 고명용 귤껍질은 깨끗이 씻어 안쪽의 흰 속껍질을 저며 내고 껍질 부분만 길이 2cm 정도로 곱게 채 썬다. 대추는 젖은 면보로 닦고 살만 돌려 깎아 0.1cm 정도로 채 썬다. 생강도 껍질을 벗겨 깨끗이 씻고 길이 2cm 정도로 곱게 채 썬 후 물에 담가 매운맛을 뺀다. 귤껍질과 대추, 생강에 후춧가루와 꿀을 넣고 고루 섞어 고명을 만든다.
3 냄비에 준비한 물과 설탕을 넣고 끓여 시럽을 만든다.
4 팬을 달궈 식용유를 두르고 빚은 반죽을 약불에서 앞뒤로 지져 고명을 얹고 시럽을 뿌린다.

Tip
1 팬에 반죽을 지질 때 불의 세기를 잘 조절해야 한다.
2 생강을 얇게 채 썰어 찬물에 담가 여러 번 헹궈줘야 매운맛이 빠진다.
3 밀가루 대신 메밀을 넣으면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4 감로빈은 ‘이슬처럼 부드럽고 달콤하다’는 뜻이다.

 

음식과사람 food7916@hanmail.net

음식과사람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kakaos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발행소 : (100-833)서울특별시 중구 동호로 12길 87
제보 및 각종문의 : Tel. 02-6191-2958 / Fax. 02-6191-2996
제호 : 한국외식신문   |   창간일 : 2014년 6월 19일   |  발행인 : 제갈창균  |  편집인 : 신 훈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준영
등록번호 : 서울 아-03199  |  사업자등록번호 : 203-82-32145   |  등록일 : 2014년 6월 19일   |  종별·간별 : 인터넷신문
Copyright © 2020 한국외식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www.goodnews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