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사람 2020. 1 P79 Easy Talk]

▲ 마파두부 ⓒ위키피디아

최근 중국음식점과 중국요리가 우리나라에서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적 유행이 된 마라 열풍 때문이다. ‘마라’는 중국 쓰촨 지역의 향신료로, 저릴 마(麻), 매울 랄(辣)을 써 ‘혀가 마비될 정도로 맵고 얼얼한 맛’을 뜻한다. 화자오, 정향, 팔각 등이 들어가 마취를 한 듯 얼얼하면서 독특한 매운맛을 내는 게 특징이다.

중국요리는 맛을 중시한다. ‘눈으로 먹는 음식’(일본 요리)이 아니라 ‘혀로 먹는 음식’이다. 맛을 내기 위해서라면 이민족의 요리법, 식재료도 주저 없이 받아들인다.

중국요리의 진수로 ‘만한취안시(滿漢全席·청나라를 세운 만주족과 중국의 주류인 한족의 음식을 두루 갖춘 잔칫상)’를 꼽는 건 그래서다. 이처럼 중국 음식은 여러 나라 음식이 섞여 있는 합작품이며, 이런 잡종성 덕분에 다른 나라 사람도 중국요리에 대해선 생소함과 거부감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음식점은 일식집과 함께 한국인이 가장 편하게 생각하는 외식 장소다. 둘은 다른 점이 네 가지 있다.

첫째, 일본 음식에선 젓가락을 가로로 놓는 데 반해 중국 음식에선 우리처럼 세로로 놓는다. 둘째, 일본 음식은 담백하고 중국 음식은 기름지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담백한 중국요리도 많다). 셋째, 중국요리는 동물의 원형 그대로를 살려 요리한다. 베이징 카오야(북경오리 요리), 돼지 통구이가 단적인 예다. 반면 일본 요리에선 생선 외엔 동물의 원래 모습을 남기지 않는다. 넷째, 일본 요리에선 가축의 내장, 머리, 다리가 식재료에서 제외되나 중국요리에선 간, 콩팥, 염통, 위, 창자, 허파까지 요리의 재료가 된다. 이 점도 우리나라 음식과 닮았다.

흔히 베이징, 상하이, 광둥, 쓰촨 요리를 4대 중국요리로 꼽는다. 베이징 요리(황허 주변)는 짜장면의 본고장인 산둥 요리를 근간으로 한다. 추운 날씨가 잦은 지역의 특성상 튀김, 볶음 등 기름진 음식이 발달했고 맛이 짠 편이다. 대표 음식이 베이징 카오야다. 우리나라 중국음식점의 대부분은 베이징 요리법을 따른다. 

상하이 요리(양쯔강 주변)는 해산물이 주재료다. 간장과 설탕을 많이 써서 맛이 달고 진하다. 대표 요리는 돼지고기에 진간장을 넣어 만드는 홍사오러우(紅燒肉)다. 9월 말부터 1월 중순까지 맛볼 수 있는 게 요리도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광둥 요리(남부 해안)는 유럽, 미국 등 서양에서 가장 인기 있는 중국 음식이다. 외국과의 교류가 잦은 지리적 여건상 서양 요리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 해산물을 많이 쓰며 맛이 담백하다.

간을 싱겁게 하고 기름을 적게 써 가장 대중적이며, 건강에 유익한 요리로 꼽힌다. 팔보채, 탕수육, 딤섬 등이 대표적이다.

쓰촨 요리(서부 분지)엔 해산물이 없는 대신 야생 동식물, 채소, 민물고기 등이 다양하게 들어간다. 고추, 산초, 마늘 등을 많이 써 중국요리 중에서 맛이 가장 맵기로 유명하다.

후난성 출신인 마오쩌둥, 쓰촨성 출신인 덩샤오핑이 모두 쓰촨 요리의 매운맛을 즐겼다. 향신료도 많이 쓴다. 대표 음식은 마파두부다.

중국요리는 대개 볶거나(차오· 炒), 데치거나 쪄내서 물을 없앤 뒤 다량의 기름에 재빨리 볶아내거나(바오·爆), 튀기거나(자·炸), 음식 재료의 3분의 1가량을 기름에 잠기게 한 뒤 약한 불로 지져(젠·煎) 만든다.

중국요리는 식용유를 많이 쓰는 조리법이다. 찜에도 식용유를 넣는다. 무침에도 샐러드 기름이나 참기름을 듬뿍 뿌린다. 고기를 삶을 때도 지방이 많은 부위를 즐겨 쓴다.

식재료로 식용유, 지방을 많이 쓰고 음식에 ‘전분    (탄수화물) 옷’을 자주입히는 중국요리는 한국이나 일본 요리에 비해 열량 밀도가 높다. 단위 부피당(한 그릇) 열량이 더 높다는 뜻이다. 다이어트 중인 사람의 외식 메뉴로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중국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면 고객의 식후에 중국차를 올리는 게 좋다. 중국인은 5000년 전부터 식탁에서 차를 음료수처럼 마셔왔다. 발효시키지 않은 녹차·전차·용정차, 반(半)발효차인 우롱차·포종차·철관음차·자스민차·천로차, 후(後)발효차인 보이차 등 종류도 다양하다. 중국차는 대부분 지방 흡수를 억제하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editor 박태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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