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창균 중앙회장,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 경고

한국외식업중앙회 제갈창균 중앙회장은 20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일자리가 있어야 고용도 하고 월급도 줄 수 있는데, 최저임금 인상이 남긴 건 해고와 폐업뿐입니다. 내년에도 최저임금 인상이 이어지면서 외식업계발 대량 해고는 불 보듯 뻔한데, 이런 상황에서 소득 주도 성장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라고 밝혔다.

▲ 한국외식업중앙회 제갈창균 중앙회장

이어 제갈창균 회장은 최저임금 인상이 적용된 지난 6개월에 대해 "외식업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만 끼쳤다"고 일갈했다. 그는 "종업원 월급은 물론 식재료비, 배달료, 미화원 인건비까지 전 분야에서 쓰나미 인상이 이어지면서 영세 외식업자들은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다"며 "실제로 올 상반기 외식업체들이 종업원 수를 평균 32%나 줄인 것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울분을 토했다. 제갈 회장은 "그나마 영업을 유지할 여력이 있는 업체라도 향후 종업원을 줄이는 건 예고된 수순"이라며 "외식업계 종사자 300만명 일자리 근간을 뒤흔드는 일"이라고 전했다.

올 상반기 외식업체가 종업원 32%를 감원한 사태가 하반기에도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산술적으로 일자리 100만개가 사라질 수 있다. 그는 "경영 한계상황에 내몰린 경영주들이 자신과 가족을 희생하면서 결국 무급 종사자만 늘어나고 있다"며 "궁여지책으로 음식값 올리기에 나섰지만 결국엔 손님 발길마저 끊어졌다"고 개탄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에서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대표 외식 메뉴 8개 가운데 7개 가격이 1년 새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냉면은 8808원, 삼겹살은 200g에 1만6489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10.6%(846원), 5.6%(868원) 올랐다.

제갈 회장은 1979년 중식당인 영빈관을 시작으로 40년간 다양한 외식업체를 운영해 왔다. 현재 대전에서 중식당 자유대반점을 직접 운영하고 있는 제갈 회장은 지금 상황이 과거 그 어느 때보다 힘들다고 전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는 그동안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과 업종별 차별화를 줄곧 주장해 왔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 13일 성명을 발표하며 단체행동까지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갈 회장은 "업종뿐 아니라 지역별 차이도 큰 만큼 이런 점들이 종합적으로 검토돼야 한다"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선 제발 '근거 기반 정책(evidence-based policy)'을 펼쳐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갈 회장은 "현 정부 정책에 지지하는 부분도 많지만, 솔직히 이번 결정엔 다소 배신감을 느낀다"며 "정부와 끝까지 대화하며 영세 외식업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가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제갈 회장은 비수도권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2013년 한국외식업중앙회 25대 회장에 당선됐고, 지난 5월 연임에 성공했다. 1983년 대한요식업대전시중구조합 이사를 시작으로 1996년 한국외식업중앙회 대전시지회장 등을 역임하는 등 외식업계 산증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외식업계 공로를 인정받아 2001년 김대중 대통령, 2006년 노무현 대통령에게 표창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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