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국수 연매출 6억의 신화

[음식과사람 2020.02 P.76-79 Cooperation]

“여러분도 연매출 6억의  서민갑부가 될 수 있습니다!”

서울 잠실새내역 리센츠상가 지하의 15평 오픈형 상가에 자리 잡은 ‘윤재갑 양심칼국수’. 이곳의 주인장은 경북 영덕의 산골에서 화전민이던 노부모의 8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명절 때 말고는 흰 쌀밥 구경을 못 할 정도로 가난했다. 어른이 되어 돈을 벌면 제대로 된 칼국수를 끓여 먹겠다는 소박한 꿈을 가졌던 소년은 세월이 흘러 본인의 이름을 건 칼국수가게의 사장님이 됐고, 매년 연매출 6억 원의 성공 신화를 쓰고 있다.

editor 조윤서   photo 김성남


15평 지하 오픈형 상가에서 해마다 연매출 6억 신화 달성
온갖 재료 동원한 연구 끝에 기존에 없던 독보적 레시피 개발에 성공

30여 년간 외식업에 종사하면서 냉면, 돈가스 빼고 다 해봤다는 윤재갑(55) 대표가 이뤄낸 놀라운 성공 신화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다. 군 취사병 시절부터 손맛 좋다는 칭찬을 많이 들어 제대 후 예비 장모님, 부인 최지은 씨와 함께 분식집을 차렸던 게 처음이었다.

지금 같으면 어떻게 그랬을까 싶게 50여 가지의 기록적인 메뉴를 팔았어도 장사는 잘됐다. 하지만 어느 날 가게 바로 옆에 손칼국수집이 생기면서 손님을 빼앗기고 배달 거래처 역시 반 토막이 났다. 결국 고깃집으로 업종을 전환했지만 그마저 잘되지 않았고 궁여지책으로 고가의 돈을 주고 한 달 동안 만두 만드는 방법을 배웠다. 

“배우는 동안 저는 배달을 하고 아내는 설거지를 도맡아 했지만 월급은 없었어요. 정확한 레시피도 받지 못했죠. 눈대중으로만 배운 비법을 내 것으로 하려니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어요. 결국 온갖 재료를 다 동원해서 별의별 연구를 다 한 끝에 저만의 만두 레시피가 완성됐습니다.

이게 벌써 26년 전 일이에요. 그동안 제 만두는 점점 더 진화했고 2014년에 여기 리센츠상가 지하에 윤재갑 양심칼국수를 오픈했어요. 이제는 저녁 6시면 만두가 동이 나 발걸음을 돌리는 손님들이 있을 정도로 불티나게 팔립니다.”

메뉴를 간소화해 누구나 좋아하는 만두류와 국수류 두 가지에 주력한 것이 적중했다. 예상 외로 한여름에도 칼국수의 인기가 냉콩국수, 냉메밀국수에 밀리지 않았고 만두 역시 잘 팔렸다. 

윤재갑 성공메뉴 하나

고기만두보다 많은 고기와 아삭 배추로 속 채운 100g 김치만두
유행 타지 않는 사계절 스테디셀러, 설 명절엔 만두대란이 일어나요~

윤재갑 양심칼국수의 영광스러운 오늘을 있게 한 매출 1위 효자 종목은 뭐니 뭐니 해도 김치만두다. 트렌드를 따라 새우만두니 고기만두니 해서 속 재료를 바꿔가며 다각도로 시도해봤지만 결국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김치만두를 따라올 게 없었다고.

“윤재갑 만두는 속에 김치 대신 배추가 들어간다는 게 달라요. 매일 아침 싱싱한 배추 100kg이 배달돼오면 이걸 일일이 씻고 데치고 다져서 국산 생돼지고기와 고급 당면, 국산 양념들을 골고루 섞어서 속을 만들어요.

만두 속 만드는 건 힘이 많이 들어서 제 담당인데 요즘엔 매일 큰 플라스틱 대야에 꽉 찰 분량을 두 번 정도 만들고 있어요. 한 대야에 350알 정도 나오니까 하루에 700개 이상의 만두를 파는 셈이죠. 지난 신정 때는 하루에 2000개도 넘게 팔았어요.

이 조그만 가게에서 12월 31일 당일 417만 원어치를 팔아서 개업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네요. 휴일 없이 주말에도 나와서 만두 속을 넣은 아내가 제일 고생이 많았죠.”

부인 최지은 씨는 만두 빚는 달인이 된 지 오래다. 만두 속 만들기와 제면기에서 만두피 찍어 내는 건 윤 대표가 하지만 모양 좋게 빚어내는 건 최 씨 몫이다. 눈 깜짝할 새에 먹음직스럽고 큼지막한 만두가 쟁반에 줄줄이 늘어서는 건 거의 묘기 수준이다.

김치만두 한 개는 속이 꽉 차 있어 보통 100g 중량. 성인이 3개만 먹어도 배가 부를 정도로 푸짐하며 한번 먹어보면 좋은 고기를 썼다는 걸 단번에 알 수 있다. 웬만한 고기만두보다 고기 함량이 훨씬 많은데도 돼지고기 잡내가 전혀 나지 않는다.

