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사람 2017-7 P.45 Uncut News]

 

스테이크와 짜장면을 버무려내는 지혜로운 외교 펼쳐라

 

editor  김홍국 정치평론가

 

미국 중심으로 전개된 20세기가 지나고, 21세기는 미국과 중국이 경쟁하는 G2의 시대가 됐다.

G2(Group of Two)는 경제적·정치적으로 세계 2대 강국인 미국과 중국을 가리키는 용어로, 이들은 세계의 패권과 주도권을 놓고 정치, 외교, 경제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고, 이는 환율 전쟁이나 군사력 경쟁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은 국내총생산(GDP)이 100년 이상 세계 1위였고, 중국은 2010년 명목 GDP에서 일본을 추월하고 미국에 이어 2위가 되면서 미국의 아성을 위협하는 나라로 급부상했다. 중국은 특히 2014년 구매력 평가기준 GDP에서 미국을 추월해 미국과 자존심 대결을 펼치고 있다. 미국은 현재 세계를 이끌어나가는 초강대국으로서 이 같은 추세를 이어나가려 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신흥 초강대국으로서 미국을 대적할 수 있는 국가로 성장하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요리도 마찬가지다. 미국 요리는 미국인들이 즐겨 먹는 감자와 빵, 고기가 요리의 기본이다. 다양한 민족이 모여 사는 나라답게 이탈리아, 그리스, 프랑스, 멕시코, 중국, 일본, 한국 음식 등 다양한 음식이 있지만, 역시 스테이크를 중심으로 한 육식이 주를 이룬다.

미국인들은 아침 식사로 토스트와 우유, 베이컨과 계란 등을 즐겨 먹고, 점심 식사는 햄버거나 샌드위치 등 간이식품을 즐긴다. 저녁 식사는 돼지고기, 쇠고기 스테이크, 닭고기, 칠면조고기, 생선 등 육식과 생선으로 아침이나 점심에 비해 푸짐하게 먹는다.

미국인의 아침 식사 중 하나인 시리얼은 원래 의사 켈로그가 소화가 잘되는 환자용 음식으로 고안한 것이다. 처음에는 몇 분 정도 가열해서 먹는 따끈따끈한 시리얼이었으나, 나중에 콘프레이크와 같이 있는 그대로 먹는 시리얼이 개발되었다.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미국인들의 문화를 그대로 보여준다.

반면 중국 요리는 넓은 토지와 다양한 특산물을 가진 국가답게 오랜 세월에 걸쳐 정착됐으며, 한 가지 재료보다는 여러 가지 재료를 섞어서 만드는 것이 많다. 솥의 일종인 중화궈(中華鍋)와 찜통의 일종인 정룽(蒸籠)이 대표적인 조리기구이며, 이 두 가지가 있으면 거의 모든 요리가 가능하다.

요리는 큰 접시에 수북하게 담아놓고 원하는 양을 덜어서 먹는다. 지방에 따라 기후, 산물이 다르므로 독자적인 맛을 내는 요리를 만들 수 있다. 크게 남방 요리와 북방 요리의 2가지 계통으로 분류되는데, 남방 요리를 대표하는 것이 광둥(廣東) 요리이고, 북방 요리를 대표하는 것이 베이징(北京) 요리다.

생선 요리는 보통 완전히 요리되어 나오며 젓가락으로 살코기 덩어리를 집어 먹고, 다른 종류의 요리는 발라내서 먹는 것이 대조적이다. 수백수천 가지의 조리법과 다양한 음식문화를 자랑하는 중국인들의 음식 사랑은 대국의 풍모를 풍긴다.

한국은 우방인 미국과 최대 교역국인 중국 사이에서 자칫하면 일본과 러시아를 포함한 열강의 희생양이 되기 쉬운 험난한 지정학적 위치에 놓여 있다. 더구나 군사적 도발을 일삼는 북한을 설득해 통일을 해야 하는 민족의 지상과제도 실현해야 한다.

우리가 즐기는 스테이크와 햄버거, 짜장면과 탕수육을 함께 버무려내는 것과 같은 지혜로운 외교가 한국의 생존을 지켜줄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경쟁 속에서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국익을 챙기는 고도의 정치력과 외교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험난한 동북아의 외교안보 경쟁에서 주변 국가들을 활용하는 현명하고 영리한 외교를 통해 21세기에 더욱 부강하고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어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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