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외식콘셉트기획자가 추천하는 불황 극복 틈새 메뉴

[음식과 사람 2018-4 P.75 Consulting]

 

 

대중적 맛의 서민 음식인 두루치기는 원가 부담이 적고 조리가 비교적 쉽다. 손님 입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식사와 술안주를 겸할 수 있는 메뉴다. 김치찌개처럼 국물과 함께 밥을 먹기에 좋고 고기를 안주 삼아 먹을 수도 있다. 비록 가격이 저렴해도 고기로 조리한 음식이다. 썩어도 준치이고 저렴해도 고기다. 이 점은 식당 메뉴로서 큰 강점이다.

 

직장인 밥과 술의 정다운 동반자

요즘 삼겹살과 돼지갈빗집 영업 현황이 예전 같지 않다. 불경기와 삼겹살에 대한 식상함 그리고 고깃집의 포화 상태 때문이다. 질 좋은 원육을 무기로 한 숙성 삼겹살은 이미 넘쳐나고 소비자들도 삼겹살 일변도의 식문화에 다소 식상해하기 시작했다. 돼지갈비도 좋은 아이템이지만 업소 수가 많이 늘었다.

얼마 전 교육을 끝내고 직원들과 서울 역삼동의 지하에 있는 두루치기집에서 통돼지 두루치기에 소주를 마셨다. 뜻밖에도 삼겹살에 소주를 마셨을 때보다 만족도가 높았다. 칼칼하고 시원한 육수의 돼지고기가 소주 안주로 그만이었다. 특히 원육의 질이 우수해 고기 씹는 맛이 좋았다. 고기는 국산 생고기를 사용하는데 구워 먹을 때보다 맛이 더 나았다.

밤 9시가 넘은 시각인데도 노년층 고객들이 두루치기 안주에 소주를 곁들였다. 그 모습이 퍽 이채로웠다. 우리 일행은 필자를 제외하고 모두 젊은 연령층이었지만 그들 역시 두루치기 안주를 만족스러워했다.

칼칼한 육수의 돼지고기 메뉴는 한국인이면 대체로 즐겨 먹는다. 세월이 지나도 식상해하지 않는다는 강점이 있다. 즉 소울푸드 성격이 짙다. 이런 메뉴는 아날로그적 속성이 강해 중년 이상의 남성 고객들이 좀 더 선호하는 특성이 있다. 직장인들은 점심시간에도 육류 메뉴를 선호한다. 두루치기는 직장인 밀집지역 점심 메뉴로도 강력하게 소구되고 있다. 손맛이 좋은 식당 경영자라면 두루치기로 메뉴를 구성할 것을 제안해본다.

 

김치찌개 대용으로 활용 가능, 달걀말이로 객단가 높여

두루치기는 충청도에서는 ‘짜글이’, 전라도에서는 ‘애호박찌개’, 경상도에서는 ‘고기찌개’ 혹은 ‘돼지찌개’로 불리는 경우가 많다. 주재료는 돼지고기, 김치, 양파 등 식당에서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재료다. 김치찌개집이라면 동일 재료로 두루치기 메뉴를 추가해 저녁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다. 김치찌개는 점심식사 메뉴로는 선호도가 높지만 저녁 매출은 부진하기 때문이다.

역삼동의 이 집은 엄나무와 꾸지뽕나무 육수를 사용해 돼지고기 잡내를 잡았고 두루치기용 김치도 직접 담근다. 돼지고기는 믿을 만한 거래처를 확보해 양질의 전지나 사태를 사서 사용한다.

대부분의 두루치기 전문점들은 소규모로 부부나 가족끼리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고 식재료 원가도 높지 않아 소자본 창업으로 좋은 아이템이다. 다만 김치와 양념장 등을 만드는 방법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원육은 전지나 후지 등 저렴한 저지방 부위를 주로 사용한다. 고깃집이라면 구이용 고기를 손질하고 남은 고기를 활용해 전략 메뉴로 활용해도 된다. 재료를 미리 손질해두고 주문 즉시 조리하면 되므로 오퍼레이션도 간편하다. 달걀말이 등의 사이드 메뉴와 라면사리 등의 추가 주문을 적극 유도하면 객단가를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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