여러 시행착오 끝에 윤 대표가 찾은 모종의 재료를 첨가하기 때문인데, 그 한 가지가 잡내를 없애주고 다른 재료들의 맛을 끌어올려준다. 김치의 매운 신맛 대신 담백한 배추를 씹는 식감이 좋았다. 전체적으로 만두 속 재료들끼리 아주 잘 어우러지는 맛이라 한 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다. 

“해마다 설 명절이면 만두대란이 일어나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그만큼 경쟁력 있는 아이템이라는 말이니까 마음은 무척 뿌듯해요. 만두가 좋은 게, 밀가루로 만드니 재료비 적게 들고 재고가 안 남아요. 남녀노소 좋아하고, 주식으로도 먹고 간식으로도 먹고, 계절이나 유행도 타지 않죠. 테이크아웃이 많은 것도 매출에 한몫해요. 만두 판매량의 70%는 포장이거든요. 밥 종류나 고기, 술을 팔지 않아도 회전율이 좋은 이유가 거기에 있어요.”

윤재갑 김치만두는 김치냉장고에서 5일까지 보관할 것을 권장한다. 떡국에 넣어도, 김치찌개에 넣어도, 사골 국물에 넣어도 어떤 요리에서든 요리 본연의 맛과 식감을 대폭 상승시켜주는 그야말로 만능 푸드다.

윤재갑 성공메뉴 둘

진한 바다 맛 육수와 콧등 치는 쫄깃 면발의 해물칼국수
비가 오면 생각나는 국수 한 사발, 한여름에도 콩국수에 지지 않아요~ 

김치만두와 함께 윤재갑 양심칼국수의 성공 신화를 같이 쓰고 있는 게 바로 해물칼국수다. 싱싱한 해산물의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이 먼저 침샘을 자극하는 해물칼국수는 단독으로도 잘 팔리지만 손님들은 보통 김치만두와 덩달아 주문하곤 한다. 

“해물칼국수는 국물이 관건이라 재료는 무조건 좋은 걸 쓰고 있어요. 20년 단골 건어물가게에서 구입한 특등품 국산 멸치, 무, 황태 머리, 기장산 자연산 다시마 등이 주재료예요. 여기다 매일 새벽 안면도에서 보내주는 최고급 바지락, 제가 출근하면서 사오는 오만둥이, 물 좋은 홍합, 냉동새우 등을 추가해서 시원한 맛을 더하죠. 애호박, 부추, 단호박, 청양고추 등을 고명으로 얹고요. 소금 간은 신안 비금도 천일염으로 해요.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 감칠맛을 내기 위해 저희 가게의 모든 요리에 사용하는데, 다른 소금보다 2배 반이나 비싸지만 맛이 월등히 다르거든요.” 

칼국수에 들어갈 쫄깃한 면발은 매일 아침 일찍 윤 대표가 제면기에서 직접 뽑아낸다. 좋은 밀가루 두 가지를 일정 비율로 혼합해 쓰는 게 포인트인데, 기계로 반죽한 7kg짜리 덩어리를 여러 번 치대서 반죽 속의 공기를 완전히 뺀 후에 제면기에 넣는다. 

“제면기에 넣고 면을 고르게 하는 작업을 손으로 여러 번 해야 쫄깃한 면이 나와요. 칼국수 면이나 만두피는 두께만 다를 뿐 만드는 과정은 같고요. 만두피는 단면이 얇게 만들어지면 겹겹이 올려서 동그랗게 찍어내고 남은 자투리들은 다 버리거든요. 그걸 본 손님들은 아깝다고들 하지만 제가 성격이 워낙 까다로워서 재사용은 못 하겠더라고요.”

만두와 칼국수 먹을 때 찰떡궁합인 배추겉절이는 매일 아침 당일 쓸 만큼만 만들어 내놓는다. 짜거나 자극적인 매운맛이 아니면서도 시원하게 아삭거리는 배추 맛이 일품이라 겉절이 만드는 기술을 전수해달라는 사람들도 꽤 있다.

윤재갑 양심칼국수 기술 전수 사례

“국수와 만두 빚는 30년 대박 노하우를 전수해드립니다!”

테이블도 그리 많지 않은 아파트 지하상가에서 연매출 6억 원의 꿈을 실현한 윤재갑 대표는 이제 이 특별한 노하우를 기술 전수라는 방법을 통해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나눠주고 있다. 

“저에게 기술을 전수받으시면 자손 대대로 물려줄 수 있는, 유효기간도 없는 막강한 아이템을 얻게 되시는 거예요. 그동안 기술이 없어 개업 못 하신 분, 체인점으로 손해 보신 분, 메뉴를 보강하실 분들을 모시고 있어요. 쉽게 돈 벌려고 하지 않고, 음식에 대한 열정이 있고, 꼭 성공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그런 분들이 오시면 좋겠어요.

본인 생계 이외의 다른 목적이 있는 분들은 사양합니다. 제 양심을 걸고 하는 삶의 터전이니만큼 저 또한 건강이 허락하는 한 양심칼국수를 지키겠습니다.”

