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필요 없는 간편결제 세상이 궁금하다!

[음식과 사람 2016-3 p.26  Hot Spot]

 

지갑을 두고 나와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얼마든지 음식점에서 식사를 할 수 있고, 상점에서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세상이 됐다. 과거에는 상상만 했던 이런 일들이 어떻게 가능할까? 핀테크의 발달 덕분이다. 단어 자체는 낯설어도 실제로는 이미 우리 생활 속에 성큼 들어와 있는 핀테크 세상을 들여다본다.

 

▲ 사진 = 삼성전자 블로그

핀테크라고 하면 사람들이 가장 많이 떠올리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모바일 간편결제다. 현금이나 신용카드를 소지하지 않고도 스마트폰에 신용카드를 등록해두면 지문 인식이나 비밀번호 입력 등 간편한 인증 절차만으로 결제가 되는 시스템이다.

과거 온라인상에서 물건을 구입하려면 공인인증서를 찾아 본인 인증을 하고, 카드번호 입력하고, 비밀번호 입력하고, 그것도 모자라 액티브 엑스까지 깔아야 했던 것에 비하면 혁신적으로 간편해져 사람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금융업계는 10~20년 내에 지갑 없이 간편결제로 돈을 주고받는 것이 일반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로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간편결제 규모는 나날이 성장 중이다.

2013년 1조7290억 원이던 시장 규모가 2015년에는 5조7200억 원에 달하며 약 2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지난해 하반기 출범해 현재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삼성페이의 누적 결제액은 포함되지 않았다. 삼성페이가 출시 이후 5개월 동안 누적 결제액 2500억 원을 기록한 것까지 더하면 지난해 국내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 규모는 약 6조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30대 남성, 식당서 ‘간편결제’ 가장 많이 사용

 

간편결제 서비스 중에서는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에 탑재되어 있는 삼성페이가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국내 모바일 결제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삼성페이는 지난해 8월 출시 후 두 달 만에 가입자 100만 명을 넘어서며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 잡아가고 있다.

그 뒤를 이어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 스마일페이, 시럽페이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소비자들의 지갑을 대신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음식점 등 오프라인에서 사용 가능한 가맹점이 많지 않아 주로 온라인에서 사용되고 있다.

반면 삼성페이는 거의 모든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 가능해 당분간 간편결제 시장에서 독주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기존에 신용카드 단말기가 있는 매장이라면 결제가 가능해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추가 비용을 들여 따로 결제 시스템을 구비하는 번거로움이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또 지문 인증 서비스 비용은 카드사가 부담하고 있어 가맹점주가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없다. 즉, 돈을 내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최대한 편리하게 구현해놓은 것이다.

삼성페이 관련 수치를 살펴보면 국내 간편결제 시장의 현주소를 알 수 있다. 사람들이 삼성페이를 가장 많이 사용한 곳을 알아봤더니 외식업종 결제율이 25.7%로 가장 높았다. 그다음으로 편의점 13.3%, 분식집·간이음식점 11.8%, 커피 전문점 10.3% 순으로 나타났다.

생활밀착형 업종에서 간편하게 사용하도록 만들어 급속도로 자리를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활발히 사용하는 연령대는 30대다. 30대는 스마트폰, 태플릿 PC 등 모바일 기기 사용이 매우 익숙한 세대다. 또 여성보다 남성 사용자 비율이 86.5%로 압도적으로 많다. 30대 남성이 자주 방문하는 음식점이라면 특히 간편결제 시스템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 사진 = 삼성전자 블로그

 

‘핀테크’ 확산에 신용카드 수수료 오른다?

 

한편 간편결제 열풍에 대한 근심 어린 시선도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핀테크 도입으로 카드 수수료가 인상될까 우려된다”면서 “핀테크와 여신전문금융협회가 추진하는 영세 자영업자를 위한 IC카드 단말기 전환사업과 관련해 핀테크 결제를 하기 위해 추가적인 부담이 발생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안 문제도 끊임없이 거론되는 것 중 하나다. 기존 플라스틱 신용카드 결제, 인터넷 뱅킹 등에 비해 인증 절차가 간편해서 안전도에 대해 불안감을 갖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인터넷진흥원이 ‘2015년 인터넷 경제활동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25.2%가 ‘정보보안에 대한 우려’(25.2%) 때문에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또한 모바일 간편결제가 대중화될수록 기존 신용카드 회사들의 입지가 좁아져 영업이익이 줄어드는데, 이를 메우기 위해 가맹점주들에게 수수료를 올리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경계가 필요하다.

배달앱이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사람들은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지만, 지금은 전단지 광고를 종식시키고 필수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핀테크 시대도 대비가 필요하다.

갈수록 간편한 생활을 원하는 현대인들, 지갑도 신용카드도 없이 간편한 결제를 원하는 손님들에게 “전자결제요? 그게 뭐죠?”, “우린 그런 거 안 되는데요” 하고 돌려보내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외식업 경영자들이 손님보다 먼저 핀테크 시대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editor 정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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