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사람 2020.01 P.84-86 Local Analysis]

2020년대 외식업 성공 코드, 4가지 콘셉팅 전략

기나긴 2010년대가 막을 내리고, 2020년대의 첫 달이 시작됐다. 국내 외식업 시장은 새로운 10년의 정점을 향해 도도한 항해를 시작했다. 1990년대만 하더라도 오직 맛있는 집이면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하지만 2000년대, 2010년대를 지나면서 외식업 시장은 맛은 기본이고 플러스알파가 세팅돼야만 고객들이 주목하는 시장으로 탈바꿈했다. 이제는 열심히, 성실히, 한결같은 마음 자세를 가지고 맛집을 일군다고 해도 장렬하게 실패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외식업 경영자라면 유쾌한 성공 시나리오뿐만 아니라 불길한 실패 시나리오도 늘 가슴 한쪽에 모셔둬야 하는 시대로 급변하고 있다.

외식업을 둘러싼 외부적인 마케팅 환경 또한 급변했다. 1990년대는 종이 신문과 공중파 방송이 음식점 마케팅의 핵심이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2020년대엔 인터넷과 누리소통망(SNS)을 중심으로 한 인터넷 저널과 다양한 채널의 영상 콘텐츠가 넘실대는 유튜브 시대로 치닫고 있다.

그렇다고 넋 놓고 놀랄 일만은 아니다. 세상이 바뀌는 속도로 변해가면 되기 때문이다. 2020년대를 살아가야 하는 외식업 경영자들을 위한 4가지 콘셉팅 전략을 소개한다.

콘셉팅 전략 1▶
우리 동네에 적합한 틈새 아이템으로 바꿔볼까?

창업 하면 연관 검색어의 첫 번째는 ‘아이템’이다. 신규 창업자들일수록 아이템에 목말라한다. 하지만 아이템은 도처에 널려 있다. 2019년 12월 15일 기준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외식 프랜차이즈 아이템만도 4781개에 달한다.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경기는 불황일수록 신규 아이템, 신규 브랜드가 더 빨리 더 많이 생겨난다. 불과 한두 달 사이에 100여 개 신규 외식 브랜드가 공정위에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을 목적으로 등록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불황일수록 신규 브랜드가 많이 생긴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그대로 방증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내게 맞는 빅 아이템은 결코 흔치 않은 게 현실이다.

아이템 콘셉팅 전략 측면에서 시장의 경쟁우위를 점유하는 방법은 뉴스 만들기와 지속가능한 사업성으로 압축된다. 즉 새로워야 하고, 그 아이템의 생명력이 길어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기획형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회사에선 한해살이 아이템을 끝없이 증식시킨다. 최근엔 막강한 외국계 사모펀드 자금까지 외식 프랜차이즈 시장에 결합되고 있고, 수많은 브랜드를 양산하면서 가맹점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외식업 창업자의 아이템 콘셉팅 전략에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늘 도끼눈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

아이템 콘셉팅 전략은 그 주체가 기존 외식업 경영자인지 신규 외식업 진출자인지에 따라 결이 조금 달라진다. 기존 외식업 경영자 입장에선 대표 메뉴 자체의 새로움 코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의 경영 성과가 답보 상태 내지는 매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음식점에선 반드시 유념해야 할 부분이다. 갈 곳 많은 소비자들을 내 가게로 유입시키려면 새로운 간판으로 소비자들에게 손짓해야 한다는 얘기다.

현 시점 기준에서의 밀도 있는 상권 분석은 기본이다. 아이템 변별력을 내세운 새로운 메뉴로 대표 메뉴를 선정한 다음, 전면 간판에 대표 메뉴를 올리는 것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앞으로 10년을 내다보는 관점에서 과감한 아이템 변경과 함께 사업성을 견인하는 디테일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신규 창업자의 아이템 콘셉팅을 위해선 상권 입지별 공급 상황과 수요층의 라이프스타일 추이부터 살펴야 한다. 지금은 상권 특성에 따라 아이템 콘셉트에 유연성 있게 접근해야 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아이템 결정보다 상권 선택이 우선일 수 있다.

콘셉팅 전략 2▶▶
우리 식당만의 시그니처 곁들이찬은 무엇일까?

필자의 사무실이 있는 서울 강남구 선릉역 뒷골목 먹자골목에 가면 ‘이모네’라는 오래된 횟집이 영업 중이다. 주인장 부부가 운영하는 1층의 20평 남짓한 작은 횟집이다.

이 횟집이 유명해진 것은 대표 메뉴인 세꼬시 메뉴, 계절 메뉴인 세로 썰기 전어회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곁들이찬으로 나오는 총각김치가 압권이기 때문이다.

주 고객층은 테헤란로 일대 직장인들이다. 이들은 이 총각김치의 품격에 열광한다. 물론 리필은 기본이다. 주인장은 청양고춧가루와 좋은 총각무 원재료를 사용해 정성스럽게 손수 담근다며 미소를 지으신다.

