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크아웃, 배달, 중식(半외식)시장의 급성장에 주목해야”

[음식과 사람 2017-1 P.36 Special Theme-1]

 

2017년 외식업 전망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업종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2016년과 마찬가지로 최악의 상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영란법의 영향으로 고가격대 대형 식당의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

2016년 9월 28일부터 시행된 김영란법은 이미 객단가가 높은 식당에 막대한 타격을 주었으며, 가뜩이나 침체된 외식 경기를 더욱 회복 불가능하게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영란법으로 말미암아 대형 식당 매출 감소가 중소형 식당의 매출 개선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소위 낙수 효과를 기대했지만, 최근 그러한 현상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Editor. 최규완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외식경영학과 교수

 

[2016년 외식업 평가]

‘매출 감소, 비용 증가’ 이중고 심각

 • 김영란법 영향으로 소비 위축, 경기 침체 지속

 • 진입 장벽 낮은 외식업 창업 지속 → 외식업체 간 경쟁 치열 → 폐업 증가 → 창업도 증가

   ➞ 악순환 되풀이 ※음식점 생존주기 짧아짐

 • 인건비와 식재료비 상승으로 수익성 악화

정부가 발표하는 한국외식업경기지수(KRBI)와 각종 외식 통계에 근거해 2016년을 회고해보자. 2016년은 2015년에 이어 업종 전체에서 단위 식당 기준으로 ‘매출 감소와 비용 증가’ 현상이라는 기조를 이어갔다.

2016년 외식 경기가 좋지 않았던 주요 이유는 김영란법에 따른 외식 소비 위축과 경기 침체 지속, 여기에 더해 자영업자의 지속적인 신규 진입에 따른 외식업 내 경쟁 격화 등으로 풀이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임금근로 부문에서 퇴출되거나 진입하지 못하면서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외식업 창업을 선택하는 경향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 폐업이 크게 증가했음에도 그에 비례한 만큼 창업이 증가했기 때문에 음식점 간의 경쟁은 여전히 치열하다. 이러한 잦은 폐업과 창업의 손바꿈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지만, 반면에 새로운 트렌드가 형성됨으로써 기존 식당들의 생존주기가 짧아지는 사이클이 반복되고 있다. 또한 구인난에 따른 인건비 상승과 식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프라임 원가 부담의 증가 역시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었다.

▲ 김영란법 영향으로 텅 빈 식당 / 사진 = 한국외식신문DB

 

매출 타격 가장 큰 업종은 ‘주점업’

• 김영란법 영향으로 한정식, 육류구이 전문점, 일식 등 매출 타격 심각 → 12~1월 지나면서 무더기 폐업 발생 예상

• 객단가 높은 음식점, 지방과 광역시, 유흥상업지와 전통시장 매출 부진

2016년 업종별 성과를 보면 한식, 주점업, 중식, 일식, 치킨, 분식 및 김밥 전문점이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과가 안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점업의 경우 매출 타격이 가장 컸다.

한식 중에서도 한정식과 육류구이 전문점 그리고 일식 음식점의 경우 김영란법 시행으로 매우 심각한 타격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업종은 모임이나 회식 등으로 매출 증대 효과가 나타나는 연말연시를 지나면 무더기 폐업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나마 성과가 상대적으로 좋았던 업종은 커피 전문점과 서양음식점, 피자·햄버거·샌드위치 전문점으로 나타났으나 이들 업종도 전년 대비 좋은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지역별로는 2016년 내내 지방이나 광역시가 서울이나 경기도에 비해 저조한 성과를 나타냈으며, 가격대별로 보면 고가격대 음식점이 저가격대 음식점보다 안 좋은 성과를 보였다. 상권별로는 유흥상업지와 전통시장이 매우 심각한 매출 하락 현상을 보였다.

▲ 김영란법 시행으로 일식집과 육류구이 전문점이 큰 타격을 입었다

 

외식업 공급 과잉 심각

• 손님 대비 식당 수 너무 많아

• 외식 소비 트렌드 변화 심해

산업구조적 측면에서 보면, 외식업은 지속적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신규 진입이 끊이질 않아 공급 과잉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경쟁 과열은 소비자의 후생을 증가시키기도 하지만, 식당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데도 근본적인 원인으로 작용한다.

