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의 외식상권 포커스

[음식과사람 2022.08. P.44-47 Local Analysis]

상가 음식점 ⓒPixabay
상가 음식점 ⓒPixabay

editor 창업통TV 김상훈 대표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외식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오프라인 소비가 급증하면서 환호성을 외치는 음식점이 있는가 하면, 배달 주문 등 온라인 시장은 매출 감소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매장을 찾는 고객층이 늘었음에도 걱정이 줄어든 건 아니다. 원가 및 비용 상승의 여파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판매 가격을 인상하는 음식점이 늘었지만, 자칫 전반적인 외식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것에 대한 우려 또한 없지 않다. 2년여의 코로나 시대 이후 불안한 반등세가 이어지고 있는 경우로 판단된다. 이런 때일수록 외식업 경영자 입장에선 전열을 가다듬고 새롭게 출발하는 ‘시즌2 경영’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시즌2 경영을 위한 첫 단계는 무엇일까? 매장에 따라서는 과감한 업종 전환을 서두르는 음식점도 포착된다. 간판이라도 바꿔 달면서 새로운 분위기 연출을 하는 음식점도 늘었다. 하지만 무턱대고 간판을 바꾸는 건 의미가 없다. 내 가게의 브랜딩 전략 없이 시즌2 경영으로 이어가는 것은 성과 창출과는 무관할 수 있다. 즉, 브랜딩 전략이란 내 가게에 새로운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는 첫 단추라고 할 수 있다.

브랜딩 전략의 핵심은 비주얼과 디자인

음식점 브랜딩 전략은 갈 곳 많은 소비자들의 시선을 주목시키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소비자 입장에서 본다면 음식점은 도처에 깔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비자들의 선택에서 우선순위에 들려면 그들의 구매가치를 높일 수 있는 내 가게의 비주얼 요소를 체계적으로 갖춰야 한다.

비주얼 마케팅을 위해선 상호의 재점검부터 필요하다. 음식점의 상호는 내 가게가 어떤 음식점인지 보여주는 첫 번째 시각적 요소다. 따라서 시즌2 경영을 위해선 상호의 경쟁력부터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10년 이상 오래 사용한 상호라면 완전히 새롭게 바꾸기보다는 디자인 개선을 통해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신규 상호를 제작할 경우엔 특허정보검색서비스(kipris.or.kr)의 실시간 상표 검색을 통해 해당 상호의 출원등록 여부를 사전에 확인해보고 결정하는 게 필요하다. 자칫 타인이 등록한 상호를 차용할 경우 지적재산권 침해로 송사에 휘말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구매 가치를 높이는 상호 짓기도 중요하지만 상호 디자인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더욱 핵심이다. 상호 디자인 작업이 선행돼야만 간판 디자인으로 연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호 디자인은 간판업체에서 알아서 해준다고 생각하는 사장님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 간판 제작업체의 상당수는 영세하다. 자체적으로 디자인 인력을 확보하고 있는 업체는 극히 드물다. 세련되고 임팩트 있는 상호 디자인 작업을 선행한 다음 간판 시공업체에 넘기는 것이 브랜딩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 음식점만의 독창적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 손글씨 타이프의 캘리그래피 상호 디자인은 여전히 유효한 상호 디자인 방법 중 하나다. 하지만 캘리그래피 상호 디자인 역시 전문가의 손길을 거쳐야 한다. 상권에 나가보면 어설픈 캘리 디자인으로 간판 시공을 한 사례도 종종 발견되곤 한다. 서투른 캘리 디자인은 폰트 디자인보다 경쟁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브랜딩 효과로도 연결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내러티브 마케팅 통한 구매력 증폭 콘텐츠 만들기

