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식당특집]② 남산 기슭, 추억의 '왕돈가스'집

▲ 남산돈가스 거리. 지금은 택시기사 전용식당은 아닌 듯하다. ⓒ한국외식신문

남산돈가스 거리. 가성비 좋은 식당으로 명성을 얻기 시작해 이제는 외국인 관광코스에 꼭 끼어 있는 관광식당 거리이기도 하다.

기사식당이 택시기사만의 전유물이던 시절은 지났다. 관광객 뿐만 아니라 자가용 운전자의 식당이기도 해서 '범 기사식당'이라고 불러야 할 터.

숭의여자대학교를 지나 첫 번째 집, 혹은 101번지 남산돈가스, 그리고 대여섯 곳의 원조집 아류들이 즐비하게 서 있다. 어디가 원조집인지 확실치 않다. 서로가 자기네가 원조라고 주장하는 통에 그저 손님들은 헷갈릴 뿐이다.

남산 기슭을 따라 차를 몰고 있노라면 '우리집으로 오라'는 호객꾼들의 주차봉이 연실 춤을 추어댄다. 운전기사는 순간, 결정 장애가 생긴다.

식당의 선택은 운전대 잡은 '기사 마음'이다. 온몸을 던져 차를 가로 막듯 주차봉을 갖다댄 호객 아저씨의 카리스마에 져주듯이 한 곳에 차를 세웠다. 

기자 일행 4명은 각각 ‘원조왕돈가스’, ‘생선가스’, ‘모둠정식’, ‘철판함박스테이크’을 주문했다.

크림 수프 ⓒ한국외식신문
크림 수프 ⓒ한국외식신문

자리에 앉자마자 5초 이내 크림수프가 나왔다. 역시 추억의 맛. 곧이어 메인 디시가 나왔다. 함께 나눠 먹었다. 추억의 감칠 맛은 아니다. 기름 문제인지 고기의 뒷맛이 다소 쓰게 느껴진다.

좌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생선가스, 원조왕돈가스, 모둠정식, 철판함박스테이크 ⓒ한국외식신문
좌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생선가스, 원조왕돈가스, 모둠정식, 철판함박스테이크 ⓒ한국외식신문

왠지 그때 그 맛이 안 나는 추억의 음식을 만날 때가 가끔 있다. 이번에도 그런 경우다. 남산돈가스는 어쩌면 남산 풍경을 보는 맛에 먹는지도 모른다.

이 곳은 기사식당인가. 관광식당인가. 무엇이든 상관 없다. 남산을 둘러봤다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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