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을 알면, 더 맛있는 커피

아메리카노 커피 ⓒ한국외식신문
아메리카노 커피 ⓒ한국외식신문

커피의 역사는 9세기경 에디오피아 목동 칼디가 '염소들이 먹던 까만 열매가 피곤함을 덜어준다'는 사실을 알고 재배하면서 시작됐다. 그 후 이집트 등을 거쳐 15세기에는 페르시아, 터키, 북아프리카로 퍼져 나갔다.

이슬람국가에서 유럽으로 전파된 계기는 오스만 제국이 오스트리아의 빈을 점령하면서부터다. 공직자 프란츠 콜스키츠키(Franz Kolschitzky)는 오스만제국이 퇴각하면서 비엔나에 남기고 간 대량의 커피 원두를 가지고 커피전문점을 열었다.

이때는 원두를 갈아 물에 타먹는 중동 방식이 아닌 필터를 통한 원두 방식이 인기였다. 커피는 17세기 네덜란드 상인들이 유럽 전역으로 공급한 이후, 이탈리아에서 커피가 대중화됐다.

1720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플로리안(Florian)’이라는 세계 최초의 카페가 출현한 후, 18세기부터 19세기에 걸쳐 많은 카페들이 생겨났다.

흔히 알고 있는 커피 이름인 ‘에스프레소’, ‘마키아토’, ‘카페라테’는 모두 이탈리아어다. 에스프레소는 이탈리아어로 빠르다는 뜻이고, 카페는 ‘커피’, 라테는 ‘우유’라는 뜻으로 커피에 우유를 섞은 것이다.

마키아토는 ‘흔적’ ‘마크’라는 뜻으로 스팀밀크에 에스프레소를 섞을 때 나타나는 무늬를 나타내는 말이다. 아메리카노는 미국인들이 '에스프레소에 뜨거운 물을 섞는 것'에서 불리게 됐다.

카페라떼 ⓒ한국외식신문
카페라떼 ⓒ한국외식신문

유럽 커피의 본 고장인 빈에는 '비엔나커피'가 유명하다. 커피위에 크림이 올라간 모습이다. 그런데 빈에 가면 비엔나커피가 없다. 이 커피의 원이름은 아인슈페너(einspaaner)다.

원어를 변역하면 ‘말 한 마리가 끄는 마차’라는 뜻이다. 옛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마차를 몰던 마부가 한 손엔 고삐를 쥐고 커피를 마실 때 뜨거운 커피를 쏟지 않도록 차가운 크림을 듬뿍 얹어 마신 것이 그 기원이다. 이 커피를 일본에서는 발음이 어렵다고 ‘비엔나커피’라고 부르게 됐다.

크림이 올라간 비엔나 커피 ⓒ한국외식신문
크림이 올라간 비엔나 커피 ⓒ한국외식신문

일본은 1700년경 네덜란드와 교역을 하면서 커피를 경험하게 된다. 1950년대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영향으로 커피산업이 발전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896년 고종이 '민비시해 사건'으로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해 1년 간 머물면서 마시던 '가베차'가 커피의 기원이다. 일제 강점기에는 다방이 출현하면서 민간인들도 커피를 맛보게 됐다.

커피의 대중화는 동서식품이 1970년 9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그라인드 커피를 생산하고, 1976년 12월에 세계 최초로 ‘커피믹스’를 개발하면서 '인스턴트커피 시대'를 열었다.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의 커피 선호도는 매우 높다. 2018년 국내 원두 소비량은 약 15만 톤으로 세계 6위다. 1인당 연간 353잔 커피를 소비한다. 커피전문점 매출규모로 따져봐도 미국, 중국에 이어 3위다.

커피는 아프리카 산골 염소가 먹던 열매에서 출발해 중동국가를 거쳐 유럽으로, 다시 일본을 거쳐  대한민국까지 왔다.

커피는 육체의 각성을 도와주는 음료다. 사람들 간 커뮤니케이션의 매개체 역할도 한다. 기원을 알며 마시는 커피 한잔은 '졸음을 쫓는' 금요일 오후의 반가운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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