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음식과 사람 2016-12 발행인 칼럼]

 

“조금만 비켜주실 수 없겠소?

       햇빛을 막지 말았으면 좋겠소”

 

(사)한국외식업중앙회 회장 제갈창균

 

성숙이란 ‘의존적인 사람에서 주도적인 사람’으로 변하는 것을 말합니다. 의존에 익숙해지면 스스로 타인의 노예가 됩니다. 이런 사람은 자유와 성숙, 누림에서 오는 기쁨을 맛보지 못합니다.

나무는 홀로 뿌리내리고 홀로 섭니다. 스스로 가지를 뻗고, 잎을 내고, 열매를 맺고, 때가 되면 스스로 모든 것을 떨쳐버립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자신을 알아달라고 소리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속살을 키우며 스스로 존재감을 채워갑니다. 성숙한 사람이란, 그렇게 나무처럼 살아가는 사람을 말합니다.

우리 중앙회가 50여 년 동안 속살을 키우며 체력을 다지고 대내외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며 명실상부한 ‘외식업계를 대표하는 기관’으로 성장한 데에는 회원과 임직원들의 피나는 노력이 그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막연한 기대감과 희망이 아닌 오늘을 알차게 살아가면서 감사하고, 사소한 것에도 행복해하는 사람에게 이 행복을 즐길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지켜나가야 합니다.

중앙회 산하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부정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 한 달을 맞아 외식업 매출에 미친 영향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부정청탁금지법 시행 후 1개월간 고급음식점뿐 아니라 3만 원 이하 음식을 주로 파는 서민형 음식점에 이르기까지 약 70% 업체에서 거의 40%에 달하는 매출 하락이 발생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메르스 사태 때보다 더욱 심각한 상태로, 외식업은 대량 휴 · 폐업이 연쇄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최대 위기에 직면해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중앙회는 부정청탁금지법의 보완 ·  개정이 시급하다고 보고 12월 15일까지 ‘외식인 단체행동’에 대한 참여 여부를 설문조사하고 있습니다. ‘외식인 단체행동’은 부정청탁금지법의 보완 · 개정은 물론 의제매입세액 공제한도 폐지,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 등의 특단의 대책을 세워줄 것을 정부에 촉구하기 위함입니다. 그런 만큼 회원 여러분들께서도 ‘집회 개최와 특정일 폐업’ 등의 단체행동에 적극 동참해 외식인의 단결된 모습을 온전히 보여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었던 고대 그리스 철학자 디오게네스가 모든 것을 가진 알렉산더 대왕에게 “조금만 비켜주실 수 없겠소? 햇빛을 막지 말았으면 좋겠소”라고 웅변했던 그 기상으로 우리 외식인들이 대동단결해 우리의 삶의 권리를 주창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진정한 행복은 순간의 기쁨이 아닙니다. 삶에서 충만감을 느끼고, 보람으로 가슴이 벅차오르며, 사람들과 향기로운 교감을 이루고, 스스로를 소중하게 느끼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 회원님들이 이런 행복을 누리시길 간절히 염원합니다.

“나는 오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가? 그렇다면 그 행복을 느끼고 받아들이고 있는가?”

이런 우문을 제 자신에게도 던지면서 2016년 한 해를 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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