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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선진국 국민으로 살아간다는 것동네 식당도 소독과 살균에 더욱 신경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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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2.05  10:4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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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주 고용개발원장
사회복지학박사

 

서울 도심 공항 연병장에 미군 헬기가 날아들면 굉음과 프로펠러 바람이 엄청나다. 근처 병사들은 황급히 나무사이로 몸을 피한다.

헬기에서는 높은 계급의 미군과 수행원이 내릴 때도 있지만, 간호장교와 의무병도 함께 내리기도 한다. 한국군이 걸어서 이동할 때, 미군은 헬기로 이동하던 1980년대 나의 '라떼는 말야' 군 시절.

그때 미국은 부자였고 우리는 가난했다.

그렇지만 2020년의 시계 바늘은 대한항공 보잉 747의 '우한 교민 무사 귀환'을 가르키고 있다. 몇 해 전 발리 화산폭발 때도 정부는 비행기를 보내 우리 국민을 보호했다.

대한민국 공동체 일원으로 완전한 보호를 받고 있다는 그 '짜릿한' 느낌은 여느 나라 국민이 쉽게 경험할 수 없는 것이다. 자국민을 위해 비행기를 보낼 수 있는 나라는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선진국만이 가능하다.

선진국이란 모름지기 강건한 공동체 의식을 갖춘 나라를 말한다. 강건함의 최소 요체 중 하나는 국방, 소방, 경찰 등 공동체를 위해 희생하는 것을 업으로 삼는 이들을 위한 국가적 예우다.

내가 최악의 상황이 되어도 보호받을 수 있다는 믿음, 타인의 최악의 상황에 나를 기꺼이 희생해도 후회하지 않을 수 있는 나라는 진정한 선진국가의 표상이다.

최근 우리 정부의 전세기 투입으로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숨어 있던 애국자들의 서러운 마음은 한순간에 풀어졌을 것이다.

선진국의 두 번째 조건은 장애인, 아동 등 어쩔 수 없는 약자도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규약과 질서의 존재 여부다. 한 사회의 정신적 가치는 그 사회가 얼마나 사회적 약자와 함께 하려고 노력하는 가로 나타난다.

사회복지 현장에 있다 보면 아직도 어이없는 사람들을 만난다. 가족 자원봉사를 와서는 끼리끼리 모여 점심을 먹으며 부모가 자녀에게 “봤지 네가 왜 공부를 잘해야 하는지? 공부 안 하면 너도 저렇게 사는 거야”라는 말을 거침없이 내뱉는다.

아무리 좋은 차를 타고 경제적으로 갖추었더라도 정신적으로는 천박하기 짝이 없는 나쁜 예다. 자원봉사를 왔지만 ‘공부를 왜 해야 하는 가’를 가르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셈이다.

자녀들에게 함께 살아가는 최소한의 노력, 그것은 국가가 해야 할 일과 개인이 해야 할 일로 나눠진다. 국가는 안전망을 구축하고 개인은 그 안전망을 지키기 위해 세금을 낸다.

참된 부모라면, 국가의 안전망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 있을 때, 그 약자를 돕는 것이 공동체의 균열을 막는 것이라고 알려 줬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가 자라 군대에 가서 기꺼이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것을 당연한 책무라 생각하고, 전세기를 타고 감염지역으로 가서 우리 국민 누군가를 보호하는 항공인, 의료인, 경찰관, 소방관으로 자랑스럽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우리 공동체가 위협받고 있다. 나의 건강을 위함이기도 하지만 공동체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손발을 자주 씻고, 마스크를 써야 한다.

동네 식당도 소독과 살균에 더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위기를 극복해야 공동체를 지킬 수 있다. 십시일반<十匙一飯>, 공동체의 건강은 밥 한 숟가락의 마음을 모으는 것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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