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하게 폐업하려면 꼼꼼하게 준비하라”

▲ 폐업은 재장업(재취업)을 염두에 두고 준비해야 한다. ⓒ블로그 첨단도시농업연구소
▲ 폐업은 재장업(재취업)을 염두에 두고 준비해야 한다. ⓒ블로그 첨단도시농업연구소

개업할 때부터 폐업을 염두에 두는 사업주는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폐업을 앞둔 사업주는 개업, 즉 재창업(재취업)까지 종합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다음 기회’를 기약하는 ‘현명한 폐업’이 되려면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전문가들에게 들어봤다. 요약하면 폐업은 타이밍을 맞춰 선제적으로, 정부기관의 도움을 받아서, 새 출발까지 염두에 두고 차근차근 해야 한다.

폐업 타이밍을 잡아라

“매출 꺾이는 모양새가 3달 이상 지속되면 흑자 중이더라도 접을 준비를 했다” 외식, 유통업 등 다양한 업종에서 성공을 거둔 한국외식업중앙회 제갈창균 회장의 말이다. 사실 폐업을 생각하면서도 하루 이틀 버티다가 결국 더 큰 손실을 보는 자영업자가 많다.

2년 간 해장국집을 운영하다 폐업을 결정하고 재기지원센터를 찾은 ‘ㄱ’씨는 “배달앱에 광고도 해보고 전단지도 돌리면서 버티다 시기를 놓쳤다. 권리금에 대한 미련도 컸다. 결국 권리금도 못 건지고 더 큰 손실을 보게 됐다”며 한숨을 쉬었다.

한국열린사이버대 창업경영컨설팅학과 김종헌 교수는 “폐업시점 3개월 전부터 미리 준비하라”고 권한다. “입지에 따라 양도 양수가 늦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가게와 좀 떨어진 공인중개사 한곳에 내 놓으라”고 귀띔했다. 가까운 공인중개사 여러 곳에 내 놓을 경우 인근에 안 좋은 소문이 날 수 있어 도움이 안 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권리금 등을 이유로 당장 폐업이 어려운 사정이 있다면 휴업 신고를 권한다. 폐업신고를 할 경우 권리금에 대한 권리가 사라지지만 휴업일 경우는 살아있게 된다. 또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료 등 고정비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전문가들은 폐업 시점 3개월 전부터 준비하라고 조언한다. 사진은 폐업 철거 장면 ⓒ블로그 첨단도시농업연구소
▲ 전문가들은 폐업 시점 3개월 전부터 준비하라고 조언한다. 사진은 폐업 철거 장면 ⓒ블로그 첨단도시농업연구소

폐업 도와주는 정부서비스를 활용하라

막상 폐업을 하려 해도 창업만큼이나 절차가 복잡하다. 가뜩이나 심난한데 금전적 · 시간적 손실을 최소화하며 현명한 마무리를 하기는 쉽지 않다. 이럴 때는 정부기관에서 운영하는 폐업지원 관련 서비스를 이용하면 좋다.

폐업을 결정했다면 가까운 ‘소상공인 재기지원센터(센터)’를 찾아가보기를 권한다. 폐업에 관한 상담은 기본으로 해주니까 방문은 빠를수록 좋다.

중기부 산하 전국 30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지역센터에 설치돼 운영 중이다. 센터에서는 폐업에서 재기에 이르는 전 과정을 종합서비스한다. 폐업 절차 안내 및 법률 자문은 물론 점포 철거 비용까지 지원한다. 또한 재창업 지원프로그램 및 재취업 관련 역량 강화교육도 실시한다.

이밖에 서울시 자영업지원센터의 ‘사업정리 지원사업’, 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의 ‘사업정리도우미 프로젝트’ 등 지자체의 폐업지원사업도 챙겨 볼 필요가 있다.

▲ 재취업을 원할 경우 정부의 취업성공패키지 제도가 도움이 된다. ⓒ고용노동부
▲ 재취업을 원할 경우 정부의 취업성공패키지 제도가 도움이 된다. ⓒ고용노동부

폐업은 또 다른 시작, 적극적으로 다시 준비하고 재기를 모색하라

장기불황과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제 등 안 좋아진 경영환경이 폐업 다반사를 만드는데 일조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부분은 폐업에 이르게 한 외적요인이다. 정작 전문가들은 ‘준비 안 된 창업’을 경계해야 한다면서, 폐업 후 철저히 준비하고 재기를 모색하라고 충고한다.

대기업과 함께 외식자영업자를 위한 교육과 컨설팅 업무를 하고 있는 한국외식업중앙회 상생협력추진단 김효정 책임은 “식당경영주를 만나보면 공부를 잘 안하신다. 바쁜 분들이라 이해도 되지만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서는 필수 위생교육이외에 메뉴개발, 상권분석, 온라인 마케팅, 세무 등 준비하고 공부할 게 많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찾아보면 무료 교육과 지원이 다양하다.”고 알려준다.

개업 후엔 공부할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다면 개업 전에 미리미리 배우고 꼼꼼하게 숙지해야 사업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

폐업을 경험한 자영업자의 60%가 재창업을 한다. 다시 말하면 40%는 취업의 길로 들어선다는 얘기다.

재창업보다 취업이 더 어렵게 생각된다면 정부의 취업지원프로그램을 이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소상공인 재기지원센터에서는 취업을 원할 경우 고용노동부의 취업지원 프로그램인 ‘취업성공패키지’와 연결해 준다. 취업성공패키지는 심리 및 직무적성 검사부터 직업훈련과 취업알선 · 취업성공수당까지 말 그대로 ‘패키지’로 서비스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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