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상품 개발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외식가족공제회 출범으로 수익사업 활성화가 가능해지면서 회원들에게 질 좋은 식재료를 저렴한 가격에, 
좀 더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editor 김지은  photo 노상우


지난해 11월 19일 외식가족공제회(이하 공제회)가 법인으로 공식 출범함에 따라 수익사업 추진에도 한층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그중에서도 PB(Private Brand)상품 개발은 공제회의 첫 번째 활동 목적인 회원의 경제적 이익 창출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사업으로 기대를 모은다. 최저임금 인상과 임대료 상승 등 최근 잇따른 환경 변화로 어려움을 겪는 외식경영인들에게 식재료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것은 경영비용 절감은 물론 수익 향상에도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이에 공제회 측은 회원들이 믿을 수 있는 품질 좋은 식재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농산물과 농산물 가공품 등을 위탁 생산·판매하는 PB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제회 측은 “이미 자문위원회와 이사회 보고 등을 통해 구체적인 추진 계획에 관해선 내부 결정을 마친 상태로, CJ프레시웨이 등 메이저급의 PB상품 제조사를 선정해 시제품 생산과 회원 대상 테스트 등도 마친 상태”라고 밝혔다. 1월 중 브랜딩 전문 외부 기획사에 의뢰해 브랜드 네임과 BI(Brand Identity) 디자인, 포장·박스 디자인 등도 완료할 계획이다. 

 

첫 번째 PB상품은 고춧가루, 올 상반기 선보여

올해 상반기 회원들에게 선보일 첫 번째 PB상품은 고춧가루다. 고춧가루를 PB상품화하는 데서 가격의 안정성만큼이나 민감하게 지켜져야 할 부분이 품질 유지다. 고추 작황에 따라 품질이 크게 좌우되기도 하고, 고추 원물의 상태에 따라 품질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공제회는 지난해 6월 28일부터 7월 13일까지 서울 송파, 강동, 노원, 용산 등 4개 지역 60여 개 회원업소를 대상으로 양념용·김치용 고춧가루 샘플을 직접 공급하고 제품의 맵기나 색감, 입자 크기 등을 꼼꼼히 따져가며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1차 모니터링 결과를 토대로 8월 6일부터 24일까지는 개선된 시제품을 모니터링하는 2차 만족도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양념용 고춧가루의 경우 색감의 만족도는 1차 32%에서 2차 63%, 입자 크기는 48%에서 76%, 맵기는 64%에서 80%로 개선됐으며 김치용의 경우 색감은 1차 56%에서 64%, 입자 크기는 44%에서 80%, 맵기는 64%에서 80%로 개선됐다.


공제회는 이번 만족도 조사 결과를 토대로 시제품을 한 차례 더 개선한 다음, 2~4월 열리는 정기총회 기간에 기념품으로 공급해 좀 더 폭넓은 모니터링을 펼칠 계획이다. 이번 모니터링에선 가격, 품질, 음식점에서의 니즈(Needs) 등 다양한 항목에 대한 만족도 조사도 함께 실시된다. 


“일부 지역 회원업소만을 대상으로 했던 1차 모니터링에서 한발 더 나아가 2차 모니터링에선 좀 더 종합적인 판단을 내리기 위해 그 대상을 전국으로 확대했습니다. 이러한 철저한 모니터링 과정은 회원들에게 제품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과정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공제회 안상준 대리의 답변이다. 공제회는 오는 5월까지 1차 시범사업을 통해 만족도 조사 등 세부 결과를 분석하고 10월까지는 품질 보강과 간장, 고추장, 된장 등 장류로의 품목 확대를 실시해 본격적인 사업 준비를 완료할 방침이다. 향후엔 김치류, 소스류, 식용류 등 주방에서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다양한 식자재의 PB상품 개발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mini interview | 김양국 외식가족공제회 전무이사

“업종별 식재료 공동구매 방안도 검토 중”

-외식가족공제회가 PB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2013년 공제국 출범 당시 한국외식업중앙회가 세운 첫 번째 설립 목적은 ‘회원들의 경제적 이익’이었습니다. 그러나 장기 불황에 임대료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외식업계는 이미 한계치에 다다랐습니다. 경쟁마저 치열한 터라 선뜻 가격을 올리기도 쉽지 않습니다. 결국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건 식자재 가격밖에 없다는 뜻이죠. 외식업의 모든 영업이 식자재를 통해 이뤄진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식자재는 외식업의 중요한 원자재입니다. 따라서 저렴한 가격에 품질 좋고 믿을 만한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은 회원들의 경제적 이익 창출에 가장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라 판단합니다. 국내 외식업계 연매출이 80조 원 정도로 추정되는데, 그중 식자재 가격은 30~35%, 즉 24조~26조 원 정도로 파악됩니다. 공제회 PB사업 등을 통해 이 중 10%만 절감해도 연간 2600억 원의 경영 지원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셈이죠.” 


-첫 PB상품으로 상품 안정화가 어려운 고춧가루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회원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조건 가격만 저렴한 제품이 아닙니다. 품질 좋은 제품을 기존 제품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1년 내내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PB상품의 브랜드화에 성공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첫 PB상품의 성공은 공제회 PB사업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는 데 결정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식자재와 관련해 공산품의 PB상품화 외에 추진 중인 사업이 있다면요. 
“업종별로 많이 사용하는 식재료들을 공동구매해 저렴하게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식재료를 손질·가공된 상태로 공급하는 것 또한 회원업소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중화요리엔 양파, 당근, 피망 등의 채소류가 많이 쓰입니다. 과거엔 이런 재료들을 업소가 개별적으로 구매해 손질·가공했지만 최근엔 인건비 부담 등을 줄이려 조리 전 가공물 상태로 받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한국외식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