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소비 트렌드 전망 시리즈

 ⓒ한국외식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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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20'은 대한민국 소비 트렌드를 10대 키워드로 전망한 신간이다.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는 2009년부터 매해 초 서점가 베스트셀러 코너를 빼놓지 않고 찾아오는 ‘고정 패널’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주요 서점의 베스트셀러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를 한마디로 얘기하면 ‘대한민국 소비 전망’이다. 대한민국 소비자의 행태를 쉽고 간결하게 짚어내는 솜씨가 깔끔하다. 수 십년 간 소비자를 연구하고, 이를 시장에 접목하고 검증해온 김난도 교수의 실천력은 ‘트렌드 코리아’라는 브랜드를 만들어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소비자라면 경험으로 공감할 내용들을 설득력있게 표현했다. 어려운 통계숫자를 앞세우기보다 소비자이기도 한 독자의 라이프 스타일을 쉽게 그려냈다.

올해도 ‘트렌디한’ 트렌드 분석은 기대에 벗어남이 없다. 경자년 쥐띠 해의 10대 소비 트렌드를 추억의 애니메이션 ‘마이티 마우스’로 재치 있게 풀어냈다. 10개 트렌드 키워드를 ‘마이티 마우스’의 복수형인 ‘MIGHTY MICE’ 각각의 알파벳에 맞춰 설명한다.

책의 10개 키워드를 관통하는 첫 번째 개념어는 ‘멀티 페르소나(Me and Myselves)’다. 김난도 교수는 “현대인은 다양하게 분리되는 여러 개의 정체성을 가진다. 다양한 상황과 매체에 따라 서로 다른 정체성을 그때그때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이렇게 다층적으로 형성되는 자아는 복수<復數>의 가면이라는 의미에서 ‘멀티 페르소나’라고 부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이는 트렌드 코리아 2020의 다른 키워드들뿐만 아니라 양면적 소비행태, 취향 정체성의 추구, 젠더프리 트렌드, 디지털 허언증의 확산 등 다양한 소비 트렌드의 동인을 파악할 수 있는 만능키”라고 강조한다.

이 책은 실용중심 학자의 관찰력에 인사이트를 더해 오늘날의 소비자와 시장을 현실적으로 묘사한 '트렌드 풍경화'다. 과학적인 연구방법론에 의거한 마케팅 연구서적은 아니다. 이 책의 장점이자 한계이기도 하다.

올해의 소비 트렌드와 시장은 막이 바뀌면 배경이 확 바뀌는 연극무대가 아니다. 오늘의 마케팅 상황이 내일의 소비에 영향을 주고, 현대의 소비 트렌드가 빠르긴 하지만 하루아침에 바뀌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조금은 과학적인 분석과 예측이 가미됐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책이 과학적이고 분석적이었다면 베스트셀러가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자세한 책 내용은 생략한다. 잠깐의 구글링으로 대략적인 책 내용을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구구절절이 설명하는 것은 ‘멀티 페르소나’답지도 트렌디하지도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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