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로·로타바이러스는 추울 때 생존력 더 강해

흔히 식중독은 고온 탓에 자칫하면 음식물이 상하는 여름철에만 발생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겨울철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저온에도 강한 바이러스들이 있기 때문. 노로바이러스와 로타바이러스는 겨울철 식중독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꼽힌다.

editor 조윤 도움말 가천대 길병원 photo shutterstock

 

 

냉동 상태에서도 살아남는 노로바이러스

겨울철에도 먹거리 신선도 유지에 신경 써야

여름철 장염은 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등 식중독균이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겨울철 장염은 주로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그중에서도 노로바이러스는 전 세계적으로 급성 위장관염을 가장 많이 일으키는 병원성 미생물로, 비세균성 장염 발병 원인 가운데 90% 이상을 차지한다.

노로바이러스는 매우 튼튼한 바이러스로 60℃에서 30분 이상 가열해도 감염력이 유지되며, 냉동 상태에서도 살 수 있을 만큼 생존력이 강하다. 사계절 내내, 겨울철에도 조심해야 하는 이유다. 더욱이 소량만 감염돼도 위장염을 일으킬 수 있고 전염성도 강하다. 다만 혈액형에 따른 감수성이 달라 감수성이 큰 O형은 발병률이 높고, 감수성이 낮은 B형은 발병률이 낮다.

공기 중에 노로바이러스가 오염돼 있기만 해도 감염 가능성은 커진다.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 굴과 조개 등의 어패류, 채소, 과일을 섭취했을 때도 염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겨울철에도 먹거리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질병이 있는 사람의 분변과 구토물에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손으로 음식물을 섭취하거나 환자의 물건을 함께 사용했을 때도 감염될 수 있다.

증상은 보통 24~48시간의 잠복기를 두고 나타난다. 구토, 설사, 오심, 발열, 복통 등의 징후가 포착된다. 하루에서 이틀 정도 급성 장염 증상이 나타난 후에 회복되지만 노약자나 어린이에겐 치명적일 수도 있으므로 세심히 관찰해야 한다.

대부분의 식중독은 특별한 치료 없이 치유된다. 간혹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설사를 멈추는 지사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되레 병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면서 자가 치료를 하면 좋아지지만 심한 복통, 심한 탈수, 발열, 혈액성 설사 등을 보인다면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고기동 교수는 “노로바이러스는 튼튼한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냉동됐다고 죽는 것이 아니므로 음식물 관리와 개인위생 관리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손을 자주 씻고 지하수 등을 먹을 때는 반드시 끓여 먹어야 한다. 어패류 등에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날엔 음식을 반드시 익혀 먹도록 하자.

 

겨울철 구토하는 아기, 로타바이러스 의심

어린이집·산후조리원 물품은 소독해서 사용

해마다 12월이 되면 한 돌 정도 되는 많은 아기들이 구토와 설사 증세를 보이는 경우가 있다. 증상이 콜레라와도 비슷해 예전엔 ‘가성 콜레라’라고도 불렸던 이 질병은 로타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것으로 심한 경우 탈수로 이어진다. 주로 11월과 12월에 영·유아들에게 폭발적으로 발생하는 유행성 급성 위장염이다.

로타바이러스에 쉽게 감염되는 나이는 보통 6개월부터 2세까지로, 생후 10~12개월령 영·유아에게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생후 6개월 이내, 특히 3개월 미만의 영아는 모체로부터 받은 항체가 있기에 감염되는 예가 드물다. 생후 12개월이 지나면 감염률이 더욱 낮아지고, 만 2세 이후엔 감염 빈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인 구토는 6~12시간 지속되는데 담즙이나 소량의 피가 섞여 나오는 수도 있다. 젖이나 음식을 계속 먹일 경우 구토는 24~46시간까지 계속되기도 한다. 구토가 끝나면 곧이어서 물과 같은 설사를 하기 때문에 많은 영·유아는 탈수증을 나타내게 된다. 탈수는 처음 24시간은 별로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지만 그 이상 설사가 계속되고 수분 공급이 충분치 못할 때에는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변의 빛깔은 엷은 노랑 또는 녹색을 띠는 경우가 많다. 환자의 20~40%는 백색 변을 보기도 하는데 마치 쌀뜨물처럼 보인다. 설사는 보통 5일 정도 지속되며, 간혹 열이 나는 경우도 있다.

치료 시 가장 중요한 점은 탈수 증세를 완화하는 것이다. 소변 양이 줄어들고, 입이 마르고, 기운이 없어지면 탈수로 볼 수 있다. 이때 보리차를 소량씩 자주 마시게 하면 좋다. 보리차마저 토한다면 즉시 병원으로 가야 한다. 대개 구토와 설사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그치므로 탈수증이 심하지 않으면 입원은 하지 않아도 된다. 식욕이 돌아오고 설사가 잦아들면 연한 죽이나 우유 등 유동식을 급여하면 된다.

어린이집, 유치원, 산후조리원 등 영·유아가 많은 집단시설 내 용품은 겨울철에도 끓는 물로 소독하고, 감염자와 접촉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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