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균의 음식이야기

[음식과사람 2023.10. P.81. Easy Talk]

음식 알레르기 ⓒ Freepik
음식 알레르기 ⓒ Freepik

editor 박태균

외식업체에서 고객이 갑자기 식품 알레르기 증상을 보인다면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식품 알레르기는 때때로 매우 빠르게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식사 도중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식품 알레르기는 식품 때문에 생기는 ‘과민반응’이란 뜻이다. 특정 식품에 예민한 사람이 그 식품을 섭취할 때 일어나는 면역학적 부작용이다.

식품 알레르기와 식품 불내증은 다르다. 식품 알레르기는 신체의 면역기능이 반응해 증상이 나타난다. 소량이라도 노출되면 단시간 내 발생한다. 식품 불내증은 면역기능과 관련이 없다. 소량 섭취하면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 유당불내증(乳糖不耐症, 장에 유당분해 효소가 결핍돼 유당의 분해·흡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나타나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성인 고객에게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식품은 따로 있다. 밀, 땅콩, 견과류, 해산물 등이다. 밀에 든 알레르기 유발 성분은 글루텐(단백질의 일종)이다. 글루텐은 보리, 귀리, 호밀에도 들어 있다. 단, 알레르기 유발 능력은 밀보다 떨어진다. 밀 알레르기도 주로 영·유아에서 문제가 된다. 나이 들면 대부분 자연 치유된다. 밀 알레르기 환자는 글루텐이 포함되지 않은 곡류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땅콩을 견과류로 오인하는 사람이 많지만 콩과 식물이다. 땅콩 알레르기는 사망 등 증상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렉틴이란 독성 알레르기 유발 성분이 들어 있어서다. 땅콩 알레르기 환자는 콩 알레르기를 함께 갖고 있기 십상이다.

호두, 아보카도, 밤 등 견과류도 알레르기를 곧잘 일으킨다. 견과류 알레르기는 어릴 때는 물론 성인이 된 뒤에도 지속하기 쉽다. 호두, 아보카도의 세로토닌과 티라민, 밤의 히스타민과 콜린 등이 알레르기 유발 성분이다. 견과류 알레르기를 예방하려면 처음 접하는 견과류를 소량 먹어서 알레르기가 나타나면 해당 식품을 피해야 한다.

조개, 새우, 게, 랍스터, 문어, 오징어, 낙지, 고등어, 꽁치 등 바다에서 사는 조개류, 갑각류, 연체류, 어류도 가끔 알레르기의 원인이 된다. 해산물 알레르기는 어린이와 성인 모두에게 나타날 수 있다. 성인은 여성, 어린이는 남아에게 더 잦은 것이 특징이다.

해산물 알레르기 환자는 외식(특히 해산물 식당)할 때 직원에게 자신이 알레르기 환자임을 알리는 게 좋다. 해산물과 2m 이상 거리를 두는 것도 필요하다. 해산물을 만지거나 해산물 요리 냄새를 맡는 것만으로도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어서다.

음식점에서 후식으로 많이 올리는 사과, 살구, 바나나, 체리, 키위, 멜론, 복숭아, 파인애플, 자두, 딸기, 배, 토마토 등 과일도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 과일 알레르기는 매우 드물며 증상도 가볍다. 알레르기와 연관된 과일을 회피하거나 과일을 조리해 먹는 것이 예방법이다. 과일을 깎아 먹는 것도 방법이다.

음식점에서 손님이 메뉴를 정하기 전에 특별히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식품이 있는지 물어 해당 식품을 식재료에서 제외한다면 손님의 건강과 음식점의 평판이 함께 올라갈 것이다. 

저작권자 © 한국외식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