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 프랜차이즈의 명과 암

[음식과사람 2020. 02 P.60-63 R&D] 

국내 프랜차이즈산업의 절반은 외식업

프랜차이즈(Franchise)란 가맹본부(Franchisor)가 가맹점(Franchisee)에 상호와 경영 노하우 등을 제공하고, 이에 대한 대가로 가맹점으로부터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로열티(Royalty) 및 가맹금 등을 수령하며, 가맹점을 통해 상품 또는 서비스를 판매하는 사업 형태를 의미한다.

국내 프랜차이즈산업은 1977년 서울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오픈한 림스치킨으로 시작해 2020년 현재 44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외식업 프랜차이즈로 시작한 국내 프랜차이즈산업은 2019년 4월 발표된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시장 규모(가맹본부와 가맹점 매출액 합산) 119조7000억 원으로 우리나라 명목 국내총생산(GDP) 1730조 원의 6.9%를 차지했으며, 가맹본부 수는 4631개, 브랜드 수는 5741개, 가맹점 수는 24만8000개로 조사됐다.

이러한 프랜차이즈산업의 외적 성장은 외식업을 바탕으로 이뤄졌다고 할 수 있는데, 최근 5년간 외식업 프랜차이즈 규모를 살펴보면 ‘국내 프랜차이즈산업의 절반은 외식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맹점 수를 기준으로 보면 이 말이 더욱 명확해지는데, 2017년 기준 국내 외식업 가맹점 수는 11만8780개로 전체 가맹점 수(24만8090개)의 약 48%를 차지한다. 즉 프랜차이즈 가맹점 두 개 중 하나는 외식업 가맹점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외식업 프랜차이즈가 많은 이유는 창업의 용이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 별도의 노하우 없이도 본사에서 제공하는 매뉴얼을 통해 쉽게 매장을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비프랜차이즈 대비 높은 창업 비용과 리모델링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외식업 프랜차이즈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빠르게 변하는 외식시장 트렌드는 매년 새로운 브랜드를 탄생시키며 창업자의 외식업 가맹점 창업을 부추기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 간 외식 트렌드를 이끌었던 메뉴 중 대부분이 프랜차이즈 형태로 유행된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특징으로 말미암아 매년 수많은 사람들이 외식업 가맹점 창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영업이익률, 비프랜차이즈가 프랜차이즈보다 높아

그렇다면 실제로 프랜차이즈를 통해 음식점을 창업하는 것이 효과적일까?

위 자료를 보면, 대부분의 업종에서 사업체당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프랜차이즈가 높지만 영업이익률은 일식·서양식을 제외한 전 업종에서 비프랜차이즈가 높은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빠르게 변하는 시장 트렌드 때문에 영업기간이 그리 길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수익성을 비교하기가 더욱 어려울 것이다.

실제 평균 지속기간의 경우 비프랜차이즈가 프랜차이즈보다 더 긴 것을 볼 수 있다. 즉, 외식업 프랜차이즈의 경우 매출액은 높을 수 있으나 영업기간 측면에선 짧을 수 있으며, 이는 작년에 전국적으로 열풍이 불었던 흑당과 마라의 유행이 올해 들어 한풀 꺾인 모습을 통해서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외식업종 중 가장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커피 전문점 또한 창업률이 2014년 26.9%로 고점을 기록한 이후 2018년엔 22.0%로 하락했으며, 폐업률은 2014년 11.0%에서 2018년 14.1%로 상승했다.

외식업종 중 가장 수익성이 높다고 여겨졌던 커피 전문점마저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한때 ‘직장인의 최종 목적지는 치킨집 사장님’이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은퇴 후 음식점 창업에 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음식점 사장님’이 아닌 ‘치킨집 사장님’이 목표인 것은 무의식 중에 ‘치킨집 사장님은 본사에서 정해준 매뉴얼을 바탕으로 운영하면 된다’는 프랜차이즈에 대한 생각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생각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발표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치킨’ 업종의 가맹점당 연간 매출액은 1억7000만 원 수준으로, 조사된 프랜차이즈 12개 업종 중 가장 낮게 나타나 외식업이 처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정부 차원에서 검증된 브랜드만 존재하는 환경 조성해야

최근 정부는 프랜차이즈 직영점 한 곳을 1년 이상 운영한 가맹본부에 한해 가맹사업을 가능하게 하는 법안을 추진 중에 있는데, 법안이 추진된다면 시장 내 가맹본부 및 가맹점 양산 문제를 해결해 해외 다른 국가에 비해 과도하게 많은 국내 프랜차이즈 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식업 비중이 전체 프랜차이즈산업의 약 30%이며, 10개 이하의 가맹점을 소유하고 있는 기업 비중이 50%가 넘어 국내 프랜차이즈시장 모습과 유사하다고 평가받는 중국의 경우, 2007년부터 프랜차이즈 관련 법률을 시행했으며 이에 따라 2곳 이상의 직영점을 1년 이상 운영해야만 가맹 사업을 전개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16년 기준 중국 상무부에 등록된 프랜차이즈 기업 수는 총 3162개로 2017년 기준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 수(3809개)보다 약 700개 정도 적은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정부가 프랜차이즈 시장에 진입하려는 기업에 대해 최소한의 검증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뿐 아니라 프랜차이즈의 본고장 격인 미국에서는 프랜차이즈를 신고제가 아닌 허가제로 운영할 뿐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직영점의 최근 3개 연도 회계 및 세부 정보를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일부 주에서는 연간 매출 하한선을 정해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사업을 금지시키고 있는데, 이는 직영점이 없는 외식업 브랜드 비율이 60%를 넘는 국내 현실과는 사뭇 비교되는 것이다.

외식업 창업은 개인의 선택이지만 실패에 따르는 위험은 상당히 크다. 따라서 개인이 충분한 준비를 바탕으로 창업을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며, 정부 차원에서 노하우 및 창업 역량이 부족한 개인이 프랜차이즈를 통해 외식산업에 진입하게 될 때 시장 내 최소한의 검증이 된 브랜드만이 존재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수적일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가맹사업 기간이 10년을 넘은 브랜드는 전체의 약 14%다. 프랜차이즈는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 상생을 바탕으로 하는 사업 모델로 해외에선 많은 성공 사례를 찾아볼 수 있지만 국내에선 40년이 넘는 역사에도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국내 외식업 프랜차이즈도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 성공적인 상생 사례 및 장수 브랜드가 나타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editor 서현우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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