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균의 음식이야기

[음식과사람 2023.11. P.81 Easy Talk]

요리 ⓒFreepik
요리 ⓒFreepik

editor 박태균

음식점에서 고객이 배앓이 등을 일으켰다고 항의하면 사장님 입장에선 크게 당황할 수밖에 없다. 음식 섭취 후 금세 나타날 수 있는 증상으론 크게 네 가지가 있다.

첫째는 식품 알레르기로, 특정 식품의 특정 단백질에 대한 면역 반응이다. 우유, 계란, 땅콩, 견과류, 밀, 콩, 생선, 조개류는 식품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8대 식품’이다. 이 여덟 가지 식품이 대부분의 식품 알레르기를 유발하므로 해당 식품에 민감성을 지닌 사람은 섭취를 피해야 한다.

식품 알레르기는 원인 식품을 먹고 수 시간 이내 증상이 나타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증상이 시작되는 시간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식품 알레르기 원인 식품에 노출(섭취)된 후 알레르기 증상이 몇 분 내에서 1∼2시간 이내에 일어나면 급성이다. 증상이 2시간 뒤부터 1∼2일 후에 나타나면 만성이다. 식품 알레르기의 증상이라고 하면 대개 두드러기를 떠올리지만, 두드러기 말고도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둘째는 식중독이다. 식품 알레르기와 식중독은 식사한 뒤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시간과 증상을 보면 구분할 수 있다. 식품 알레르기는 대개 식중독보다 증상이 빠르게 시작한다. 설령 음식점에서 식중독균에 오염된 음식을 섭취하더라도 해당 식중독균이 몸 안에서 증식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잠복기(incubation period)라고 한다. 식중독은 대개 하루 정도 잠복기를 거친 뒤 증상이 나타난다.

셋째는 식품 불내증(food intolerance)이다. 식품 불내증은 유당, 글루텐과 같은 특정 화학물질을 적절히 소화할 수 없는 사람에게 나타나는 비(非)면역 반응이다. 우리 몸이 식품의 특정 성분을 소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때 생길 수 있다. 식품 불내증은 면역 체계와 관련이 없다.

식품 불내증의 대표적 사례는 노인이 우유를 마신 뒤 배앓이를 하는 유당불내증(우유, 유제품의 당인 유당을 소화하지 못하는 것)이다. 글루텐 불내증, 과당 흡수 장애, 히스타민 불내증(히스타민을 효과적으로 대사할 수 없는 것) 등도 식품 불내증에 속한다. 식품 불내증은 음식을 소량 섭취하면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사례도 매우 드물다.

넷째는 식품 민감성(food sensitivity)이다. 식품 민감성은 특정 식품에 대한 다양한 부정적 반응이다. 음식을 먹은 후 위산 역류, 오심, 복통 등의 증상이 있을 때 의심할 수 있다. 매번 먹을 때마다 식품 민감성 증상이 동반되지는 않는다. 증상은 상대적으로 가볍지만 삶의 질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위험은 넷 중 식품 알레르기가 가장 크다. 식품 알레르기는 가볍게 일어나기도 하지만, 드물게는 치명적인 상태인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발생할 수 있다. 아나필락시스를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네 가지 증상 모두 외식업체 사장님의 책임이라기보다는 고객 개인의 체질 특성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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