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주세 체계의 대대적인 개편이 예고된 가운데 업계는 신제품 출시, 가격 인상 등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종량세 개편 추진을 유발한 수입맥주 성장세도 주춤한 모습을 보이며 주류 판도 변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관세청 등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맥주 수입금액은 7279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 하락했다. 지난해 3억968만 달러로 전년대비 17% 수입량이 급증했고 2017년 역시 44% 성장률을 보였던 데 비해 맥주 수입량이 성장 정체에 돌입했다.

 국내 주류업체들이 발포주 등 가성비 높은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수입맥주 공세에 대비했고 수제맥주 업계를 중심으로 수입맥주와의 세제 형평성을 지적하며 종량세 개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이 국내 맥주업체의 반격이 시작된 가운데 주세법 개편도 주류업계 판도를 뒤바꿀 요인으로 꼽힌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말에 확정, 발표하기로 한 주세 개편안을 무기한 미뤘다. 주종별, 업계별 이견이 있어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정부는 지난해 가격을 기준으로 한 현행 종가세에서 도수와 양을 기준으로 하는 종량세로의 개편을 예고하고 주세 개편안을 준비해왔다.

그러나 생맥주, 전통주, 고급 증류주 등 업계별로 의견이 상이한 데다 주류 가격 인상 우려가 커지면서 발표를 미룬 것으로 파악된다.

주세 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맥주, 소주 1위 제품 가격이 잇따라 오른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 3월 카스 등 주요 맥주 제품 가격을 2년 5개월 만에 올랐다. 소주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도 지난달 참이슬 등 소주 가격을 3년 5개월 만에 올랐다. 1위 제품들이 각각 오르면서 2, 3위 제품의 가격 인상 여부도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주세법 개편 발표가 연기됐지만 여전히 맥주 종량세 도입 가능성은 높다. 주세 개편이 확정될 경우 수입맥주와 국산맥주 판매량, 가격 움직임 등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까지 간담회 등 업계 의견 수렴 과정에서 맥주 종량세 도입에 대해서는 의견이 거의 없었다"며 "맥주는 종량세 도입이 거의 확정적인 상태였는데 발표가 미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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