양심칼국수 기술 전수 사례 1   성공에 대한 절실함이 있다면 초심자라도 환영합니다

기자 : 외식업 경험이 없는 사람이라도 기술 전수를 받을 수 있나요? 
윤재갑 대표 : 물론 초보자도 가능해요. 하지만 기술만 전수받아서 쉽게 돈 벌려는 사람은 힘들 거예요. 저는 성공의 디딤돌을 놓아줄 뿐이지 똑같은 기술을 전수받았다고 하더라도 매출까지 똑같을 순 없거든요. 그건 성공에 대한 절실함의 차이인 것 같아요.

경기도에서 우유와 신문 배달을 30년 가까이 했다는 분은 외식업 경력이 없었어요. 그래도 용기 있게 찾아와 칼국수와 만두, 배추겉절이를 배워 창업을 하셨죠. 여름이 되니 다시 콩국수를 배우러 오셨더라고요. 저희 가게 콩국수는 토종 백태로 만들어 진짜 별미거든요. 그리고 얼마 전 다시 와서 만두전골을 배워가셨어요. 이렇게 점진적으로 배워가시는 분들도 꽤 돼요. 한꺼번에 배우기엔 시간이나 비용 등이 여의치 않을 테니까요. 

양심칼국수 기술 전수 사례 2   먼 거리도 마다 않는 배움의 열정이 성공을 견인합니다

기자 : 지방에 계시는 분들은 서울까지 배우러 오기가 힘들 것 같은데, 어떤가요?
윤 대표 : 그런 분들은 사전에 문의 전화가 몇 번 오죠. 꼼꼼히 따져봐야 하니까요. 바다 건너 미국의 한인식당에서도 기술 전수 문의가 왔어요. 거기도 요즘 장사가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잘되는 외식 아이템은 나라를 불문하고 성공에 요긴한 수단이 되니까요.

전라도에서 온 일흔 된 할아버지는 시골에서 흑염소집을 하는데 손님이 없다며 칼국수를 배우러 오셨어요. 해물 육수에 반해 엄청 드시고 가셨죠. 갖고 오신 통장을 보여주며 돈이 모자라니 전수비용을 좀 깎아달라고 사정을 하시기에 그렇게 했어요. 안 된다고 할 게 뻔한 데 먼 곳에서 기차와 버스 갈아타며 무작정 찾아오시는 용기가 대단하잖아요. 나중에 고맙다고 토종닭 두 마리를 잡아 택배로 보내주셨어요(웃음). 

양심칼국수 기술 전수 사례 3   외식업 운영 경력이 기술 전수를 쉽게 해줍니다

기자 : 기존에 외식업을 하고 계시는 분들이 메뉴를 추가하는 경우엔 훨씬 수월하겠죠?
윤 대표 : 아무래도 그렇죠. 전 메뉴를 다 전수받는 경우엔 일주일간 저희 가게에 매일 출근해 장사를 같이 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현장실습으로 배워야 돼요. 휴무일인 일요일에 한두 가지 메뉴를 전수받으시는 분들은 부부 두 팀까지 할 수 있고요.

사정에 따라 상황은 유동적이에요. 요즘엔 주로 기존 사업장에서 만두나 칼국수를 추가하려고 오시는 분들이라 서로 바빠서 대부분 당일로 배워가요. 냉면집 사장님이 찾아와 몇 시간 동안 만두 만드는 기술을 배워갔는데, 알고 보니 유명한 냉면 고수시더군요. 외식업을 실제로 운영하고 있거나 주방 경력이 있는 사람들은 훨씬 습득이 빨라요. 만두 같은 경우는 레시피를 주고 그대로 만들어보게 하는데,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서 두고두고 볼 수 있게 해드리고 있어요.

호구지책이라고 했던가. 가난한 살림에 그저 먹고살 방책이 막연했던 그 옛날에 비하면 2020년의 세상은 각박하긴 해도 희망은 있다. 외식업 불경기의 틈새를 파고들면 성공으로 가는 통로가 보인다. 남보다 조금 앞서 연매출 6억 원의 서민 갑부가 된 윤재갑 대표의 작은 바람은 그 통로의 문을 열어주는 것이다.

“바람이 차다고 문 잠그고 방 안에만 있으면 떨어진 알밤은 부지런하고 용기 있는 사람이 주워가버려요. 경기가 안 풀린다고 방 안에서 움츠리고 앉아 머리 싸맨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내일 해야지 다짐하며 하루 이틀 미루다 보면 금방 봄 되고 여름 와요.

경기 탓 많이 하지만 언제 경기 좋은 적 있었던가요? 거친 파도 밀려오는 폭풍 한가운데 있어도 자기 하기 나름이고 지금 이 시간, 이 여건, 이 경기, 이 환경 속에서도 양심칼국수는 대박 행진 중입니다. 제대로 된 음식을 제대로 가르쳐준다는 사람 있을 때 방문 열고 나오세요. 세상이 너무 컴컴하다고 느껴진다면, 지금이 바로 기술 전수 창업의 적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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