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외식 기상도

[음식과 사람 2018-1 P.40 Cover Story ❷ ]

2017년 외식업계에 불어닥친 여러 가지 환경 변화, 외식 트렌드, 외식 관련 이슈, 외식 소비자의 소비 행태를 돌아보고 그 속에서 새로운 희망의 돌파구를 찾아보자. 이번 호에서는 2017년 국내 외식 트렌드 조사결과에서 소비 행태 부분을 살펴보고, 다음 호에서 2018년 주목할 만한 외식 트렌드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editor. 김삼희 한국외식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2018년 외식업계가 주목해야 할 변화들

- 소비 부진과 최저임금 대폭 상승 등은 악재

- 산업 간 경계 모호해지는 ‘빅블러’ 현상 가속화

- 가정간편식(HMR)이 외식산업의 전통적 영역 잠식

  → 고유한 차별화로 소비자 니즈에 부합한 부가적 가치 만들어내

2017년 국내 경제성장률은 3%를 넘어섰고, 지난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2010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 환경은 향후 개선될 여지가 많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 경제 또한 거시적 지표로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2018년에도 긍정적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가계 부문의 소비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최저임금 대폭 상승 등의 악재가 많아 전망이 그다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사회 전반에 걸쳐 혁명적 변화가 상시화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핀테크, 인공지능(AI), 드론 등 혁신적인 4차 산업혁명 기술이 등장하면서 산업 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빅블러(Big Blur)’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외식의 ‘빅블러’는 ‘외식산업’과 ‘식품산업’의 모호한 경계에 속하는 외식산업의 전통적 영역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가정간편식(HMR)’이 해당될 것이다.

가정간편식 하면 떠오르는 연상들, 즉 가격이 저렴하고 품질이 낮으며 어쩔 수 없이 식사를 대신한다는 이미지가 이제는 가격 대비 괜찮고 품질이 좋다는 이미지로 빠르게 바뀌어가고 있다. 이는 외식업자들이 주목해야 할 중요한 변화이다.

이제는 이러한 변화가 외식산업을 위협할 경쟁자임을 인정하고 지금 당장 현실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산업 내 경쟁만으로도 버티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미 경쟁력을 확보한 유통산업, 제조산업, 인터넷 기반 쇼핑몰 등과 경쟁해야 하는 형국이다. 원론적으로 말한다면 현재 자원을 최적화하면서 고정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제고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4인 이하 영세 외식업체가 대부분인 데다 공급 과잉인 외식시장 구조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기란 녹록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체만의 고유한 차별화로 소구(Appeal)하면서 소비자의 니즈에 부합한 부가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 외식업 자영업자들의 과제이다.

2017년 외식업계에 불어닥친 거시적 환경 변화, 외식 트렌드, 외식 관련 이슈, 외식 소비자의 소비 행태를 돌아보고, 그 속에서 새로운 희망의 돌파구를 찾아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2017년 국내 외식 트렌드 조사 결과에서 소비 행태 부분을 살펴봄으로써 외식업체의 경영 전략 수립 및 합리적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2017년 패스트푸드 주춤, 구내식당 이용 증가

- 월평균 외식 빈도 14. 8회로 3년간 유사

- 방문 외식, 배달 외식, 포장 외식 빈도도 전년도와 유사

- 패스트푸드 주춤, 구내식당 증가

  → 김영란법 영향으로 외부인과 식사 꺼리는 풍토 만연

  → 종업원 후생 위한 구내식당 직영화 증가

2017년 국내 외식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외식 빈도는 최근 3년간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여러 악재 속에서도 커피, 비알코올음료를 제외한 월평균 외식 빈도는 2016년 15회보다 다소 감소한 14.8회로 조사됐다. 서비스 형태별로 살펴봐도 방문 외식, 배달 외식, 포장 외식 모두 전년도와 유사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를 포함하는 음료는 월평균 7회 정도로 조사됐다. <그림 1>

최근 3년간 주로 이용한 음식점을 살펴보면 한식, 중식, 패스트푸드, 구내식당으로 큰 변화는 없지만, 2016년 대비 패스트푸드가 주춤했고 구내식당이 다소 증가(7%)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영란법의 영향으로 식사비용과 관계없이 외부인과의 식사를 꺼리는 풍토가 만연해졌고, 종업원 후생을 위해 구내식당을 직영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림 2>

 

2017년 외식비, 방문은 줄고 포장은 증가

- 방문 외식(한식) 4.16% 줄고 포장 외식(한식) 8.23% 증가

  → ‘외식의 내식화’로 외식 소비 패턴 변화

  → 위생적이고 편리한 포장과 서비스 향상 영향

월평균 지출은 2016년 대비 배달 외식은 1만5026원(+0.29%)으로 미미하게 증가했고, 방문 외식은 1만679원(-4.95%), 포장 외식은 8928원(-1.62%)으로 다소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외식업체의 수익성이 매출 대비 10% 이내인 것을 감안하면 방문 외식의 지출 비용 감소 폭은 적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그림 3>

