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외식산업진흥과장 '솔직담백' 인터뷰

향토음식 실습교육 중인 '배움터' 전경 ⓒ한국외식신문
향토음식 실습교육 중인 '배움터' 전경 ⓒ한국외식신문

18일 서울 중구 청계천로 한국관광공사 건물 4층에 위치한 한식문화관을 찾았다. 농식품부 이재식 외식산업진흥과장을 만났다. 한식문화관은 접견장소, 실습 강의장인 ‘배움터’, 공유식당 형태의 ‘한식체험마당’이 한옥스타일로 꾸며져 있었다. ‘배움터’에서는 향토음식 실습교육이 한창이었다.

외식산업진흥과 이재식과장에게 올해의 사업성과와 내년의 계획을 들어봤다. 영세 자영업식당을 위한 지원방안, 영업신고제의 허가제로 전환 등 현안 사안에 대한 견해도 함께 물었다. 외식산업에 대한 동업자 의식 때문인지 이재식 과장은 질문에 가감없이 솔직한 답변을 이어갔다. 

인터뷰 중인 농식품부 이재식 외식산업진흥과장 ⓒ한국외식신문
인터뷰 중인 농식품부 이재식 외식산업진흥과장 ⓒ한국외식신문

Q. 우선 외식신문 독자에게 외식산업진흥과에 대한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린다.

이름에서도 보듯 우리 부서는 외식산업을 활성화하고 외식업계가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외식산업진흥법을 2011년 제정하여 법적 근거를 갖추고, 외식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고 해외 한식당과 연계하여 한식 홍보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한식 인력 양성, 취창업 촉진, 음식과 관광을 결합한 소비촉진 사업도 추진한다.

Q. 외식산업진흥과 올해의 성과는? 그리고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외식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외식을 촉진하는 푸드페스타 행사를 처음 기획해서 개최했다. 온라인 이벤트에서는 5월에만 20만명이 참여하는 성공을 거뒀다. 외식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을 위해 인큐베이팅 사업인 청년키움식당을 운영 중인데 참여 청년들의 호응이 좋다.

Q. 그동안 청년키움식당의 성과는 무엇인가요?

청년키움식당은 식재료 구매에서 조리, 서빙, 정산까지 전 과정에 걸쳐 체험교육 위주로 실시하는 창업 인큐베이팅 사업이다. 올해 기준으로 5개 기관을 통해 200여명의 청년들이 외식 창업을 직접 경험해보고 창업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청년 창업은 준비 없이 막연한 관심으로 뛰어드는 경우가 많은데, 청년키움식당을 통해 누군가는 외식업에 대한 적성을 고민해보고 누군가는 ‘준비된 창업’을 이룰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Q. 청년키움식당 사업은 우리 농산품 소비진작, 외식산업의 현대화 및 활성화 측면에 긍정적이지만, 외식자영업자가 포화상태라는 시장의 문제와 배치되는 측면도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최근 청년 실업률 문제가 심각하다고 하지만, 외식업의 경우 한 해에 외식창업에 뛰어드는 18만명 중 30%가 청년층일 정도로 많은 상황이다. 이들이 무분별하게 시장에 뛰어들기 보다는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가능성을 본 후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청년키움식당의 취지인 만큼 외식업계 포화 해결에 오히려 기여하리라 본다. 이밖에도 외식업계 포화 해소를 위해 외식시장 외연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외식산업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자체와 함께하는 식재료공동구매사업, 외식업중앙회의 많은 도움 필요

Q. 올해 많은 일을 한 것 같다. 내년도 역점 사업은?

식재료공동구매조직화사업이다. 우리 농산물을 공동구매하는 사업으로 정부에서 시장조사비, 회의비, 물류비, 창고임대비 등을 지원한다. 외식업중앙회 지회부에서도 참여하는 사업인데, 이번에 지자체를 추가시켜 농식품부와 지자체가 50:50 매칭으로 예산을 조성한다. 예를 들어 올해 조직당 500만원을 지원받았다면 내년부터는 지자체가 500만원을 더해서 1천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내년에 처음으로 지자체에서 이 사업을 담당하게 되어 조기정착을 위해 사업홍보에 적극 노력하고 있다. 외식업중앙회 관할 지회부에서도 개별 회원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사업인 만큼 지자체에 적극적으로 요청해주길 꼭 부탁드린다.

신규사업으로는 청년외식창업공동체사업이 있다. 공유경제 개념으로 일종의 공유주방을 운영하는 것이다. 여기 한식문화관 식당 구조처럼 3~4명의 외식업자가 모여서 식재료 구매, 메뉴보완, 홍보마케팅 등에 대해 토론하면서 식당을 운영하고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방식이다. 이 사업도 지자체 매칭사업이다. 내년에 5곳을 오픈할 계획인데 재미있는 모델이 나올 걸로 기대하고 있다.

골목식당을 위한 컨설팅 필요. 예산 편성위해 지속 노력 중

Q. 정부는 외식산업 정책방향을 ‘외식산업의 질적향상’으로 잡은 것 같다. 외식업중앙회 회원같은 영세외식자영업자의 부담을 직접적으로 덜어주는 정책은 구체적으로 무엇이 있을까?

‘골목식당’이라는 방송을 보면 영세 자영업식당이 겪는 어려움을 체감할 수 있다. 방송에서는 일부 식당만 수혜를 받지만, 실제로는 식당 대부분이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더라도 이를 체계적으로 짚어주고 조언해주는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정부에서 현장 중심의 컨설팅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관련 예산 편성을 위해 지속 노력 중이다.

이와 같이 컨설팅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하는 한편, 외식업자가 경영에 있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유익한 외식산업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예컨대 농식품부는 외식업 경영실태를 매년 조사하여 제공한다. 식당주는 매출액, 인건비, 수익률 등 조사자료를 참고하여 본인을 진단해 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외식 트렌드전망, 외식 소비행태 등의 정보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영업신고제의 허가제 전환은 효과성 검토 등 신중히 접근해야

Q. 외식산업 환경 위축의 원인으로 청탁금지법,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을 들 수 있다. 외식업계에서는 외식자영업 활성화를 위해서 영업신고제의 허가제로의 전환, 부정청탁금지법 식사비 한도 상향 등을 제안하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청탁금지법에 관해 농식품부는 선물비, 식사비 한도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적이 있으며, 지금도 같은 입장이다.

전체 외식시장은 커지고 있지만 개별 이익률은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많은 직장인들이 퇴직 후 다른 길을 못 찾고 쉽게 생각하는 외식업에 뛰어드는 게 현실이다.

다만, 영업신고제의 허가제 전환은 규제 강화의 효과성 여부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만일 허가제 전환을 통해 경쟁이 완화되고 수익률도 오른다면, 외식시장에 뛰어드는 사람들은 결과적으로 다시 늘어날 수 있다.

허가제까지 제안할 정도로 외식업계의 경쟁환경이 심각함을 십분 이해하나,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여러 분야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가며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한식문화관 오영호 관장과 이재식 외식산업진흥과장 ⓒ한국외식신문
한식문화관 오영호 관장과 이재식 외식산업진흥과장 ⓒ한국외식신문

인터뷰를 끝내며 300만 외식인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이재식 과장은 먼저 한해를 마무리하는 덕담을 건냈다. “농식품부가 내놓은 트렌드 자료를 참고하면 외식경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농식품부 사업은 외식경영인을 위한 일종의 사회공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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