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옥성종 지부장
거제시 옥성종 지부장

지난 3월 6일 3박 4일 동안 ‘동경 세계 식품 박람회’ 참관을 위한 일정이 거제에서 시작됐다.

비행기를 타고 2시간 만에 도착한 나리타 공항은 동경국제식품박람회 행사장과 1시간 30분 정도의 거리다.

공항에 도착해 행사장으로 가는 길, 나리타공항 주변 식당가에 걸어 놓은 노렌 (깃발문화·일본의 점포 입구 처마 끝이나 점두에 치는 천막) 이 눈에 띈다.

상점 입구에 드리운 노렌은 일본의 상인의 정신이자 상진과도 같다. 끊임없이 펄럭이는 노렌은 상대적으로 시선을 집중시켜 가게를 알리는 동시에 매출을 올려주는 일본 음식점 외장 디자인의 특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일본에 도착해 첫 식사는 ‘스타미나타로(すたみな太郎)가게 였다. 우리 일행이 방문한 가게는 일본에서도 고기 무한리필로 유명한 가게로 단체 방문 하기에도 꽤 넓은 식당 이다.

스타미나타로는 기본적으로 고기를 구워 먹는 집이지만 스시도 주문할 수 있고 아이스크림을 비롯한 디저트와 음료수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나리타공항 인근에 위치한 스타미나타로 식당 ⓒ한국외식신문

호텔 도착 후 곧바로 ’2023 일본 FOODEX 초청기념 세미나‘가 열렸더. 저녁식사는 숙소로 묵고 있는 시나가와 프린스호텔내 레스토랑 뷔페식당 하푸나에서 진행됐다.

다양한 메뉴와 직원들의 친절함도 좋았지만 일본에서도 음식이 맛있기로 소문난 식당인 만큼 음식 맛도 인상적이다.

세미나가 끝난 뒤 첫날 저녁은 일행들과 시나가와 및 오다이바 풍경이 펼쳐진 도쿄 시나가와역의 야경과 주변 상점의 밤 문화를 탐방 했다.

시나가와역 주변에는 빌딩과 고층 맨션이 줄지어 있지만 골목에 들어서면 일본의 전통미가 살아있는 크고 작은 대중 술집이 늘어서 있었다.

특히 시나가와역 근처의 작은 상점들은 하나같이 소박하게 앉아 부지런한 일본 사람들의 지친 일상을 보상해주는 보금자리로 남아 손님의 발길을 이끌고 있었다.

시나가와역 인근의 거리는 늦은 밤에도 일본 현지인뿐만 아니라 인종을 초월한 수 많은 사람들이 따뜻한 라멘 국물과 생맥주로 배를 채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일본 시나가와역 ⓒ한국외식신문 

도쿄의 2일째 아침을 든든하게 먹은 후 곧바로 전시장으로 향했다.

'FOODEX JAPAN 2023'는 전 세계 60개국에서 식품, 음료, 메이커, 상사 등 2,562사 3,144부스(국내 976사1,176부스, 해외 1,586사1,968부스)가 참가했던 만큼 규모가 대단했다.

세계 3대 박람회인 만큼 전시 품목도 다양했다. 국제관에는 전세계의 식품 업체들이 나라별로 배치되어 있었다.

특히 일본의 식품 기계와 식·음료의 개성을 살린 일본관의 Rheon 자동성형기는 찐빵 가게와 만두 가게의 고된 노동으로부터 해방 시켜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식품의 섬세한 성질을 조사해 조용히 식품 기계 개발을 돕고 있었다.

대회장에서 세계 127개국에서 Rheon기계를 사용해 각 지역 고유의 식품을 생산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고 나도 만두 성형기 기계에 관심 있어 한참을 둘러보게 됐다.

푸드엑스포 제펜 2층 식당가에서 바라본 박람회장 ⓒ한국외식신문

박람회 공간 중에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린 곳은 음료와 주류, 디저트가 마련된 six홀 이었다. 일본의 빵과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디저트 아이템들이 형형색색이 옷을 입고 전시돼 있었다.

디저트 하나에도 정성과 열정을 담고 있는 일본의 이러한 문화는 우리 외식업계도 배우고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럽 국제관에선 이탈리아관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대회장에서도 가장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이탈리아관은 규모나 다양한 식재료를 접할 수 있었지만 전문 해설사가 없어 이해하는데 아쉬움이 남았다.

프랑스 베이커리 업체는 많은 방문객이 몰려 구경이 힘들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대회장에 전시된 다양한 품목과 우수한 제품은 방문객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적잖은 우리나라 외식 관련 업체 관계자 및 창업자들의 방문은 그만큼 우리나라 외식 관련 사업자들이 일본에서 힌트를 얻기 위해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Tasteful 전시관 ⓒ옥성종 지부장
Tasteful 전시관 ⓒ옥성종 지부장

일정을 마치고 저녁 식사를 위해 츠키지 시장 인근으로 향했다. 저녁 식사는 현지인 맛집인 초밥전문점 ‘잔마이’였다.

