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사람 2022.09. P.28-31 Cover Story]

피자 박스 ⓒPixabay
피자 박스 ⓒPixabay

코로나 시대, 온라인 시장은 급팽창했고 배달플랫폼 업체들은 날개를 달았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25조 원대로 급성장한 배달음식 시장의 사정은 녹록지 않다. 배달플랫폼 업체들의 중개수수료 인상과 그에 따른 배달음식점들의 판매가 인상이 맞물리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선 배달음식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점차 늘기 시작했다. 배달시장 판도 변화에 따른 효율적인 음식점 영업방안을 알아보자.

editor 창업통TV 김상훈 대표

2년여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 시대는 국내 소비시장의 지형도를 바꿨다. 온라인 시장은 급팽창했다. 네이버에서 영업하는 온라인 상인만도 40만 명으로 급증했다. 네이버와 다음의 연간 매출액은 각각 6조 원에 육박한다. 국내 17개 홈쇼핑 채널의 시장 규모는 200조 원으로 급증했다. 2년여에 걸친 비대면 소비의 보편화가 이커머스 업계의 성장세로 이어졌다.

외식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국내 온라인 배달음식 시장 규모는 2019년 9조7354억 원에서 2021년 말 25조6847억 원으로 급성장했다. 온라인 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배달의민족, 쿠팡이츠와 같은 배달플랫폼 업체들은 날개를 달았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챙겨가는 격이다.

배달플랫폼 업체들은 올해 초 또 다른 발톱을 내보였다. 배달중개수수료를 일제히 인상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건당 정액으로 1000원씩 받던 중개수수료 대신 매출액 대비 10% 내외 정률제로 중개수수료를 받기 시작했다. 배달비 지원액도 중단했다. 급기야 배달음식점들은 판매가 인상으로 대응했고, 소비자들 사이에선 배달음식에 긍정적 의견보다는 ‘부담된다’, ‘스트레스’, ‘망치다’, ‘고민’, ‘귀찮다’ 등의 부정적 의견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소비자 불만요인의 증가는 배달 주문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배달음식 시장의 재편을 예고하는 부분이다. 음식점 경영자 입장에선 배달음식 시장의 판도 변화에 적합한 새로운 영업 전략을 내세울 시점이 도래한 셈이다.

포장판매의 중요성, 갈수록 커진다

코로나 시대를 겪는 대부분의 음식점은 배달판매에 신경 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배달판매를 하지 않는 음식점들도 존재한다. 지역 상권에서 이른바 ‘맛집’으로 터 잡은 곳들이다. 맛집으로 알려진 음식점은 굳이 배달앱을 통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고객을 매장으로 불러들일 수 있다. 심지어 사회적 거리 두기로 홀 매출을 올리지 못하는 시기에도 포장판매 매출액이 되레 늘어난 경우도 있다.

포장판매에 주력하는 음식점 사장님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이유는 간단하다. 배달이 대세라지만, 배달매출에 신경 써봐야 정작 그들에게 남는 돈은 쥐꼬리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배달을 통해 맛집 메뉴를 서비스할 경우 홀에서 먹는 것에 비해 품격은 물론이고 고객만족도도 떨어진다는 얘기다.

그래서 차선으로 선택한 방법이 고객들이 직접 매장에 와서 구매해가는 포장판매에 주력했다는 것이다. 충분히 일리 있는 얘기다. 배달판매를 통해 외형적인 매출 상승은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식재료 원가, 포장지 비용 외에도 배달앱에 지불하는 수수료 10%, 오토바이 배달비용 4000~5000원을 제외하면 배달식당 사장님이 손에 쥐는 순이익은 판매가의 10%도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자기 음식에 대한 자신이 있고, 단골고객이 많은 음식점을 중심으로 홀 판매와 포장판매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포장판매 또한 만족도를 높이고, 재구매 비율을 높이는 것이 매출 상승의 관건이다. 포장판매에 대한 불만요인도 분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일부 음식점의 경우 포장비용을 별도로 100~1000원을 더 받기도 한다. 하지만 이를 두고 소비자들의 불만요인은 커졌다. 자영업자 카페에 올라온 소비자들의 주장은 이렇다. ‘포장하면 홀 서빙 인건비, 설거지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는데, 오히려 포장비용을 받으니 그 가게엔 다시는 안 갈 것’이라는 반응이다. 포장판매 음식점 주인들이 귀 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포장판매의 디테일 비책을 찾아라

음식점 주인 입장에서 포장판매를 통해 얻을 수 있는 1차적 이점은 오토바이 배달비용과 배달플랫폼 중개수수료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부가적으로는 고객이 직접 가져가기에 배달 과정에서의 음식 품질 훼손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짧게는 30분, 길게는 2시간 동안 홀 서비스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포장고객에 대한 우대 서비스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하물며 포장판매에 따른 포장지 비용을 별도 부과하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선 원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관건은 포장 고객의 재구매 비율을 높이는 데 달려 있다.

