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우리동네 가게 아트테리어’ 올해 사업 본격 추진

[음식과사람 2020.02 P.52-53 Hot feature]

서울시가 청년 예술가와 동네 가게를 연결해 점포 환경을 개성 있게 바꿔주는 ‘우리동네 가게 아트테리어’ 사업을 올해 본격 시행한다. 소상공인 가게는 개성 있는 디자인을 통해 시각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예술가에겐 업무 경험과 소득을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하려는 취지다.

editor 조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석촌주막보리밥’은 전통 음식점임에도 깔끔한 인테리어로 젊은 고객도 많이 찾아오는 가게다. 점주 A 씨는 이 같은 점을 부각해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할 방안을 고민하던 중 ‘우리동네 가게 아트테리어 사업’에 지원해 청년 예술가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가게를 찾은 청년 예술가 문서영 씨는 우선 가게가 앞서 카페로 운영될 때 사용하던 가지각색의 조명부터 바꿨다. 전통적인 느낌이 나되 더 밝고 효율이 좋은 등불 모양의 LED 조명을 직접 제작한 것. 메뉴와 가격이 바뀔 때마다 직접 수정해 사용하던 지저분한 메뉴판은 내용 변경 시에도 메뉴가 하나씩 쓰인 나무판만 바꾸면 되도록 했으며, 글씨는 문 씨가 직접 캘리그래피로 제작해 제공했다.

마지막으로 가게의 메뉴 중 하나인 ‘털레기 수제비’는 문의가 꽤 있음에도 이에 대한 이미지가 정확히 표현되지 않은 상황. 문 씨는 이를 이색 메뉴로 특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포스터 2종을 제작해 점포 안에 전면 배치했다.

A 씨는 “점포가 전통 음식점의 멋을 살리면서도 젊은이들에게까지 어필할 수 있도록 깔끔하게 개선됐다. 주변 상인들도 사업에 관심을 보인다”며 만족감을 전했다.

▲ 아트테리어 지원을 받기 전(왼쪽)과 후의 모습 ⓒ서울시

낡은 점포, 예술가 아이디어로 새 단장
점포당 약 100만 원 개선비용 지원

서울시가 ‘우리동네 가게 아트테리어’의 올해 사업을 본격 시행한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서울 시내 자치구에서 직접 지역 내 소상공인과 회화, 전시디자인, 공예 등 시각예술 분야 전공 청년 예술가를 연결해 점포 디자인 개선을 돕는 사업이다.

소상공인 점포는 전문적이고 개성 있는 디자인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예술가에겐 실무 경험과 더불어 실질적인 소득을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선정된 소상공인 가게엔 약 4개월간 청년 예술가와의 미팅을 통해 간판 디자인, 벽화, 윈도 페인팅 등 점포 내· 외부의 시각디자인 개선부터 상품 및 인쇄물 디자인 등을 맞춤형으로 지원하며 100만~120만 원의 개선비용을 지원한다(지원 금액을 초과하는 비용은 점주 부담). 청년 예술가의 인건비는 서울시가 전액 부담한다. 

앞서 서울시는 ‘우리가게 전담 예술가’라는 이름으로 2016년 사업을 시작해 지난해까지 서울 전역의 식당, 카페, 사진관, 게스트하우스 등 다양한 업종의 230여 개 점포의 디자인 개선을 지원했다. 사업에 참여한 청년 예술가는 4년간 약 140명에 이른다. ‘우리가게 전담 예술가’가 서울 전역의 소상공인 점포를 폭넓게 지원하는 사업이라면 ‘우리동네 가게 아트테리어’는 해당 자치구 내 골목상권 등 특정 상권의 집중적인 환경 개선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지난해 선정된 종로(50곳), 송파(30곳), 금천(39곳) 등 3개 자치구는 올해 1월까지 시범사업 성격으로 총 119개 점포를 지원했다. 특히 종로구는 동대문 신발상가 A·B동의 청계천변 도로 인접 상점 50곳에 대해 오래된 천막을 교체하고 간판, 진열대, 방범 셔터 등에 상점의 특색을 담은 디자인을 적용해 낡고 특색이 부족한 상점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서울시는 다가올 4월부터 올해 사업을 진행할 자치구 모집을 시행한다. 이후 사업 수행업체 선정을 거쳐 6월엔 지원을 희망하는 소상공인 및 예술가의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소상공인은 사업 수행 주체로 선정된 자치구 내에 점포를 운영하고 있어야 하며, 문의는 해당 자치구 또는 서울시 소상공인정책담당관에게 하면 된다. 점포 소재 자치구가 사업 대상지로 선정되지 않은 자는 ‘우리가게 전담 예술가’에 지원할 수 있다(4월 소상공인 모집 예정).  

서울시는 “‘우리동네 가게 아트테리어’와 ‘우리가게 전담예술가’는 소상공인과 청년 예술가가 지역에서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가는 사업”이라며 “소상공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동시에 청년 예술가에게도 다양한 작업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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