최근 대부분의 식당은 내부적 요인보다 경기 침체와 공급 과잉, 김영란법 시행 등과 같은 외부적 요인에 의해 매출 하락과 비용 증가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식당 수를 줄여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공급 과잉이라는 구조적 문제는 현재 식당을 운영하는 사업주나 창업자 모두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구조적 문제는 외식 소비 트렌드의 변화가 심하다는 것이다. 이는 수요 측면이 아니라 공급 측면에서의 문제다. 최근 수익성 악화로 식당의 생존기간이 짧아지면서 1년에 16만 개 이상의 식당이 폐업한다. 그 자리에 또 다른 식당들이 들어서는데, 새로운 식당은 새로운 콘셉트를 도입하게 되고, 이것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투자 회수 기간이 3년 이상인 외식업에서 자본을 회수하기도 전에 트렌드에 부합하지 않는 진부한 식당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 트렌드는 변화가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소비자에게는 득이 될 수 있지만 식당업주에게는 독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2017년 외식업 전망]

주점업, 육류구이  ·  일식 전문점, 커피업종 고전 예상

• 창업이나 업종 전환 시 신중한 판단 필요

• 수익 확대보다 비용 개선, 운영 효율화에 초점 맞춰야

2017년 외식업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모든 업종에서 수익성을 개선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개별 업종별로 판단해보면 주점업과 한식(육류구이), 객단가가 높은 일식 전문점들을 중심으로 한 업종이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불황과 김영란법의 영향을 많이 받는 업종이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매출 하락 현상이 적었던 커피업종의 경우도 2017년에는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경쟁 과열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업종으로 창업하거나 업종 전환을 하려 할 때 과거 어느 때보다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최근의 경기 침체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성장 모멘텀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어 2017년에 2% 중반의 경제성장을 이뤄내기도 버거운 상황이라는 것이 경제 예측 전문기관들의 설명이다. 민간 소비 위축, 기업 투자 축소에다 무역수지 등의 개선 효과가 크지 않아 경제성장은 당분간 크게 제약될 것으로 보인다.

개별 식당들은 이러한 시장 환경을 제대로 인식하고 나름대로의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크게 이익을 내지 못하는 식당의 경우 수익 확대보다는 비용 개선이나 운영 효율화에 초점을 맞춰 2017년을 준비해야 한다.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며, 식재료 구매처의 다변화와 매장 내의 효율적인 설비 배치, 정확한 메뉴 수요 예측, 미디어와 누리소통망(SNS)의 적극적 활용으로 매출을 늘리고 비용 절감을 꾀할 수 있는 운영 구조를 만들어야 생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달라지는 외식 소비 트렌드 주목

• 1인 가구의 증가, 가성비 중심의 소비, 중식(半외식)시장의 급성장

• 테이크아웃, 배달시장의 성장에 관심 갖고 대응해야

2017년 외식 소비 트렌드는 1인 가구의 증가와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 그리고 중식(中食, 외식과 내식의 중간 정도의 형태, 반(半)외식이라고도 함)시장의 급성장 등을 들 수 있다.

1인 가구와 취업 여성의 증가, 인구성장률 1% 미만, 경제성장률 2%대인 상황에서 영국, 미국, 일본 등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외식 및 내식 소비가 줄고 가정간편식(HMR)을 포함한 중식시장이 급성장하는 현상을 겪었다. 실제 우리나라도 2020년을 기점으로 외식시장의 규모는 축소될 전망이며, 이 부분을 중식시장이 채울 것이 확실하다.

외식시장의 본격적인 축소가 나타나기 전 현상으로 최근 테이크아웃과 배달시장이 급성장하는 모습을 들 수 있다. 과거 선진국에서 나타난 현상과 유사하다. 테이크아웃과 배달, 중식시장의 성장에 관심을 갖고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제 소비자의 취식이 식당 안에서만 이뤄지는 시대는 끝났다. 그리고 식당 간의 전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경쟁에서 이기는 길은 트렌드 변화에 재빨리 대응하고, 고객 서비스에 최선을 다하며, 음식의 맛과 위생을 책임지겠다는 기본 철학을 가지지 않고서는 성공할 수 없다. 이제는 단순히 열정만으로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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