이를 위한 디테일은 무엇일까? 최근 맘카페에 올라온 포장 고객의 감동 후기가 눈에 들어온다. 제목은 ‘포장해와서 감동받은 음식 처음’이라는 후기다. 샤브샤브집에서 2인분 음식을 포장해와서 집에서 열어보니 감동적이었다는 것이다. 포장용기마다 정성스럽게 담겨진 채소와 샤브샤브 식재료의 모양새에 반했다는 얘기다.

이뿐만 아니라 포장 고객 우대로 고기 1인분을 추가로 서비스받았다고 만족해했다. 음식 양이 푸짐해 남은 음식은 냉장고에 보관해서 나중에 먹을 수 있다고 흡족해하는 후기였다. 이는 비록 플라스틱 용기에 식재료가 담겨 있지만 식재료에 어린 정성, 세련된 담음새, 스타일링은 필수라는 점을 시사한다.

요즘 배달음식점 사장님들이 배달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하트 모양 색종이에 직접 손글씨로 음식 먹는 방법이나 주인의 마음을 표시하는 곳이 늘고 있다. 고객이 직접 가져가는 포장판매에서도 디테일한 만족도 창출은 필수사항이다. 포장 고객을 감동시키는 포장법 개발도 중요하다.

최근 유튜브에 올라온 한 고객 감동 포장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뜨거운 음식 포장 시 배달포장용기가 부풀지 않는 포장법을 소개하고 있다. 뜨거운 육수를 배달포장용기에 담을 때엔 용기 뚜껑을 닫은 상태에서 여러 번 흔들어준 다음 용기 뚜껑에 구멍을 뚫고, 조금 있다가 다시 스카치테이프로 구멍을 막으면 용기가 부푸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로, 국물 포장 시 새지 않는 포장법도 소개하고 있다. 국물요리 육수 용기를 호프집의 포장용 페트 용기로 사용하면 좋다고 소개하고 있다.

셋째, 음식의 온도를 유지하는 방법으로 따뜻한 음식의 경우 배달포장용기 밑에 핫팩이나 보온팩을 부착하고 찬 음식의 경우 얼음포장, 냉장포장을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고객이 손에 쥐는 비닐봉투 포장법도 소개하고 있다. 무거운 비닐봉투의 경우 큰 손잡이 부분을 한 번만 묶은 후 양쪽 고리를 교차로 묶어서 고리를 만드는 포장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즉 포장판매 매출을 늘리기 위해선 비닐봉투 손잡이까지 세심하게 묶는 디테일까지 신경 써야 하는 것이다. 고객만족도를 높이고 입소문 효과, 재구매 효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배달 불만 고객을 홀 고객으로 흡수하려면?

배달음식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선 배달 고객을 홀 고객으로 흡수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기존 단골고객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기본이다. 또한 지금까지 우리 음식점을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던 신규 고객 늘리기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홀 고객의 만족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즌별 ‘시그니처 메뉴’ 개발도 필요하다. 우리 음식점의 대표 메뉴와 시그니처 메뉴를 지나가는 고객들도 새롭게 인지할 수 있도록 ‘메뉴 보드’를 외부에 노출하는 방법도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 보여지는 가치가 곧 구매가치인 시대이기 때문이다. 혀끝의 만족도 창출에 앞서서 음식점 밖에서의 가시적인 구매욕을 높이는 새로운 장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당장 구매하지 않더라도 지나가는 보행 고객과 차량 고객의 구매를 예약하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외식시장을 둘러싼 환경요인은 다변화하고 있다. 배달매출, 포장매출, 홀 매출의 3박자 중 어느 부분을 강화할지 결정해야 한다. 코로나 시대 외식 경영에선 매우 중요한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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