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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인력난 앓는 제주도 음식점에 무슨 일이…?인도적 차원에서 예멘 난민들 음식점 취업 한시적으로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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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04  13: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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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사람 2018-7 P.48 Hot Issue ]

   

외식업계 인력난 문제가 심각하다. 과거 재외동포들이 외식업 인력난 해소에 많은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줄어들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외국인 고용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고용했던 외국인 근로자를 돌려보내야 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외식업 현장에서 외국인 고용 정책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이 예멘 난민들의 음식점 취업을 한시적으로 허용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외식업계 외국인 인력 고용의 현주소를 들여다본다.

 

editor. 김선호 photo. 한국외식업중앙회 인력지원단 DB

 

예멘 난민들 제주도 음식점 취업 허가

- 인도적 지원을 위한 한시적 조치 & 심각한 제주도 외식업계 인력난 반영

6월 18일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한국외식업중앙회(회장 제갈창균, 이하 중앙회) 외국인력지원단이 예멘 난민들을 대상으로 외식업 취업 설명회를 진행한 것이다. 이날 설명회에는 250여 명의 난민들이 참가해 50여 명이 외식업체에 취업했다.

최근 제주도에는 예멘 난민이 급증했다. 지난해 12명에 불과했던 예멘 난민은 5월까지 519명으로 늘었다. 난민법에 따르면 난민 신청 후 6개월이 지나야 취업을 할 수 있다. 취업을 목적으로 무분별하게 난민 신청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 하지만 오랜 내전을 피해 목숨을 걸고 제주도로 온 예멘 난민들에게 6개월간의 생계 대책이 있을 리 없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까지 나선 끝에 법무부가 난민들의 생존을 위해 한시적으로 취업을 허가한 것이다.

이날 난민들을 고용하기 위해 설명회에 찾아온 한 외식업 경영자는 “중국인과 다르게 예멘인들은 의사소통이나 문화가 생소하다. 함께 일하는 데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난민이라도 최저임금을 준수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 측면에서 크게 매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하지만 일할 사람이 없어서 절박하기 때문에 그런 것을 따질 처지가 아니다”라며 제주도 외식업계의 인력난을 토로했다. 이번에 어업 분야와 함께 외식업계에 난민 고용을 허용한 것은 외식업계의 인력난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정부도 파악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취업 설명회를 진행한 중앙회 외국인력지원단의 김기현 부장은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이 외국인력지원단에 ‘예멘 난민 외식업 취업 설명회’ 개최를 요청한 것은 다른 민간업체나 브로커들과 달리 우리 중앙회가 법을 준수하면서 외국인 고용에 힘써온 결과”라며 “오늘 외식업체에 취업한 예멘 난민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의사소통 등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 제주출입국, 외국인청 강당에서 외식업 취업 설명회를 듣고 있는 예맨 난민들.


현행 외국인 고용 정책, 외식업계 인력난 해소에 한계

예멘 난민 고용은 제주도 지역에만 한시적으로 허용된 조치다. 이 조치가 외식업계의 인력난 해소는 물론 제주도 외식업계 인력난 해소의 근본 대책이 되기는 어렵다.

현재 외식업은 ‘외국인특례고용허가제’가 적용되는 업종이다. 외식업체에서 절차를 밟으면 재외동포비자(F-4), 방문취업비자(H-2)를 가진 동포나, 전문취업비자(E-7)를 가진 외국인을 고용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제주도에서만 ‘통역판매사무원’을 전문취업비자(E-7)로 고용할 수 있다.

   
▲ 취업 설명회 직후 현장에서 진행된 외식업체 면접 장면.


재외동포비자(F-4), 방문취업비자(H-2) -외식업 취업 기피

최근 중국 경제가 발전하면서 재외동포비자나 방문취업비자로 국내에 들어오는 동포들의 수가 줄어들고 있다. 과거 이 비자로 우리나라에 와서 적응한 동포들은 이미 국적을 취득한 경우도 많고, 노령화되어 외식업체를 떠난 사람도 많다. 새롭게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동포들의 수는 적고, 들어오더라도 외식업체에서 일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상황이다. 더욱이 재외동포비자나 방문취업비자의 경우 체류기간 동안 직장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어서, 처음에 외식업체에 취직을 했다가도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경우가 많다.

