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외식콘셉트기획자가 추천하는 불황 극복 틈새 메뉴

[음식과 사람 2017-8 P.75 Consulting]

 

소자본 창업에 적합한 분식집형 수제 만두·찐빵

 

▲ 사진 = https://www.flickr.com/photos/kfoodaddict/6779015132

소자본 창업자에겐 높은 창업비용을 감당하기 힘든 시대다. 또한 규모가 작은 영세 식당 업주들은 인건비가 너무 비싸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만두와 찐빵은 다른 음식에 비해 조리법이 어렵지 않아 쉽게 배울 수 있고 포장 판매의 비중도 높다. 판매 부진이나 고정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규모 식당이라면 한 번쯤 고려해볼 만한 아이템이다.

 

고립된 상권에서 홀로 빛나는 만두·찐방 전문점

경기 용인시 수지의 분지 상권 내에 수제 만두·찐빵 전문점이 있다. 상권은 C급 중간 이하의 자리이다. 역세권이지만 분지 상권이어서 유명한 감자탕, 해장국집 외에는 식당들 영업이 부진한 곳이다. 그 가운데 한 분식집형 만두·찐빵집이 영업이 잘된다.

50대 후반의 업주는 5년 전 이 자리에서 단돈 2500만 원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그것도 2000만 원은 대출을 받은 것이라고. 지금은 보통 월급쟁이들 몇 배의 수입이 될 정도로 안정된 수익을 올리는 것 같다.

큼직한 만두는 속이 꽉 찼다. 다른 만둣집들이 돼지고기 후지를 사용하는 것에 비해 여기는 돼지고기 전지를 사용한다. 기름기가 후지보다 좀 더 풍부한 부위인 전지를 만두소로 쓴 것이다. 당연히 후지 만두소보다 더 맛있을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만두도 고기만두, 김치만두, 왕만두 세 가지를 취급하는데 여성 고객은 김치만두를 좀 더 선호한다. 만두소는 직접 만들고 만두피는 공장에서 제조한 제품을 사용한다. 맛이 특별하지는 않지만 식재료가 풍부하고 수제만두의 맛을 제대로 내고 있다.

매장 내에서 손님들이 음식을 소비하기도 하지만 포장 판매의 비중이 꽤 높은 편이다. 이는 소형 규모 매장에서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름에는 직접 삶은 팥으로 만든 팥빙수도 판매한다. 이 팥은 찐빵용 팥으로 팥빙수와 같이 사용한다.

찐빵도 팥소의 양이 푸짐해서 고객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필자도 팥빙수를 사먹으려고 처음 이 식당을 방문했다. 유명 프랜차이즈 체인점의 팥빙수보다 훨씬 양이 넉넉하다. 직접 삶은 팥에 4000원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 때문에 인근에 거주하는 고객들 반응이 좋은 편이다. 같이 시식했던 우리 회사 젊은 직원이 “팥을 왜 이렇게 많이 주는지 모르겠다”고 할 정도로 파격적인 푸짐함이 있다.

이 상권은 중산층 상권이지만 가격은 서민 가격이다. 이 식당 업주는 전에 만둣집에서 근무했을 때 음식 조리법을 어깨너머로 체득한 것 같다. 만두나 찐빵은 단기간에 배워도 적용 가능한 아이템이다. 다만 숙련도와 속도가 문제다.

 

조리 기술 어렵지 않고 어느 상권에서나 기본 매출 가능

수원에서 가장 장사가 잘되는 식당도 만두와 쫄면으로 유명한 ‘**만두’로 엄청난 대박 식당이다. 이 식당도 만두와 쫄면을 동시에 주문하는 비중이 높다. 다른 분식 메뉴들도 있지만 이 식당의 경쟁력은 절대적으로 만두다. 현재는 체인점을 운영할 정도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지금 한국의 외식업계에 높은 인건비와 만두 기술자의 감소로 수제 만두 전문점이 그다지 잘 안 보인다. 만두 빚는 일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지 않고 단기간에 습득이 가능하다. 특히 중국 교포들은 대체로 만두를 잘 빚는 경향이 있다.

소자본 창업이라면 가성비 높은 만두, 찐빵 아이템이 유리하다. 어떤 상권에서도 기본 매출 이상은 가능한 메뉴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가을과 겨울철에 들어서면 만둣국, 떡만둣국의 소비는 더욱 늘어난다.

자금이 부족하거나 매출 부진을 겪는 소형 식당이라면 만두와 찐빵은 한번 도전해볼 만한 아이템이다. 다만 요즘 소비자들은 어떤 수준의 만두와 찐빵을 선호하는지 미리 파악해봐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한국외식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