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사람> 4월호

[음식과 사람 2016-4 P.37 Uncut News]

 

둘둘치킨, 굽네치킨, 페리카나치킨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회장님’들이 모두 정치권과 관련이 있다는 점이다.

양희권 페리카나 회장은 이번 4·13 총선에 충남 홍성 · 예산 새누리당 후보로 도전했다. 굽네치킨 홍철호 회장은 이미 새누리당 국회의원이다. 앞서 둘둘치킨을 성공시킨 정동일 회장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옛 한나라당 후보로 나서 서울 중구청장에 당선됐다.

먼저 양 회장. 새누리당 공천 결과 홍성 · 예산 지역에 홍문표 의원이 단수 추천되면서 양희권 페리카나 회장은 포기를 하는 듯했다. 그러나 양 회장은 이에 반발해 탈당하고 3월 10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이번 조치는 오만과 독선의 고질적인 병폐를 보여준 패거리 정치의 대표적인 전형”이라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나 그는 “새누리당을 배신하는 것이 아니라 유권자의 신뢰와 심판으로 당당히 당선된 후 당에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굽네치킨 홍철호 회장은 이번 총선에서 재선에 도전한다. 말이 재선이지 그가 국회의원에 당선된 지는 얼마 안 됐다. 2014년 7월 경기 김포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당선 후 홍 의원은 굽네치킨 경영권을 동생인 홍경호 회장에게 넘겼다.

김포시 지역구가 나뉘면서 그는 김포 북부 통진 · 양촌읍, 대곶 · 월곶 · 하성면 등 5개 읍 · 면과 신도시 일부 지역을 포함하는 김포을 선거구 출마를 지원해 끝내 새누리당 공천을 따냈다. 경선 없이 단수 추천자로 가볍게 후보로 확정됐다. 특히 그는 새누리당 경기 북부권 본부장으로 임명돼 4·13 총선을 지휘하는 책임도 맡게 됐다.

▲ 사진 = flickr

둘둘치킨 창업자인 정동일 회장은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뒤 2010년까지 구청장직을 수행했다. 정 회장이 올해 총선에 도전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본인은 출마설을 부인했다.

현철호 네네치킨 회장 역시 업계에서 출마설이 돌았지만 출마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선을 그었다.

페리카나 양 회장은 19세에 고향을 떠나면서 성공을 다짐하며 눈물을 훔쳤고, 굽네치킨의 홍 회장은 농장에서 일하며 모은 밑천으로 닭고기 사업에 뛰어들어 대성공을 거뒀다.

둘둘치킨 창업자인 정동일 회장도 검정고시 신화의 주역이다.

정치에 도전하는 치킨집 회장들의 가장 큰 경쟁력은 자수성가한 인생 역정이다. 그러나 정치의 가장 큰 무기이자 밑천은 조직이다. 외식업계의 가장 큰 조직은 바로 한국외식업중앙회다. 치킨집 회장들이 이 조직을 외면하고 본인의 ‘자수성가’ 스토리, 단독 플레이로만 성공하긴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외식업 발전을 위해 전심전력을 다하는 정치인으로 변신하고 싶은 외식인이라면 ‘조직’과 함께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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