스시 잔마이는 관광객보다 현지인들이 더 많이 찾는 집으로 알려졌다. 대체로 스시의 맛이 훌륭했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어서 현지인의 비율이 80퍼센트 정도는 된다는 게 종업원의 설명이다.

스시 잔마이는 일본을 대표하는 음식인 스시에 대해 더 깊이 있게 생각하게 됐다. 스시가 일본 대표 음식인 만큼 일본에는 수많은 스시 전문점이 있지만 잔마이는 현지인들에게 ‘제대로 된 가게’라는 평을 받으며 전통을 이어오고 있었다.

스시 잔마이 3단 셋트 ⓒ한국외식신문
스시 잔마이 3단 셋트 ⓒ한국외식신문

잔마이에서 저녁 식사는 손님 입장에서 믿음을 주는 가게는 어떤 가게인지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아직도 잔마이에서 만났던 참치 본연의 향과 풍부한 식감이 혀끝을 맴돈다.

도쿄 2일 차 일정을 마무리는 숙소로 돌아와 이번 박람회를 참관하고 느낀 일본 외식에 대해 각 지부장들과 의견을 주고받는 의미 있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여행 3일째는 아사쿠사 센소지(나카미세도리 탐방)와 동경 최대 주방용품 판매거리(갓빠바시), 도요스 시장, 오오쿠보 한인식당가 견학 등 타이트한 일정이 진행됐다.

가장 먼저 방문한 아사쿠사 센소지는 도쿄에서 가장 오래된 불교사찰이 있는 곳으로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거리의 볼거리는 여러 상점의 나무 간판과 상점 셔터에 그려진 곳곳의 노렌 이다.

펄럭이며 손님을 유혹하는 다양한 노렌을 구경하는 재미와 함께 인력거 운전사를 만날 수 있어 전혀 느껴 보지 못한 색다른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곳이다.

이어서 방문한 갓파바시 거리는 다양한 조리기구와 식기를 팔고 있는 요리도구 전문상가가 밀집된 곳이다.

요리에 관련한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특히 정교하게 만들어진 식품 샘플은 실제 음식과 구별이 힘들 정도로 완벽해 오가는 이들의 발길을 사로 잡는다.

갓파바시 거리에서 판매중인 다양한 종류의 식칼 ⓒ한국외식신문
갓파바시 거리에서 판매중인 다양한 종류의 식칼 ⓒ한국외식신문

다음은 일정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먹거리 시장이자 어시장인 도요스 시장으로 향했다. 갓 잡은 신선한 바다 먹거리를 시장 식당에서 바로 맛볼 수 있는 수산시장 같은 곳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외식업과 일본 외식업 서비스 영업 운영에 대한 차이를 느낄 수 있으며, 외식업 구조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지식과 노하우를 배울 수 있었다.

다음 행선지로 신주쿠 오오쿠보 한인 식당가를 견학했다. 이 곳은 일본 내에서도 한국 식당이 많은 곳으로 도쿄의 코리아타운으로 불린다. 한국식품점, 한국식당, 술집 등 적잖은 한글 간판이 즐비해 잠시 한국에 와 있는 착각까지 할 정도다.

신선한 생선으로 즉석에서 초밥을 만드는 도요스 시장내 식당 ⓒ한국외식신문
신선한 생선으로 즉석에서 초밥을 만드는 도요스 시장내 식당 ⓒ한국외식신문

일본 여행의 마지막 저녁 식사는 훗카이도 시부야점을 방문했다.

이곳은 엄선된 재료로 만든 코스요리가 나오는 음식점으로 △홍게와 어패의세로찜 △골뱅이와 北海 낙지 초무침 △생선회 7종 모듬 △새우와 야채모듬 튀김 △양파소스와 야마 와사비로 먹는 스테이크 △가지튀김 담금질 △구운연어 오시즈시 △ 훗가이도산 붉은고기 등 8가지 메인요리와 후식이 제공됐다.

많은 일행이 방문해 종업원들이 정신없을 법도 한데 친절함을 유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훗카이도 시부야점 ⓒ한국외식신문
훗카이도 시부야점 ⓒ한국외식신문

이번 ‘FOODEX JAPAN 2023’ 박람회 참관은 쉽게 접하지 못하는 일본 문화를 경험하고,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 됐다.

외식업 종사자로서 많은 음식을 보고 경험하는 것은 개인의 자산이자 우리나라 외식업 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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