2016년 9월 28일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일명 김영란법)’ 시행 후 전반적으로 3만 원 이상 객단가가 10.3% 정도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객단가가 감소한 원인을 ‘김영란법’ 시행으로만 단편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적절치 않지만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되며, 상한액 3만 원이 식사비용을 결정하는 기준으로 작용해 외식업계 전반의 객단가가 낮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서비스 형태4) 중 방문 외식이 배달 외식이나 포장 외식보다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이용하는 음식점의 월평균 지출 비용은 최근의 추이를 반영하듯 배달 외식(약 2.9% 증가)을 제외한 방문 외식과 포장 외식은 다소 감소했다. 주목할 점은 방문 외식의 한식은 1만1624원(-4.16%)으로 감소했지만 포장 외식의 한식은 1만6695원(+8.23%)으로 크게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외식의 내식화가 확대되면서 방문 외식 후 포장을 해가는 패턴에서 포장 외식이 목적이 되는 외식 소비 패턴으로 변화·확대되면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한식은 ‘검은 봉지’로 대변되던 비위생적인 패키지가 위생적이고 편의성이 담보된 패키지로 개선된 것도 한몫한 것으로 판단된다. <표 1>

 

메뉴별 선호도는 비슷, 지출 비용은 큰 차이

- 선호 메뉴 방문(김치찌개), 배달(치킨), 포장(햄버거)

- 지출 비용 방문(삼겹살류), 배달(짜장면, 짬뽕), 포장(떡볶이, 피자)

외식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메뉴는 방문 외식의 경우 김치찌개, 배달 외식은 치킨, 포장 외식은 햄버거로 조사됐다. 최근 3년간 선호하는 메뉴 순위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메뉴별 지출 비용은 차이를 보였다. 서비스 형태별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메뉴는 방문 외식의 경우 삼겹살류로 전년 대비 21.5% 오른 1만7124원으로 나타났다.

배달 외식은 피자를 제외하고 전년 대비 지출 비용이 모두 증가했으며, 짜장면이 4.6% 증가한 6802원, 짬뽕은 3.6% 증가한 6766원으로 조사됐다. 포장 외식은 떡볶이가 16.7% 증가한 4618원으로 조사됐고, 피자는 가장 큰 폭인 11.3%가 하락해 1만8012원으로 나타났다. <표 2>

 

대세적 트렌드 ‘1인 가구’

- 나홀로 외식 횟수는 꾸준히 증가

- 전체 외식비 중 혼식 비중 16.5%

- 배달 외식, 포장외식 시 혼식 지출 비용 증가

- 1인 외식 소비자 맞이할 준비는 여전히 미흡

두말할 것도 없이 외식산업에서 1인 가구의 의존성은 날로 증가하는 추세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2045년 장래 가구 추계 보고서’에서 향후 가구 구성의 가장 보편적인 형태는 1인 가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 것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1인 가구는 이미 대세적 트렌드가 됐다.

혼자 외식(혼식) 횟수는 2015년 월 2.8회, 2016년 월 3.7회에서 2017년 월 4.1회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2016년 대비 3% 정도 증가한 수치이며 총 외식 횟수의 27.7%를 차지한다. 또한 전체 외식비가 월평균 30만3854원인데 그중 혼자 외식비는 4만4717원으로 16.5%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림 4>

혼자 외식을 하는 경우와 동행인이 있는 경우의 1인 지출 비용을 살펴보면, 방문 외식은 동행을 할 경우가 1인당 지출 비용이 많았고, 배달 외식과 포장 외식은 오히려 혼식을 하는 경우가 1인당 지출 비용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 외식이나 포장 외식의 경우 판매하는 단위 또는 제한된 아이템 때문에 불필요하게 1인용 이상을 구매하게 되면서 혼식 시 지출 비용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보면 기존 메뉴를 1인분으로 나눠서 판매하거나 4인용 탁자를 1인용 탁자로 일부 배치한 수준으로 1인 외식 소비자를 맞이할 준비는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그림 5>

1인 외식 행태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전체 월평균 혼식 빈도는 남성(5.2회)이 여성(2.9회)보다 높았고, 미혼(6.2회)이 기혼(2.9회)보다 높게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20대(6.3회)와 30대(4.6회)의 외식 빈도가 높았으며, 지역별로는 서울(5.1회)이 가장 높았고 경기도(3.9회)와 6대 광역시(3.8회), 기타 지역(3.8회)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간편식 등으로 ‘외식의 내식화’ 급속히 확산

- 방문 외식 감소, 포장 외식과 배달 외식 증가

- 가정간편식(HMR) 확산으로 포장·배달 외식 더욱 증가할 듯

- 나만의 특색 있는 색깔로 소비자에게 어필해야

최근 3년간 외식 빈도나 지출 비용의 변화는 전반적으로 크지 않았다. 서비스 형태 중 방문 외식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반면 포장 외식, 배달 외식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로 확인됐다. 인터넷 기반의 인프라를 통해 집에서 대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집의 플랫폼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고, 가정간편식(HMR)의 개념을 포함해 외부 음식을 가정에서 완제품 그대로 먹거나 일부 조리를 더해 식사하는 ‘외식의 내식화’가 더욱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포장 외식과 배달 외식은 더욱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케팅의 아버지’로 불리는 필립 코틀러는 그의 저서 <마켓 3.0>에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시장에서는 고객이 최우선이 되는 것은 기본이고, 사회적 가치나 고객이 부여한 가치를 어떻게 충족시킬지가 성패의 핵심이라고 말하고 있다. 고객의 니즈는 점차 고도화·개별화·다양화되고 있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이 너무나 빨리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작다고 해서 경쟁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차별점이 없는 것이 경쟁력이 없는 것이다. 일시적인 이슈나 유행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말고 일관성 있게 특색 있는 색깔로 소비자에게 지속적으로 어필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우리 사회에서는 점차 단순화·전문화·소형화로 무장한 골목상권, 동네상권 음식점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18년에는 이 현상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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