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 · 음식점 수 65만개, 종사자 155만명. 여성 창업자가 63.6%

[음식과사람 2020.02 P.38-43 Special theme]

신규창업자에겐 시장 눈높이 파악할 데이터, 기존 창업자에겐 사업체 비교·분석할 객관적 자료

지난 12월 27일 소상공인과 관련한 중요한 조사·분석 자료가 발표됐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통계청이 공동 발표한 ‘2018년 기준 소상공인 실태조사’ 결과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소상공인 중 4만 개 표본집단을 광폭 조사해 추산한 데이터여서 소상공인시장 및 한국 외식업 경영환경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매우 객관성 있는 자료로 판단된다.

조사 시점은 2019년 8월 12일부터 1개월간이다. 외식업 경영자 입장에선 현 실태를 반영한 이 자료가 2020년대의 사업계획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이번 자료의 내용을 분석해본다.

editor 김상훈 외식컨설팅 전문가 자료 출처 중소벤처기업부, 통계청

국내 전체 소상공인 사업체 274만 개 중 숙박·음식점은 65만 개

우리나라 전체 소상공인 사업체는 274만 개로 추산되며, 전체 소상공인 종사자는 632만 명으로 조사됐다. 개인사업자 종사자는 534만 명(84.5%), 법인사업자 종사자는 98만 명(15.5%) 수준이다. 이 중 음식점 사업자를 포함한 숙박·음식점 수는 65만 개이며, 종사자 수는 155만1000명이다. 1개 업체당 평균 2.4명이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이 가장 많이 종사하는 곳은 도·소매업체이며, 89만1000개 업체에서 182만7000명이 종사하고 있다. 도·소매업체에 종사하는 소상공인이 이처럼 많은 것은 최근 온라인 기반의 인터넷 소상공인이 급속히 늘어난 결과로 판단된다.

지역별로는 전체 창업자 중에서 경기 60만1000개(21.9%), 서울 51만9000개(19.0%), 인천 13만3000개(4.8%) 등 수도권 사업체가 전체 창업자의 45.7%를 차지하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에서도 수도권 집중도가 심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순위는 경기, 서울에 이어서 부산이 45만 명, 경남 43만 명, 경북 35만 명, 대구 33만 명 순이다.

외식업시장에서 여성 창업자는 63.6%, 남성 창업자 36.4%보다 훨씬 많아

국내 전체 소상공인의 성별 특성은 남성 54.3%, 여성 45.7%다. 하지만 숙박·음식점업에선 여성 창업자가 남성 창업자보다 많음을 알 수 있다. 여성 63.6%, 남성 36.4%다. 외식시장에서는 매우 주의 깊게 들여다봐야 할 데이터로 판단된다. 여성 창업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남성 창업자들이 외식시장에서 점차 줄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연령대별 창업자를 보면 전체 소상공인시장 기준으로는 50대 창업자가 34.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40대 27%, 60대 이상 23.3%, 30대 12.9%, 20대 이하 2.4% 순이다. 40대 이상 중·장년 창업자가 전체 소상공인 창업자 중 85%를 차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반면 통계상으로 청년 창업자 수요는 미미한 것으로 판단된다. 외식업시장만 기준으로 연령대별 수요를 분석해보면 50대 35.4%, 60대 25.5%, 40대 22.4%, 30대 12.6% 순이다. 외식업 전체 창업자 중에서 50~60대 창업자가 60.9%를 차지한다. 외식업시장에서만큼은 고령 창업자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이웃 나라 일본과 유사한 현상이다.

외식업 평균 창업 준비기간 9.5개월, 1년 미만이 전체의 63.4%

국내 소상공인의 가장 큰 창업 동기는 ‘자신만의 사업을 직접 경영하고 싶어서’이며, 전체 응답자 중 58.6%에 달한다. 다음으로 ‘수입이 더 많을 것 같아서’가 31.1%, ‘좋은 일자리 취업이 어려워서 창업한다’고 응답한 수요가 7.8% 순이다.

내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창업시장에 뛰어드는 창업자가 절대 다수라는 얘기다. 즉 나만의 일, 나만의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싶기 때문에 창업한다는 마이 비즈니스, 두 번째 잡으로서의 창업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평균 창업 준비기간은 9.5개월이라고 응답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3개월 미만이 16.3%, 3개월~6개월 미만이 22.7%, 6개월~1년 미만이 24.4%다. 전체 창업자의 63.4%는 창업 준비기간이 1년 미만이라고 응답했다.

창업자들의 창업 준비기간이 예년에 비해 조금씩 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필자의 시각으로는 최소한 3년 이상 체계적인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직장생활 이후 3~4년 과정을 이수할 수 있는 지자체나 정부 지원기관 운영 실전 창업스쿨이 생겨나야 한다는 의견이다.

숙박·음식점업 평균 창업자금 1억500만원, 본인부담금은 7400만원

우리나라 소상공인의 평균 창업비용은 1억300만 원이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1억5300만 원, 숙박·음식점업 1억500만 원, 도·소매업 9800만 원, 교육서비스업 6900만 원 순이다.