음식점 브랜딩 전략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우리 음식점의 콘텐츠 만들기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발표한 2022년 소비 트렌드 중 하나도 ‘내러티브 자산’이다. 소비자들은 상품을 구매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서사(敍事)를 구매한다는 얘기다. 음식점을 둘러싼 재밌는 서사, 탄탄한 이야깃거리가 넘친다면 가격은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시즌2 경영을 위한 우리 음식점의 서사 포인트는 무엇일까? 필자의 시각으로는 우리 가게의 ‘소소한 스토리’부터 정리해야 한다고 본다. 사장의 생각과 경영철학부터 쉽게 문장으로 정리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버라이어티한 사업 스토리도 재밌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대표 메뉴 이야기, 곁들이찬 이야기, 원재료와 원산지 이야기, 시설과 가격 스토리 등 우리 음식점을 둘러싼 소소한 이야기를 정리하는 것이 내러티브 마케팅의 시작이다. 이러한 이야기를 모아서 스토리 보드를 만들고, 메뉴 보드와 연동해서 시각적 요소로 재탄생하게 하는 것이 음식점 시즌2 경영을 위한 브랜딩 전략의 핵심 사항이다.

스토리텔링과 함께 내 가게의 콘셉트를 한 줄로 정리하는 ‘슬로건 제작’도 매우 중요한 포인트다. 음식점의 브랜딩 전략을 수립하다 보면 상호에서 해당 음식점의 독창성을 한눈에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즉, 메인 상호에서 대표 메뉴가 노출되지 않았다면 슬로건에서 대표 메뉴를 노출하는 방법도 브랜딩 전략의 한 방법이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9200개가 넘는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은 저마다의 브랜딩 작업과 내러티브 마케팅을 통한 브랜드 가치를 팔고 있다고 보면 된다. 비단 프랜차이즈가 아닌 독립점 형태의 음식점이라고 하더라도 브랜딩 전략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새로운 브랜딩 전략은 향후 10년, 20년의 지속가능 경영으로 이어지게 하는 초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각적 효과 높이는 전문가 사진 촬영 급선무

음식점 브랜딩 전략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또 다른 중요 절차는 사진 촬영이다. 사진 촬영 하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 촬영을 생각할 수 있다. 스마트폰 촬영을 통해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등의 온라인에 탑재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외부 간판 속 이미지로 삽입하거나 음식점 내부의 메뉴판이나 메뉴북 제작, 메뉴 포스터에 넣기 위해선 스마트폰 사진이 부적절한 경우가 많다.

조명장치 없이 촬영하기 때문에 메뉴의 가치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할 뿐 아니라 맛없는 이미지로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브랜딩 전략의 성과를 내려면 반드시 사진 전문가의 손길이 들어간 품질 좋은 사진 콘텐츠를 사전에 제작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사진 전문가를 초빙해서 사진 촬영을 하더라도 그에게 모든 것을 맡겨둬선 안 된다. 우리 음식점의 참된 가치와 독창성이 무엇인지 사전에 설명해주고, 그 이미지를 도출해달라고 주문해야 한다. 단순히 메뉴 사진만 촬영하기보다는 대표 음식이 조리되는 과정을 비주얼 요소로 담아내는 것도 의미가 있다.

곁들이찬이 포인트라고 한다면 해당 상품만 클로즈업해서 촬영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의 사진 촬영 요소에 대표 메뉴와 부가 메뉴, 곁들이찬 촬영과 함께 조리 과정, 원재료 사진, 음식점 사장의 이미지 촬영, 매장 내외부 촬영까지 곁들인다면 브랜딩 전략의 핵심적 콘텐츠로 활용하면서 돈 되는 비주얼 요소로 승화시킬 수 있다고 판단된다.

최근 서울 중구 북창동 골목에서 영업 중인 오래된 복요리점의 브랜딩 사례는 그런 측면에서 매우 의미 있는 사례 중 하나다. 기존의 메뉴 콘셉트를 그대로 유지한 채 캘리그래피 상호 디자인을 새롭게 진행했다. 이를 통한 간판 재시공, 메뉴 사진 촬영을 통한 메뉴 보드 제작, 주인장의 스토리텔링을 곁들인 비주얼 요소를 강화하면서 시즌2 경영의 닻을 올린 케이스라고 판단된다.

음식점 브랜딩 전략의 마지막 단계는 누리소통망(SNS) 마케팅, 유튜브 마케팅과 연동하는 일이다. 음식점 브랜딩 전략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겨내는 새로운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계획했던 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는 음식점이라면 브랜딩 전략부터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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