 

전문취업비자(E-7) -비자 요건 강화로 고용 포기 업체 속출

중앙회 외국인력지원단에서는 수년간 회원업소에 중국인 요리사들을 전문취업비자(E-7)로 고용하는 일을 지원해왔다. 그 결과 짜장면, 짬뽕 중심의 전통적인 중국음식점에서 벗어나 최근 양꼬치, 화궈와 같은 새로운 중국요리를 내놓는 음식점들이 늘어나는 데 직접적인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정부가 E-7 비자의 고용 요건 중 면적 기준을 100㎡(30평)에서 200㎡(60평)로 강화하면서 중국인 요리사 고용이 힘들어졌다. 새로운 메뉴로 중국음식점을 시작한 많은 업체들이 업종 유지에 근본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외식업계의 외국인 고용에 대한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외식업계 외국인 고용 정책, 발상 전환 필요

- 한식 세계화와 접목한 외국인 고용 등 외식업 진흥 위한 큰 그림 필요

제조업이나 농축산업의 경우 ‘일반고용허가제’가 적용된다. 즉, 비전문취업비자(E-9)로 외국인 고용이 가능하다. 비전문취업비자는 재외동포가 아닌 베트남, 필리핀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고용이 가능해서 해당 업종의 인력난 해소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정부는 ‘외식업은 서비스업’이므로 일반고용허가제가 아닌 특례고용허가제가 적절하다는 입장이다.

회원업소들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외국인 고용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중앙회 외국인력지원단은 최근 정부에 새로운 개선 방안을 제안했다. 한식 음식점 주방에도 외국인 요리사 고용을 허용해달라는 것이다.

인력지원단 김기현 부장은 “현재 한식 업종에는 외국인 주방장을 고용할 수 없다. 그런데 외국인 주방장을 고용해서 우리 한식을 적극적으로 가르쳐준다면 자연스럽게 한식 세계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에 베트남 쌀국수집이 없는 데가 거의 없을 정도인데, 대부분 베트남 사람이 아닌 현지인들이 운영한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 한식을 배운 주방장들이 본국에 돌아가 한국음식점을 차린다면, 한식 세계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외식업체의 인력난도 해소하고 한식 세계화도 이루는 두 마리 토끼를 잡자는 제안이다.

또한 그는 “정책을 결정하는 분들이 외식업은 서비스업이라며 무조건 규제만 하려는 점이 아쉽다. 외식업에 서비스업의 요소가 있는 것은 맞지만 주방은 제조업의 성격이 강하다. 또 정부와 모든 지자체가 육성하려고 하는 ‘관광’에서 음식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따라서 외식업을 규제만 하려 하지 말고 진흥할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며 정부의 외식업 외국인 고용 정책의 전향적인 검토를 당부했다.

 

<외식업계 현장 목소리>

"외국인 직접 고용해보니 어떻던가요?"

 

“중국인 통역판매사무원 신청했지만 너무 오래 걸려…

한국인 고용 비용과 차이 없지만, 한국인은 구하기 어려워”

- 장승유 회원 제주 서귀포시 ‘모슬포부두식당’

   

제주도 음식점에서는 중국어 통역을 하면서 일도 해주는 ‘통역판매사무원’ 고용이 가능하지만, 처리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지난 5월에 중국인 고용을 신청했지만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이다. 제주도는 이제 성수기에 들어가는데, 일할 사람은 언제 올지 알 수 없으니 난감하다. 중국인을 고용하면 숙소 비용도 부담해야 하고, 한국인을 고용하는 것과 비용 차이가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음식점에서 일하기를 꺼려 도저히 구할 수가 없다. 중국인을 고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인 주방장 3명 고용했었는데,

고용 면적 기준 강화로 지금은 고용 불가… 어쩌라는 건지?”

- 이기원 대표 경기 수원시 ‘진미대림음식점’

   

얼마 전까지 중국인 주방장을 3명 고용했었는데, 정부에서 고용 면적 기준을 100㎡에서 200㎡ 이상으로 바꾸는 바람에 고용이 불가능해졌다. 우리는 양꼬치 같은 중국 메뉴로 중국 분들이 많이 찾는 음식점이다. 중국인 주방장이 꼭 필요하다. 그런데 갑자기 이렇게 면적 기준을 강화해버리면 어떡하라는 것인지? 우리처럼 모범적으로 법과 규정을 잘 지켜온 음식점은 배려를 해줬으면 좋겠다.

 

“중국집 주방 일 배우려는 우리나라 젊은이들 없어…

중국인 주방장 없이는 운영 불가능”

- 김문수 대표 서울 송파구 ‘잠실유원’

   

중국인 주방장이 처음 들어왔을 때는 고용 비용이 저렴했다. 하지만 지금은 내국인 주방장과 차이가 거의 없다. 최근에는 중국인 주방장들끼리도 밴드나 단체 카톡방 같은 커뮤니티를 만들어 임금을 더 많이 주는 곳으로 자꾸 이동한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더 이상 중국집 주방 일을 배우려 하지 않는다. 중국인 주방장 없이는 영업이 불가능한 업계 상황을 정책 펴는 사람들이 좀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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