숙박·음식점업 창업자 기준으로 본다면 평균 창업자금 1억500만 원 중 본인부담금은 7400만 원이고, 나머지 금액은 외부 자금으로 충당한다고 한다. 필자의 견해로는 신규창업자라면 경기가 어려울수록 본인부담금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본다.

초보 창업자일수록 금융 부담을 줄이고, 자기자본 100%로 창업하는 눈높이 교정이 필요하다. 단, 창업자금이 적을수록 편의성 높은 프랜차이즈 창업보다는 내 몸이 힘든 아날로그 타입 외식업시장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숙박·음식점업 창업자 월평균 매출액 1000만 원, 한 달 영업이익은 258만원

국내 전체 사업체당 연간 평균 매출액은 2억3500만 원이고, 연간 영업이익은 3400만 원으로 조사됐다. 숙박·음식점업으로 한정하면 연평균 매출액은 1억2000만 원, 연평균 영업이익은 3100만 원으로 나타났다. 한 달 영업이익으로 환산하면 258만 원이다. 한 달 순이익 200만 원이 안 되는 외식업 창업자가 많다는 얘기다.

평균 데이터보다 높은 업종은 제조업과 도·소매업이고 평균보다 낮은 업종은 숙박·음식점업, 교육서비스업이다. 우리나라 외식업 종사자들은 전체 소상공인 평균 수익성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업시장의 공급과잉 현상이 수익률 저하로 이어지고 있는 지표로 판단된다.

숙박·음식점업 사업체당 평균 부채액은 8100만 원

숙박·음식점업의 사업체당 평균 부채액은 8100만 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5000만 원 미만의 부채가 있다고 응답한 숙박·음식점업 창업자는 전체의 절반 정도인 52.7%에 달했다.

전체 소상공인의 78.8%는 임차 사업자, 자가 매장은 21.2%에 불과

우리나라 전체 소상공인 사업체의 78.8%는 임차이며, 내 가게에서 창업하는 창업자는 21.2%에 불과하다. 수도권 상권에선 임차가 86.9%, 내 가게 창업자는 13.1%에 그쳤다. 지방으로 갈수록 내 가게에서 창업하는 창업자가 많다는 얘기다.

창업자의 평균 보증금은 2201만 원, 평균 월세는 122만 원이다. 수도권 상권 기준으로 본다면 평균 보증금 2438만 원, 평균 월세는 148만 원 수준이다. 지방상권 평균 보증금은 1939만 원, 평균 월세는 93만 원이다.

점포 구입비용에선 보증금 평균금액이 2200만 원 남짓이지만, 이는 권리금 비용이 빠진 데이터로 판단된다. 점포 권리금을 더한다면 창업자들의 평균 점포구입 비용은 5000만 원 정도로 예상할 수 있다.

소상공인의 가장 큰 경영 애로는 상권 쇠퇴로 인한 수익률 저하

소상공인들이 첫 번째로 꼽는 경영상 어려움은 상권 쇠퇴다(45.1%). 다음으로 자영업 간 경쟁 심화 43.3%, 원재료비 상승 30.2%, 최저임금 상승 18%, 임대료 부담 16.2%, 부채 상환의 어려움 9.8%, 인력 관리의 어려움 9.1% 순이다. 숙박·음식점업으로 한정한다면 1위는 상권 쇠퇴, 2위 원재료비 상승, 3위 경쟁 심화, 4위 최저임금 상승, 5위 임대료 부담, 6위 부채 상환의 어려움 순이다.

필자의 시각으로는 소상공인의 핵심적인 경영상 어려움은 소상공인 영토가 축소되고 있는 문제가 가장 크다고 판단된다. 최근 소상공인시장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대형자본의 소상공인시장 침탈 문제다.

1992년 이마트의 서울 창동점 개점 이후 전국적으로 500개 대형마트의 출점, 스타필드와 롯데몰 같은 복합쇼핑몰의 출점, TV 홈쇼핑 시장의 급팽창, 대형자본의 온라인시장 급팽창은 소상공인 상권 쇠퇴의 주범이라고 판단된다.

소상공인, 정부에 자금 및 세제 지원 희망

소상공인의 첫 번째 희망정책은 자금 지원으로 67.2%가 응답했다. 다음으로는 세제 지원 55.7%, 판로 지원 19.3%, 인력 지원 14.0%, 정보화 지원 7.7%, 퇴로 지원 6.3% 수준이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소상공인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알 수 있는 데이터다.

숙박·음식점업 사업자의 경우도 자금 지원과 세제 지원이라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세금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음을 실감하는 조사 데이터다. 다음으로는 인력 지원, 판로 지원을 희망한다고 응답했다.

소상공인 실태조사 결과는 대한민국 창업자라면 반드시 관심 있게 살펴봐야 할 데이터다. 신규창업자 입장에선 시장의 눈높이를 제대로 파악하고 노크를 해야 한다는 의미가 크다. 기존 창업자라면 시장의 현주소를 제대로 알고, 현재 진행 중인 내 사업체를 비교·분석하는 객관적 자료다.

내 사업체의 성적표와 경쟁업체들의 평균 성적표를 비교해보면서 향후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원천 데이터이기도 하다.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책당국에 의해 실효성 있는 소상공인 정책대안이 잉태되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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