경기 용인시 신봉동 상권엔 ‘광교산도토리’라는 도토리요리 전문점이 있다. 아파트 밀집지역에 거주하는 주부층 및 가족 단위 외식객이 핵심 고객인 식당이다.

이 식당 역시 한번 찾아온 이들의 반복 구매가 높은 이유 중 하나는 메뉴의 변별력도 있지만, 곁들이찬으로 나오는 갓물김치 때문이라고 확신한다.

이 식당만의 시그니처 곁들이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1박스 1만 원에 판매돼 객단가까지 높이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맛있는 식당은 메인 요리의 품격은 기본이고, 곁들이찬이 특별해야 한다는 진리를 그대로 확인시켜주는 사례다. 2020년 우리 식당의 콘셉팅 전략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콘셉팅 전략 3▶▶▶
찍을 거리로 신규 고객 끌어들이는 디자인 콘셉팅 전략은?

2020년대 외식 마케팅은 SNS가 주도한다. 유튜브 영상 콘텐츠가 까다로운 소비자들의 구매가치로 이어지는 시대다. 콘텐츠의 도구는 텍스트 스토리와 사진, 영상으로 압축된다.

비주얼 요소를 내세운 찍을 거리 만들기는 음식점 콘셉팅 전략의 중요한 포인트다. 고객 만족도는 혀끝의 만족도는 기본이고, 오감 만족으로 이어지는 식당 디자인에 집중된다.

식당 디자인 요소는 컬러감 넘치는 의자·탁자 디자인, 물컵 하나, 곁들이찬을 담는 반찬 그릇, 숟가락과 젓가락 디자인은 물론 테이블 위 세팅지 디자인까지 신경 써야 한다. 음식점의 디자인 콘셉팅 전략을 정리하면 이렇다.

컬러감 넘치는 인테리어와 익스테리어부터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기존 음식점이라면 점포 밖의 익스테리어 디자인부터 찍을 거리 많은 디자인으로 새롭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 브랜드 네이밍, 상호 디자인, 파사드 디자인 얘기다.

두 번째로는 해당 음식점의 유니크한 스토리텔링 구축이 필요하다. 메뉴 스토리, 곁들이찬 스토리, 창업자 스토리는 고스란히 식당의 실내 디자인으로 표출돼야 한다.

마지막은 소소한 디자인 콘셉트로 이어져야 한다. 예쁨과 편안함이 있는 의자 · 탁자 콘셉팅, 각종 그릇류, 벽면과 천장 디스플레이까지도 고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비주얼 가치로 승화돼야 한다. 디자인 콘셉팅은 2020년대 음식점 성공의 핵심 요소임이 분명하다.

콘셉팅 전략 4▶▶▶▶
고객의 마음과 맞닿은 ‘심쿵 맛집’을 만들자

2020년대 경쟁력 있는 식당의 마지막 콘셉팅 전략은 ‘심쿵’이다. 인터넷 시대 신조어 ‘심쿵’을 네이버 국어사전에서 검색해보면 ‘어떤 일이나 대상을 보고 심장이 쿵 하고 뛸 정도로 놀라거나 설렘’으로 표기돼 있다.

우리 식당을 찾는 고객들이 문을 열고 들어와서 테이블에 앉고, 메뉴를 주문해서 먹고, 마지막 계산대에 돈 내고 나갈 때까지 고객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요소가 과연 몇 개나 되는지 손꼽아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입으로만 친절한 서비스에 감동하지 않는 시대다. 고객들의 가슴 안으로 들어가는 감동 서비스가 곧 심쿵 코드로 이어진다.

심쿵 코드를 좀 더 세분해서 정리하면 먼저 상품력의 심쿵이다. 대표 메뉴 및 부가 메뉴의 맛 그리고 가격 경쟁력에서 심쿵 요소가 첫 번째로 발생할 수 있다. 맛이 주는 감동의 저변에 양질의 원재료와 조리 과정의 아날로그 코드가 결합돼 있다면 금상첨화다.

음식점의 심쿵 요소는 앞서 지적한 디테일한 디자인 요소로 인한 심쿵, 진정성 있는 주인장의 운영 스토리까지 이어지기 마련이다. 주방과 홀이라는 식당 공간 외에도 고객들의 동선과 이어지는 화장실 공간, 주차 공간까지 이어져야 한다.

갈 곳 많은 대한민국 외식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눈높이를 정확히 정조준해야만 2020년대를 버텨낼 수 있다고 본다.

필자는 ‘이런 것까지 마케팅’을 얘기한 적이 있다. 미처 생각지도 못한 곳에 주인장의 마음이 놓여 있을 때 고객들은 감동하기 마련이다. “이런 것까지 해야 하나요?”라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하다 보면 ‘심쿵 맛집’을 넘어 2020년대의 ‘장수식당’으로 터 잡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창업통 김상훈(startceo.blog.me)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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