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외식콘셉트기획자가 추천하는 불황 극복 틈새 메뉴

[음식과 사람 2016-3 P.61 Consulting]

 

된장찌개는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흔한 메뉴다. 직장인 점심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김치찌개, 부대찌개와 더불어 가장 선호하는 메뉴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손님들이 식당에서 된장찌개를 사먹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사실 된장찌개는 고깃집에서 삼겹살이나 갈비 등을 먹고 나서 후식으로 먹는 경우가 많다. 된장찌개는 독립된 식사 메뉴보다 후식의 속성이 강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공짜 혹은 서비스 성격이 강한 음식으로 인식한다.

 

유독 고깃집 된장찌개가 강한 이유?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이 점심 식사 선호도 조사에서 된장찌개를 선택한 이유는 식당에서 구매하는 선호도가 아니고 집에서 먹는 ‘가정표 된장찌개’를 연상하고 대답했을 것이다. 일반 음식점에서 제공하는 된장찌개는 대체로 콩보다는 밀의 함유량이 많은 제조된장을 사용한다. 외식 현장에서는 된장찌개보다 김치찌개나 부대찌개가 더 많이 팔린다. 그렇지만 일부 식당들은 된장찌개를 주요 메뉴로 삼고 있다.

서울 양평동 ‘또순이네’는 생고기 중심의 유명 고깃집이지만 이 식당이 유명하게 된 이유는 된장찌개 때문이다. 소고기를 많이 넣고 끓인 된장찌개는 대중적인 구수한 맛으로 가격도 6000원(공기밥 별도)으로 비교적 저렴하다. 식사 메뉴는 된장찌개 한 가지인데도 점심에 많은 손님이 몰린다. 이 집은 고기 손님을 된장찌개가 견인한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서울 중심가 다동 ‘산불등심’도 고깃집이지만 점심에는 소고기된장찌개 딱 한 가지를 판매한다. 가격이 9000원으로 저렴하지 않은데도 인근 직장인들에게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 진한 재래된장에 소고기를 많이 넣고 끓였다. 강된장에 가까운 된장찌개로 중독성이 강하다. ‘또순이네’와 ‘산불등심’은 서울에서 된장찌개로 유명한 고깃집의 대표 주자격이다.

▲ 사진 = flickr

고객은 100% 콩으로 만든 진짜 된장 원해

서울 다동 대포집형 신생 고깃집인 ‘반갑다 하대포’는 스지로 끓인 된장찌개로 유명하다. 된장찌개가 주력은 아니지만 식재료로 스지를 선택해 스지된장찌개, 스지김치찌개 등을 판매하는데 인기가 높다.

‘반갑다 하대포’는 지난해 6월 개점한 이후 급속하게 식당 매출이 늘어나 불과 7개월 사이에 서울 강남역과 논현동에 2호점, 3호점을 연속 출점했다. 스지된장찌개라는 메뉴가 그 성공 요인 중 한 부분이기도 하다.

경북 경산의 ‘남산식육식당’은 대박 고깃집이다. 이곳은 한우 암소를 비교적 저렴하게 파는 실비형 한우고기식당이지만 후식으로 먹는 된장찌개가 유명하다. 된장은 시판 된장을 사용하지만 고기를 작업하고 난 자투리 고기를 최대한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흡인력이 높은 맛을 구현한다.

대구광역시 대박 갈빗집 ‘국일생갈비’도 한우갈비 자투리를 사용한 후식 된장찌개가 아주 유명하다. 높은 매출에 후식 된장찌개가 주요한 구실을 하고 있다. 이 집은 된장을 직접 담가 사용한다.

된장찌개로 유명한 식당들의 공통점은 대체로 소고기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우리의 소울 푸드인 된장은 유독 소고기와 잘 어울리는 식재료다. 소고기 육수는 감칠맛을 극대화하는 풍미가 있다. 최근 원재료비 폭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한우고기식당들은 좋은 된장만 확보한다면 된장찌개를 주요 식사 메뉴로 끌고 갈 것을 추천한다.

소비자가 된장찌개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 특유의 구수한 맛과 한국인의 소울 푸드라는 원초적인 미각 때문이기도 하지만 건강에 대한 본능도 한몫한다. 대한암협회에서 발표한 암 예방 15개 수칙에는 된장국을 매일 먹으라는 항목이 있다. 한 의학전문가도 된장은 항암 효과 외에 암세포 성장 억제 효과가 있어 암 환자에게 적극 추천한다고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100% 콩으로 만든 재래된장이다. 대부분 시중식당에서 제공하는 밀 중심의 발효식품인 의사(擬似) 된장이 아니라 100% 콩으로 만든 진짜 된장을 원하는 것이다.

editor 김현수 외식콘셉트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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